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인구 30%↓, 발달장애 늘었다…조기 개입 해법 찾는 150억 공모 시작

현대해상 신규 사회공헌 ‘아이마음 탐사대’ Q/A
8세 미만 대상, 언어·신경발달 등 3개 분야 공모 

발달이 느리거나 장애를 겪는 아동을 위한 조기 개입 솔루션을 찾는 대규모 공모사업이 시작됐다. 현대해상과 세브란스병원,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임팩트스퀘어가 7월부터 본격 추진하는 ‘아이마음 탐사대’ 프로젝트다.

국내에서는 발달지연과 장애 아동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조기 개입을 위한 공공지원은 여전히 ‘진단 이후’에야 시작되는 게 현실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18세 미만 아동 인구는 2011년보다 약 30% 줄었지만 발달장애 아동은 15% 넘게 증가해 9만 명을 넘어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도 발달지연 진료 아동 수가 2018년 6만4000명대에서 2022년 12만6000여 명으로 5년 새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마음 탐사대’는 이런 제도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기획됐다. 총 150억 원을 투입해 8세 미만 아동을 위한 조기 개입 솔루션을 찾고 확산하는 것이 목표다. 최대 17억 원의 단계별 지원금과 성과보상금이 있으며, 오는 7월 31일까지 참여 신청을 받는다. 서류 및 면접 심사를 거쳐 약 30개 팀을 선발할 예정이다. <더나은미래>가 이번 공모사업의 구조와 참여 방식 등을 추가 취재해 정리했다. 아래는 일문일답.

―왜 지금, 발달지연 아동 문제에 주목했나요.

“한국의 아동 인구는 줄고 있지만, 발달지연과 장애를 겪는 아동은 계속 늘고 있습니다. 모두가 조기 개입의 중요성을 이야기하지만, 정작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치료비가 비급여인 경우가 많고, 부모님들은 정보 부족과 비용 부담으로 시작조차 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현대해상은 오랜 기간 어린이보험을 통해 이런 현실을 꾸준히 마주해왔습니다. 단순히 보험금 지급에 그치지 않고, 사회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로 인식하게 된 이유입니다. ‘아이마음 탐사대’는 사회 전체가 힘을 모아 이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입니다. 본질적으로는 사회적 위험을 줄이려는 보험의 역할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 사업은 기존 사회공헌과 무엇이 다른가요.

“‘아이마음 탐사대’는 단순한 일회성 기부가 아니라, 성과 중심의 장기 공모사업입니다. 실제로 아동의 삶에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솔루션을 찾고, 그 가능성을 단계별로 검증하면서 성과가 입증된 팀에 자원을 집중 지원하는 구조로 설계됐습니다. 총 3년 동안 ‘준비-파일럿-실증’의 세 단계를 거치게 되며, 각 단계마다 아동 대상 효과를 과학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단계별로 상금과 실행 자금이 차등 지급되며, 최종적으로 한 팀당 최대 17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을 특징을 꼽는다면요.

“이번 공모를 통해 약 30개 조직이 솔루션을 실험하고, 700명 이상의 아동에게 조기 개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솔루션 개발 자체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 이를 위해 현장에서 가장 전문성을 갖춘 기관들과 협력해서 기획했습니다. 예를 들어, 프로젝트 운영위원장을 맡은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천근아 교수는 발달지연 아동 치료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인물로, 이번 공모사업의 설계와 운영 전반에 자문을 맡고 있습니다.”

―파트너 기관들을 어떤 역할을 맡고 있나요.

“아이들의 발달 문제는 의료, 복지, 교육, 사회환경이 얽혀 있어 한 기관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세브란스병원은 보건의료 정책적 관점에서 전문 자문을 제공하고,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아동 권리 기반의 공익성과 사회 확산 전략을 맡았습니다. 임팩트스퀘어는 임팩트 측정과 공모사업의 설계·운영을 총괄하며, 현대해상은 전체 기획과 자금 지원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전문가, NGO, 임팩트 기관이 함께 설계하고 실행하는 것이 이 사업의 강점입니다.”

―어떤 기관이 참여할 수 있으며, 평가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병원, 스타트업, 대학, 복지기관 등 어떤 조직이든 참여할 수 있습니다. 발달지연·장애 아동의 조기 개입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는 만큼, 단독이나 컨소시엄 형태 모두 가능합니다. 공모 분야는 언어치료, 신경발달 및 행동중재, 혼합 및 기타 등 3개 부문으로 나뉘며, 평가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솔루션의 과학적 타당성과 기술적 실현 가능성입니다. 둘째, 장기간에 걸친 검증과 실증을 수행할 수 있는 조직 역량과 실행 계획의 구체성입니다.”

―3년간 지원 방식,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나요.

“선발된 팀들은 각 단계의 기준을 충족해야 다음 단계로 진출할 수 있으며, 단계별로 상금과 실행 자금이 차등 지원됩니다. 우선, 공모로 선발된 약 30개 팀에는 상금 500만 원이 지급되며, 2개월 내 효과성 검증 계획을 제출해야 합니다. 이 가운데 12개 팀이 선정돼 아동 5~10명을 대상으로 6개월간 지원하며, 상금과 실행 자금을 포함해 최대 1억 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효과가 입증된 상위 6개 팀은 1년 간 임상 연구를 80~100명 수준으로 확대하고, 최대 11억 1000만 원(상금 1억 5000만 원, 실행 자금 최대 9억 6000만 원)을 지원받습니다. 사업 종료 뒤에도 최종 성과를 바탕으로 최대 5억 원의 추가 보상금이 지급될 수 있습니다.”

―이 사업을 통해 기대하는 사회적 변화는 무엇인가요.
“이 프로젝트는 단순한 3년짜리 공모사업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효과가 입증된 솔루션을 의료, 교육, 복지 현장에 널리 확산하고, 궁극적으로는 제도화까지 이어가는 것이 목표입니다. 예를 들어, 효과가 입증된 프로그램은 건강보험 급여화 등 공적 지원 제도에 포함되거나, 민간 서비스로도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련 연구와 정책 제안도 함께 추진할 계획입니다. 조기 개입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높이고, 치료 인프라와 관리 체계도 과학적 기준에 따라 고도화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와 부모가 조금 더 빨리, 정확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길 바랍니다. 현대해상은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보험사의 사회적 역할을 넘어,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끄는 사회 안전망으로 자리 잡고자 합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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