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이드스타 부설 재단센터, ‘제2회 재단 네트워크 포럼’ 개최

국내·미국 재단 제도 비교부터 미래 전략까지…재단의 신뢰·투명성·혁신 논의 한국가이드스타 부설 재단센터가 지난 18일 서울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제2회 재단 네트워크 포럼’을 열었다. 재단센터 출범을 계기로 글로벌 재단센터의 흐름을 짚고, 한국과 미국의 민간재단 법·제도를 비교하며 한국 재단의 미래 역할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포럼은 박두준 재단센터장의 발제로 문을 열었다. 박 센터장은 해외 재단센터의 역사와 기능을 소개하며 국내 재단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그는 “해외 재단센터는 수십 년 전부터 연구·데이터·정책·교육을 통합한 플랫폼으로 발전해 왔다”며 “한국도 복잡한 규제와 단절된 네트워크를 넘어 재단의 성장을 뒷받침할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두 번째 발제에서는 국제 비교가 이뤄졌다. 오승빈 미국 위스콘신대 교수는 미국 민간재단 규제 체계를 설명하며 “미국의 규제는 통제를 위한 규제가 아니라 공익 실현과 자산 건전성 확보가 목적”이라고 말했다. 특히 ‘5% 의무 지출 규정’과 자선목적투자(PRI) 체계를 사례로 들며 “재단 자산을 사회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투입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라고 설명했다. 변영선 회계사는 한국 상속세·증여세법과 공익법인법, 민법 구조가 가진 제도적 제약을 지적했다. 변 회계사는 “이원화된 감독 체계와 주식 출연 규제로 실무 부담이 크다”며 “공익 활동을 장려하는 방향에서 합리적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종합토론에서는 한국 재단이 앞으로 어떤 전략과 역할을 가져야 하는지가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좌장은 이중교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맡았고 ▲김경하 더나은미래 편집국장 ▲최재호 현대차 정몽구재단 사무총장 ▲변영선 회계사 ▲박두준 센터장이 패널로 참여했다. 김경하 편집국장은 지난 10여 년간 기업재단 관련 언론 보도를

“퇴직이 끝이 아니다”…퇴직공무원 사회공헌, 해법 모델로 주목

공무원연금공단, 사회공헌 포럼서 봉사·정책기여 역할 논의 공무원연금공단이 지난 18일 서울상록회관에서 ‘2025 퇴직공무원 사회공헌 포럼’을 열었다. ‘퇴직공무원 사회공헌활동의 미래와 정책기여 방안’을 주제로 한 이번 포럼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퇴직공무원 사회공헌의 역할과 향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단은 2010년부터 퇴직공무원 사회공헌 지원사업을 운영해 왔으며, 현재 전국 271개 상록자원봉사단과 1만3000여 명의 봉사자가 지역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공단은 퇴직 인력이 가진 전문성과 경험을 공익 영역으로 연결하는 사회적 모델을 꾸준히 구축해 왔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가 ‘퇴직공무원 사회공헌활동의 가치 및 영향’을 주제로 발제했다. 도 대표는 퇴직공무원의 사회공헌을 단순 봉사 차원을 넘어 지역 문제 해결과 행정 경험의 재활용이라는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어 김경하 더나은미래 편집국장과 최인병 한국자원봉사협의회 부장이 토론자로 참여해 사회적 효과와 제도 개선 필요성을 논의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정희선 자원봉사임팩트연구소 소장이 ‘퇴직공무원 사회공헌활동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어 백은경 서울시교육청 교육자원봉사지원센터 센터장, 김종일 KPO 명강사협회 고문, 김민기 공단 CS전략부장이 참여해 현장의 사례와 과제를 중심으로 토론을 이어갔다. 강광식 공무원연금공단 고객만족본부장은 “퇴직공무원의 지역사회 봉사활동은 초고령사회가 맞닥뜨린 과제에 하나의 해법을 제시하는 의미 있는 사례”라고 밝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기부행동, AI로 예측한다…아름다운재단 ‘2025 기획연구’ 공개

