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에너지 전환을 뒷받침할 기후테크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이에 기후테크를 연구개발에 머물게 하지 않고 실제 산업과 시장으로 확산하기 위한 공공·민간 협력 방안이 논의됐다. 실증과 사업화, 투자, 제도 개선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협력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지난 14일 서울 명동 온드림 소사이어티에서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녹색기술연구소와 함께 ‘제1회 AI 시대의 기후테크 혁신 포럼’을 개최했다. 현장에는 기후테크 분야 연구자와 기업, 투자기관, 정책 관계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번 포럼은 AI 시대의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기후테크가 수행할 역할과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기반을 구체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공급체계 전환과 한국형 녹색 대전환(K-GX)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기술이 연구실을 벗어나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실증 기회와 초기 자금, 투자 기반, 규제 개선 등이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다.

국가녹색기술연구소 본부장, 박환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종인 중앙대학교 교수,
김영신 리벨리온 대외협력이사. /현대차 정몽구 재단
지난 6월 국회에는 기후가치평가와 초기 사업화 지원금, 전문투자조합, 실증특례 등 기후테크 산업화 전 과정을 지원하는 내용의 ‘기후테크 산업 육성 및 혁신 생태계 조성에 관한 특별법안’이 발의됐다. 다만 상당수 조항의 구체적인 내용이 시행령 등 하위 법령에 위임돼 있어, 제도가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 위한 세부 의제를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 기관은 각 기관이 보유한 현장 경험과 정책 연구 역량을 결합해 기후테크 생태계의 구조적인 병목을 진단할 계획이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은 기후테크 육성 사업인 ‘CMK 그린 소사이어티’를 통해 축적한 실증·사업화 사례와 기업 현장의 의견을 제공한다. CMK 그린 소사이어티는 ‘연구실에서 사회로(Lab to Society)’를 내걸고 기후·자원·생태 분야의 기업가형 연구자를 발굴해 연구부터 사업화까지 지원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2030년까지 18개 과제에 총 180억 원을 투입해 15개 이상의 기후테크 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와 협약을 맺고 국가녹색기술연구소, 고려대학교 첨단기술비즈니스학과 등과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은 혁신 사례를 토대로 실증 연구와 정책 제안을 맡고, 국가녹색기술연구소는 기후가치평가와 실증특례 등 제도화에 필요한 의제를 발굴한다. 논의 결과는 국회 등 입법 채널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이날 첫 포럼의 주제는 ‘AI 시대의 기후테크 확산을 위한 민관협력(PPP) 활성화 방안’이었다. 박환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이 ‘AI와 기후테크 혁신’을, 홍종인 중앙대학교 교수가 ‘국내외 기후테크 분야 PPP 현황’을 발표했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의 김영신 대외협력이사는 기업의 관점에서 국내 기후테크 민관협력의 현주소와 과제를 짚었다.
종합토론에서는 국제기구와 정부, 스타트업, 정부출연연구기관 관계자들이 기후테크 확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송영일 한국기후변화학회장이 좌장을 맡고 김승태 글로벌녹색성장기구 국장, 김범수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 박재홍 코드오브네이처 대표, 박철호 국가녹색기술연구소 본부장이 참여했다.
특히 박재홍 대표는 연구자 출신 창업가로, 현대차 정몽구 재단의 그린 소사이어티 참여 기업인 코드오브네이처를 이끌고 있다.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정책 논의의 당사자로서 실증과 사업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직접 전달했다.
포럼은 오는 9월까지 총 세 차례 열린다. 8월 열리는 두 번째 포럼에서는 기후테크 혁신을 위한 금융·투자 활성화 방안을 다룬다. 9월 마지막 포럼에서는 앞선 논의를 종합해 AI 시대의 기후테크 혁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제도·입법 과제를 제안한다. 회차별 논의 내용은 세 기관이 공동으로 발간하는 ‘포럼 브리프’에 담길 예정이다.
정무성 현대차 정몽구 재단 이사장은 “기후테크의 확산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 이뤄질 수 없다”며 “기술개발과 실증, 사업화, 투자, 제도 개선이 유기적으로 연결될 때 사회적 임팩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