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수)

“기후 위기 시대, 에코 스마트시티가 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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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유민 녹색도시연구소장

김유민 녹색도시연구소장은 “도시와 건축, 시설 공간 분야에서 앞서가는 연구를 수행하고 이것이 제도나 정책에 반영이 되어 도시나 사회가 더 나은 세상으로 변화해가는 것을 보고 싶다”고 했다. /녹색도시연구소 제공

“우리는 ‘기후변화’가 아닌 ‘기후 위기’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탄소중립은 생명이 달린 문제가 됐죠. 이를 앞당기는 것은 필수적인 과제가 됐습니다. 도시 조성과 건축 분야에서도 탄소중립 시계가 빠르게 돌아가고 있어요. 지금은 시행사와 시공사, 공공, 민간 모두 도시 전반에 관심을 가져야 하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도 함께 생각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녹색도시연구소는 도시 재생을 포함한 도시 계획과 디자인을 ‘지속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연구를 진행한다. 김유민(54) 연구소장은 에코 스마트시티, 제로 에너지빌딩, 녹색 건축, BF(무장애 환경), CPTED(범죄예방 환경설계)에 관해서 국책과제나 공공 연구과제를 수행하는 ‘연구자’이자 ‘마스터 플래너’다. 지난달 18일 만난 김 소장은 “도시와 건축, 시설 공간 분야에서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며 “우리의 연구가 제도나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가이드가 돼주고, 더 나은 세상으로의 변화를 도왔으면 한다”고 했다.

김 소장이 녹색도시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어머니가 건강 악화로 휠체어를 타게 되면서부터다. 휠체어가 다니기 쉽지 않은 경사와 울퉁불퉁한 길이 많았고 진입조차 쉽지 않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게 되면서 도시와 건축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경사가 있더라도 누구나 다닐 수 있는 평평한 길과 밤에도 걱정 없이 외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꾸게 됐어요. 도시 공간을 전공했기에 이 분야에서 이바지할 수 있으면 했죠. BF, CPTED에 대한 해외, 유럽 등 선진 도시를 연구하면서 기후 위기 시대의 문제와 탄소 저감 필요성도 깨닫게 됐어요.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위해서는 친환경적인 ‘녹색도시’와 누구에게나 편리한 ‘유니버설 디자인’이 동시에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 ‘녹색도시연구소’를 설립했습니다.”

김 소장은 ‘에코 스마트시티’를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한다. 에코 스마트시티는 녹색도시에서 한 단계 확장된 개념이다. 자연환경과 어우러진 녹색 도시에 고도로 발전한 IT 기술이 도입돼 더욱 큰 시너지를 내는 도시를 의미한다. 도시 조성에 첨단기술을 활용해 재생에너지를 만들어 환경피해를 최소화하는 식이다. 에코 스마트시티의 대표적인 사례로는 부산 에코델타시티 사업이 있다. 에코 델타도시에선 가정에서 소비되는 전기 모두를 태양광 발전과 수열, 지열로 자체 충당한다. 스마트 기술을 적용돼 에너지 자립률 100%를 달성하는 ‘제로 에너지 도시’가 되는 것이다.

“최첨단 기술을 통해 자원의 효율적인 생산과 활용으로 도시 재생의 가치를 높일 수 있어요. 그게 에코 스마트시티의 핵심이죠. 비용이 많이 든다고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에코 스마트시티의 가치는 더욱 올라갈 겁니다. 이에 시민의식도 갖추어진다면 탄소 저감, 편리함, 신속성, 쾌적함, 안전함은 함께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해요.”

김 소장은 건물을 만들 때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녹색 건축’의 개념도 ‘제로 에너지빌딩’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로 에너지빌딩은 건물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최소화함(패시브)과 동시에 부수적으로 필요한 에너지를 생산보충(액티브) 할 수 있는 건물이다.

“이제는 녹색 건축이라는 단어보다는 포커스를 제로 에너지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녹색 건축은 제로 에너지가 아니어도 쾌적성, 생태환경 등만 갖추면 되죠. 녹색 건축도 어느 정도의 에너지 저감을 이루어낼 수 있지만, 기후 위기 시대에는 탄소 저감에 직접적이고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제로 에너지 빌딩으로 나아가야 해요. 녹색 건축이 탄소 중립에 맞춰서 진화한 것이 제로 에너지빌딩인 거죠.”

제로 에너지빌딩의 대표적인 예로는 건물의 3분의 1지점과 3분의 2지점에 바람구멍을 뚫고, 풍력 발전을 하는 중국 광저우 펄리버 타워(Pearl River Tower)가 있다. 김 소장은 “도시의 절반 이상의 공간을 차지하고 있는 건물들이 제로 에너지로 전환할 수 있다면 공장에서 탄소를 감축하는 것보다 더 큰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했다.

국내에선 제로 에너지빌딩으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가 지난 2019년 발표한 ‘제로 에너지빌딩 의무화 로드맵’이 마련돼 있다. 로드맵은 2020년부터 공공건물 연면적 1000㎡ 이상 의무화, 2025년 민간건물 1000㎡ 이상 의무화, 2030년 공공, 민간 모든 건물 연면적 500㎡ 의무화로 단계적으로 강화되는 내용이다. 이는 주민센터와 같이 작은 건물도 제로 에너지빌딩으로 지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김 소장은 “먼저 공공 부문에서 시행되고 있는 제로 에너지빌딩 전환이 연착륙할 수 있어야 민간 혼선 없이 따라올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기후 위기는 이미 정해진 미래입니다. 녹색도시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기후 위기를 조금이라도 더 늦추면서, 지금보다는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변화의 과정과 결과에 이름을 새기거나 남기지 않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하는 녹색도시연구소가 되고 싶습니다.”

유주연 청년기자(청세담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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