부동산 기부·사회공헌·이주민 나눔·친환경 소재·AI 기부예측 등 5개 연구 성과 발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가 오는 12월 4~5일 온라인에서 ‘2025 기획연구 발표회’를 연다. 매년 한국사회 기부문화의 변화를 분석해온 기부문화연구소는 올해도 비영리 생태계를 둘러싼 주요 연구 성과를 공개하며 제도 개선 방향을 짚는다. 이번 발표회는 ‘더 나은 기부를 위한 기업 전략과 제도개선’, ‘기부행동의 세 가지 렌즈: 이주민·환경·AI예측’ 등 두 개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번 행사에서는 ▲공익법인의 부동산 기부제도 ▲기업 사회공헌 전략 ▲친환경 소재가 기부에 미치는 영향 ▲이주민의 나눔 행동 ▲AI 기반 기부 예측 등 총 5개 연구를 통해 기부문화 제도의 현주소와 행동 변화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첫째 날 세션에서는 공익법인과 기업을 중심으로 한 제도·전략 연구가 발표된다. 허원 고려사이버대 세무학부 교수는 ‘공익법인의 공익활동 지원을 위한 부동산 기부 관련 제도 합리화 방안’에서 현행 부동산 기부제도의 구조적 한계를 분석하고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 이어 박철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 홍보는 이해관계자와 재무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가?’를 주제로, 기업의 사회공헌 커뮤니케이션이 신뢰도와 재무성과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한다. 둘째 날 세션에서는 기부행동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들이 소개된다. 이민영 고려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주민의 나눔활동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주민 당사자가 실천하는 나눔의 방식과 그 사회적 의미를 분석한다. 송수진 고려대 융합경영학부 교수는 ‘친환경 소재가 친사회적 행동을 강화할까?’를 주제로, 플라스틱과 나무 등 기부함 소재의 차이가 기부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 결과를 발표한다. 마지막 발표는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기업 CSR, ‘기부’에서 ‘전략적 투자’로

글로벌 CSR 대전환 : 자원봉사의 미래를 다시 묻다 <2> CJ·현대모비스·카카오모빌리티 CSR 실행 사례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CSR(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을 새롭게 재정의하고 있다. 과거 ‘기부’ 중심 모델에서 벗어나, 각 기업이 가진 고유한 자산, 예를 들어 문화·기술·인력·네트워크 등을 사회문제 해결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CSR 포럼’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됐다. 이번 포럼은 한국자원봉사문화와 IAVE(세계자원봉사협의회),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행사로, 글로벌·로컬을 넘나드는 새로운 CSR 전략을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구현하고 있는지가 집중 논의됐다. ◇ 단순 기부에서 전략적 투자로…CJ 글로벌 CSR 전략은? CJ는 ‘문화 기반 CSR’의 확장 전략을 제시했다. 민희경 CJ 사회공헌추진단 단장은 이날 “국가가 있어야 기업도 존재한다”며 “한국형 CSR 모델을 글로벌 현장에서 실질적 임팩트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CJ는 그동안 영화·음악·뮤지컬 등 문화 기반 사회공헌부터 소외 아동·청소년의 문화 체험·자립 지원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민 단장은 “CJ는 사업적 강점을 사회 문제 해결에 연결할 수 있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다”며 “계열사 인프라를 활용한 창작자 지원 사업은 CJ만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CSR 전략에서는 ‘파트너십’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민 단장은 “CSR이 단순 기부를 넘어 전략적 투자로 전환되고 있다”며 “글로벌 기관과의 협력이 임팩트를 결정짓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CJ는 유네스코와 협력해 소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베트남 감독 지원 프로젝트를 통해 국제영화제 수상작도 배출했다. 베트남 소수민족 농가와 협력해 고추를 재배하고, 이를 CJ 공급망을 통해 판매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말하는 CSR, “직원 경험에서 시작해야 지속된다”

