2024년 11월 22일(금)

“대학생이, 대학생을, 대학생에게 알립니다.”

[인터뷰] 차종관 대학알리 대표

차종관 대학알리 대표는 ‘알리’의 의미에 대해 “알리는 ‘알 권리’를 줄인 말”이라며 “영어로 연대(alliance), 이탈리아어로 날개(ali)라는 의미를 함께 갖고 있다”고 말했다. /모재성 청년기자

즐거움, 그리고 성장. 국내 유일 대학생 ‘비영리 독립언론’을 이끄는 차종관(27) 대학알리 대표는 두 개의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구성원이 즐겁게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대학생 기자들이 계속 유입되고, 조직도 지속가능할 수 있다는 뜻이다. 차 대표는 “비영리 독립언론이라 돈도 없고 가진 건 사람이 전부”라고 했다.

대학알리는 학교 소속의 학보사라는 한계를 넘어 대학본부로부터 자유로운 편집권을 행사하는 비영리 독립언론이다. 지난 2013년부터 6년간 외대알리, 단대알리 등 학교 이름을 내건 ‘N대알리’를 발행한 대학언론협동조합 해체 이후 이를 이어받아 2019년 5월 출범했다. 올해로 5년째 대학사회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학생들을 위한 플랫폼 구축에 노력하는 차종관 대표를 지난달 18일 서울 종로구 동락가(同樂家)에서 만났다.

“대학알리가 궁극적으로 바라는 사회는 자주적이고 건강한 대학 공동체입니다. 이를 위해 대학생들을 위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곳에서 함께 성장하며 대학생의 알 권리와 목소리를 보장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차 대표는 대학본부의 편집권 침해와 대학 공동체의 폐쇄성으로 기존 대학언론과 기성 언론이 보도하지 못한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대학알리는 당사자가 직접 기자가 돼 자유롭게 대학사회의 문제와 그들의 이야기를 조명하는 데 집중한다. 현재 회원은 약 80명 규모. 특히 올해는 건국대와 중부대가 새롭게 N대알리를 창간했다. 캠퍼스 울타리를 넘어 여러 N대알리가 서로 협업해 공동취재를 진행하기도 한다.

“대학알리를 중심으로 공동취재를 한 기사들은 깊이가 학보사나 학내 언론이 낼 수 있는 기사와는 다르죠. 똑같은 등록금 문제를 지적하더라도 대학마다 다양한 관점이 제기돼 함께 취재할 때 시너지가 발생합니다. 다른 대학들의 상황과 정보를 함께 공유하며 대학사회 전반의 모습을 담은 기사를 쓸 수 있습니다.”

대학알리는 대학사회의 문제를 직접 발견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외대알리’의 총장직선제 시위 아카이빙 기사, ‘단대알리’의 불법촬영 피해자 관련 기사 등 대학사회의 모습을 대학생의 시선으로 전달하는 기사를 지속적으로 발행하며 학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차 대표는 “미래의 한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공간이 현재의 대학사회”라고 말했다.

대학알리는 완전한 대학생 조직이다. 기사작성부터 조직운영까지 모두 학생들이 도맡는다. 차 대표 역시 대학을 졸업하면 조직을 떠날 예정이다.

“대학생으로만 구성된 점에 한계를 느낀 적도 있습니다. 작년에는 6개월 동안 외부 인력을 고용해보고 사업을 키워보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어요. 현재 수입 대부분을 지원금에 의존하고 있는데, 유지관리비를 대기에도 벅차요. 그래서 우리만의 비영리 독립언론 모델을 설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9~2020년 대학알리의 총 수입금은 약 3600만원이다. 그중 3100만원이 지원금이다. 차 대표는 지원금에 의존하는 운영구조를 바꾸기 위해 후원시스템 ‘천원펀딩’을 도입했다. 천원펀딩은 독자가 대학알리에 월 1000원을 후원하는 프로젝트다. 차 대표는 “결국 독자들의 지지 없이는 언론사가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차종관 대표의 올해 하반기 목표는 대학알리의 ‘자립과 확장’이다. 우선 천원펀딩을 홍보해 현재 40명 규모의 후원회원을 100명 이상으로 늘리고, 전국에 N대알리를 12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SNS를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 생산도 추진할 예정이다.

“어떻게 하면 기자들의 역량을 발전시킬 수 있을지 늘 고민합니다. 기자를 꿈꾸는 대학생들이 대학알리에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고 싶어요. 즐거움과 성장이 있는 자율적인 활동 환경, 동료와 상호 연대하고 서로 응원하는 조직문화를 구현하는 게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뿐만 아니라 대학알리의 기사를 본 누구라도 문제의식 인식과 해결 역량을 갖춘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도록 돕고 싶습니다.”

모재성 청년기자(청세담12기)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