글로벌 CSR 대전환: 자원봉사 미래를 다시 묻다 <1>IBM·RMHC(맥도날드), 글로벌 기업의 자원봉사 전략 사례 공유 “기업 자원봉사는 사회문제 해결의 새로운 플랫폼이자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넓히는 핵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CSR의 ‘세계화’와 ‘지역화’는 대립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각 지역의 문화적 자산과 기업 시민정신을 연결해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CSR 포럼’. 강운식 한국자원봉사문화 이사장의 이 발언은 이날 논의의 방향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 한국자원봉사문화와 IAVE(세계자원봉사협의회), 더나은미래가 공동 주최한 이번 포럼에서는 국가·기업·시민이 참여하는 자원봉사가 어떻게 글로벌 CSR 전략으로 확장될 수 있는지가 집중 논의됐다. 첫 발표자로 나선 니콜 시릴로 IAVE 사무총장은 전 세계 1만5000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글로벌 행동 촉구(Global Call to Action)’ 조사 결과를 공유했다. 그는 “지금은 자원봉사의 미래를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기”라며 “기후위기·불평등·권위주의 확산 등 복합 위기 속에서도 자원봉사는 잠재력만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0% 이상이 자원봉사가 SDGs 달성에 기여한다고 답했다. 지역 공동체 회복, 민주주의 강화, 정신·신체 건강 개선 등도 주요 효과로 꼽혔다. 그러나 “이 가치가 사회적으로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청년 세대는 ‘의무감’이 아니라 ‘명확한 명분(cause)’을 중심으로 참여를 결정하는 등 동기 구조가 빠르게 바뀌고 있어, 디지털 전환과 AI 확산에 맞는 새로운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직원 이해가 자원봉사의 출발점” 그렇다면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어떤 해법을 선택하고 있을까.

오창석 신임 청년재단 이사장 취임

청년정책 고도화·맞춤형 지원·전국 청년센터 협력 확대 등 3년 임기 공식 시작 재단법인 청년재단은 오창석 신임 이사장이 지난 14일 공식 취임했다고 밝혔다. 오창석 이사장은 청년정책 체계 고도화, 정책 사각지대 청년 맞춤형 지원 강화, 전국 청년센터 및 유관기관과의 협력 확대, 미디어 기반의 청년세대 소통 활성화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임기는 3년이다. 오 이사장은 이번 정부 국정기획위원회 기획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해 청년정책 등 주요 기획·평가 경험을 쌓았다. 유튜브 채널 ‘사장남천동’을 운영해왔으며 시사평론 활동도 이어왔다. 신임 이사장은 17일 청년재단 강의장에서 직원 간담회를 열고 지난 10년간 재단을 이끌어온 구성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청년재단은 다양한 청년지원 영역에서 전문성을 축적하며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며 “앞으로 10년은 청년들의 빠르게 변화하는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대표 청년지원 플랫폼’으로 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청년재단은 2015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으로 ▲청년 일자리 지원 ▲청년 삶의 질 향상 ▲정책 사각지대 청년 발굴 및 지원 등을 위한 공익사업을 수행해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KCOC, 2025 국제개발협력 NGO 책무성 자가진단 결과 공개

45개 단체·204명 참여…5개 부문 86문항 점검, 지난해보다 평균 0.9점 상승 KCOC(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는 17일 ‘2025 국제개발협력 NGO 책무성 자가진단서’를 기반으로 진행한 올해 자가진단 결과를 공개했다. 책무성 자가진단은 2014년 도입돼 11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올해는 총 45개 단체와 임직원 204명이 참여했다. 자가진단은 ▲조직 ▲사업 ▲회계 ▲정보공개 ▲임직원 윤리 등 5개 부문, 총 86개 문항으로 구성돼 국제개발협력 NGO의 운영 전반에서 책무 이행 수준을 점검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참여 단체들은 이를 통해 취약 지점을 확인하고 내부 운영과 경영 체계를 보완하는 데 활용한다. 올해 참여 단체의 평균 점수는 92.7점으로 지난해보다 0.9점 상승했다. KCOC는 “국제개발협력 NGO에게 요구되는 주요 책무 기준을 전반적으로 우수하게 충족했다”고 평가했다. 올해 자가진단에는 굿네이버스인터내셔날, 밀알복지재단, 지구촌나눔운동,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함께일하는재단 등이 참여했으며, KCOC 회원단체의 약 29%가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가진단에는 지난 11년간 총 657개 단체가 누적 참여했으며, 그동안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내 국제개발협력 NGO 생태계의 흐름과 성과·과제가 도출돼 왔다. KCOC는 올해 처음으로 자가진단 이후 개선 활동을 직접 지원하는 후속 프로그램을 도입해 참여 단체들의 실행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조대식 KCOC 사무총장은 “책무성 자가진단은 개인에게 건강검진이 필요한 것과 같은 이치”라며 “바쁘다는 이유로 검진을 건너뛰면 큰 병을 놓칠 수 있는 것처럼, 단체도 정기적인 점검 없이는 위험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개발협력 재원 축소 등 환경 변화 속에서 시민사회에 대한 투명성과 책무성 요구가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며 “이번 결과는 우리 NGO들이

‘우형’ 김봉진 “기부도 사업처럼…검증·전환·확장이 변화 만든다”

우아한형제들 창업자, 더기빙플레지 서명 이후 ‘구조 바꾸는 기부’ 강조 아산나눔재단 성장트랙 8개 팀, 사용자 실험·데이터 기반 전략 등 6개월 성과 공개 “이기심도 나 자신에서 주변과 공동체로 확장되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발판이 될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열린 아산나눔재단 ‘비영리스타트업 콘퍼런스 2025’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선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창업자의 말이다. 김 창업자는 “기부도 사업처럼 작게 시작해 검증하고, 필요하면 과감히 피보팅(전환)하며, 공식을 찾으면 대규모로 확장해야 한다”며 “재능·경험·네트워크를 활용할 때 임팩트는 더 크게 만들어진다”고 강조했다. ◇ “단순한 자선 넘어, 구조를 바꾸는 필란트로피로” 김 창업자의 자선 활동 출발점은 “딸을 키우며 느낀 문제의식”이었다. 그는 “내 아이가 좋은 교육 기회를 얻는 과정에서 또래 아이들도 함께 성장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런 고민 끝에 2018년 ‘우아한 영향력 선순환 기금’이 만들어졌다. 우아한형제들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0억 원을 기부 약정하며 조성된 장학 사업으로, 초등학교 6학년 50명을 첫해 장학생으로 선발해 고교 졸업까지 7년간 학습·정서·식생활·해외 탐방 등을 지원했다. 김 창업자는 같은 해 100억 원 기부를 선언하며 국내 1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서명자가 됐다. 빌 게이츠·워런 버핏이 만든 이 세계적 자발적 기부운동에 가입하려면 자산이 10억 달러(약 1조4000억 원) 이상이어야 한다. 그는 “글로벌 기빙플레지 회원들과 교류하며 단순 자선이 아니라 개발도상국 아동의 인터넷 접근권, 환경 오염 지표 개발 등 구조적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필란트로피를 봤다”며 “그 경험이 나의 관점을 완전히 바꿨다”고 말했다. 이후

관리 대신 ‘신뢰’를 건네자, 여성 자립청년은 스스로 길을 냈다

한국여성재단 WFM, 여성 자립준비청년 특화 첫 모델…교차 취약성 고려한 맞춤형 설계 증빙 없는 지원금·안전한 커뮤니티, ‘관계적 자립’ 이끌어 지난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국여성재단 회의실. 보호 종료 이후 홀로서기를 이어온 자립준비청년 이하나(26)씨가 천천히 마이크를 잡았다. “다른 곳에서는 제 경험을 편하게 꺼낼 수 없었는데, 여기에서는 여성으로서 겪은 트라우마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는 제 모습을 봤어요.” 그의 말에 테이블에 앉은 청년들이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하나씨는 한국여성재단과 샤넬코리아가 운영하는 ‘2024 We are Future Makers(이하 WFM)’ 프로그램을 마친 수료생이다. 이날 모인 청년들은 “WFM의 핵심은 신뢰”라며, 처음으로 ‘안전한 관계의 기반’을 경험했다고 말했다. WFM은 단순한 경제적 지원을 넘어, 자립을 준비하는 여성 청년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류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며 진로와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자립지원금 500만원과 함께 10회 워크숍, 멘토링, 직업 현장 방문 등을 제공한다. 2022년 시작 이후 올해까지 114명이 수료했으며, 샤넬코리아가 후원하고 하자센터·진저티프로젝트가 협력기관으로 함께한다. ◇ 안전한 커뮤니티가 만드는 ‘관계적 자립’ 최근 몇 년 사이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정책과 지원이 늘었지만, 여성 자립준비청년의 교차적 어려움에 특화된 프로그램은 WFM 이전까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 국제 학술지 ‘아동·청소년 사회복지 저널(Child and Adolescent Social Work Journal)’은 올해 논문에서 여성 보호종료청년이 성적 학대나 임신 등 성적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된다고 지적했다. 2022년 ‘Children and Youth Services Review(아동·청소년 복지 서비스 학술지)’도 여성 보호종료아동이 남성보다 심리·정서적 문제에 더 취약하다고 밝혔다. 여성 보호종료청년을 별도로 접근해야 하는

“고립된 임팩트로는 한계”…기업 사회공헌, ‘연결’이 생존 전략 됐다

쏠림·사각지대 키운 정보 불균형, “푸시에서 풀 전략으로” 유일한 아카데미 등 다기관 협업 확산…조율·소통이 성패 가른다 “지금은 경제·환경·지정학적 갈등이 촘촘하게 맞물리며 시스템 전반이 흔들리는 ‘복합위기 시대’입니다. 단기적·가시적 대응만으로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고, 개별 조직의 고립된 임팩트로는 사회문제의 규모를 따라갈 수 없습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내부 최적화가 아니라 외부와의 연결과 협력을 통해 문제를 풀어내는 ‘임팩트 네트워크’입니다.” 지난 11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2025 기업사회공헌 컨퍼런스’에서 이재열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은 정보를 연결하는 네트워크”라고 강조했다. ‘플랫폼 시대의 사회공헌: 데이터와 연결로 임팩트를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기업 사회공헌 담당자와 비영리기관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연결의 힘, 협력의 가치’를 주제로 한 이 교수의 기조강연에서는 한국 사회공헌이 빠지기 쉬운 구조적 한계가 먼저 지적됐다. 그는 성과가 개별 사업 단위로 흩어지고, 기관마다 정보와 역량이 달라 협력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현실을 “고립된 임팩트의 전형”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단절이 누적되면서 생태계가 한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한다는 분석이다. 이 교수는 돌파구로 데이터 기반의 ‘시스템적 연결’을 제시했다. 그는 “플랫폼은 자원을 쌓아두는 창구가 아니라, 각 주체를 연결하고 설명하고 번역하는 생태계의 허브”라며 “누구나 데이터를 활용해 협력할 수 있는 개방형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주체가 ‘네트워크 위버(weaver)’가 되어 협력 구조를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사회공헌 지원은 쏠리고, 당사자는 놓친다” 한우재 숭실대 교수가 좌장을 맡은 1부 패널토론에서는 기업·공공·비영리 모두가 체감하는 ‘정보 불균형’이

“재난에도 복지는 멈추지 않는다” 더프라미스, 강원 시범 1년 성과 공개

지역 중심 재난복지체계 확산 계획…5개 지자체로 확대 추진 재난 상황에서도 돌봄과 지원이 중단되지 않는 ‘재난사회복지체계’가 강원특별자치도에서 처음으로 시범 도입된 지 1년, 그 성과가 공유됐다. 재난사회복지 전문기관 더프라미스(The Promise)는 지난 11일 춘천 세종호텔에서 ‘2025 강원형 재난복지대응체계 구축사업 성과공유회’를 열고 강원 지역에서 처음 추진된 재난복지 모델의 실행 결과를 공개했다. 강원특별자치도사회서비스원, 강원특별자치도사회복지협의회, 강원특별자치도사회복지사협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 1년간 강원 지역에서 추진한 ‘복지 기반 재난대응체계’의 성과를 공유하고, 재난복지 모델의 확산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묘장 더프라미스 이사장은 “재난은 하루 만에 삶을 무너뜨리지만 회복은 공동체가 함께해야 가능하다”며 “이번 실험이 재난에서도 복지가 멈추지 않는 체계를 만드는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신용카드사회공헌재단의 후원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1월까지 1년간 진행됐다. 재난복지사, 복지시설 종사자, 주민 등 누적 300여 명이 참여했으며, 복지시설을 ‘복지대피소’로 전환해 행정 중심의 단기 구호를 넘어 돌봄과 지원이 중단되지 않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 핵심이다. 재난복지사들은 복지대피소에서 피해 주민의 생활·건강·심리 회복을 직접 지원했다. 사업은 교육을 통해 재난복지 전문인력 DWAT(Disaster Welfare Assistance Team)을 양성한 뒤 실전훈련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입문 교육을 통해 68명의 재난복지 전문인력이 양성됐고, 8월 한 달간 강원 지역에서 세 차례 실전훈련이 이어졌다. 13일 원주시노인종합복지관에서는 ‘노인친화형 복지시설형 대피소 훈련’, 20일 강릉 한국여성수련원에서는 장애인이 직접 참여한 ‘장애인친화형 복지대피소 훈련’, 28일 강릉 옥계면에서는 천남리 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역사회조사 실습’이 진행됐다. 훈련에 참여한 신시연 도계재가노인복지센터장은 “입문 교육을

하승창 전 사회혁신수석,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 취임

사회적 금융 도매기금 이끄는 새 얼굴… “기본법 시대 맞아 현장과의 연결 강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하 연대기금)은 오는 17일 하승창 전 대통령실 사회혁신수석비서관(사진)이 신임 이사장으로 취임한다고 14일 밝혔다. 하 신임 이사장은 30여 년간 시민사회와 사회혁신 영역을 두루 거친 ‘현장형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하 이사장은 경실련 정책실장, 함께하는시민행동 사무처장을 지내며 시민사회 운동을 이끌었고, 이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대통령실 사회혁신수석비서관을 역임하며 정책 설계와 집행 경험을 쌓았다. 최근까지는 노무현시민센터 센터장으로 활동하며 시민사회 가치 확산에 힘써왔다. 연대기금은 2019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사회적 금융 도매기금이다. 그동안 사회적경제기업에 장기·인내자본을 공급하고, 임팩트펀드 출자와 지역 사회적경제 기금 조성 등 사회투자 기반을 넓혀왔다. 이사회는 “하 신임 이사장이 풍부한 시민사회 경험과 정책 역량, 그리고 사회적경제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춘 만큼 재단의 미션을 효과적으로 이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연대기금은 이번 인선을 계기로 ‘사회연대경제 기본법’ 시대를 맞아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민관 협력 도매기금 조성, 사회적금융 중개기관 육성, 지역 시민자산 형성, 임팩트 투자 확대 등을 핵심 과제로 삼고 지속가능한 사회적 금융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