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Inside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오늘의 사회문제는 어느 한 기관이나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졌습니다. 기후위기·불평등·민주주의의 균열처럼 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난제 앞에서 정부 재정도 한계가 뚜렷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주요 기업가 재단은 ‘선한 돈’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가장 먼저 답을 내온 조직입니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제도를 설계하며, 때로는 사회의 규칙 자체를 바꿔온 곳들입니다. 20세기 산업화의 그늘부터 오늘의 기후·보건·양극화까지, 민간 자본이 어떻게 공공의 빈틈을 메우고 사회 변화를 견인해왔는지 그들의 궤적이 보여줍니다. 이번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시리즈는 카네기·록펠러·포드 등 10대 민간재단의 전략을 따라가며, 복합위기의 시대에 민간 자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한국의 필란트로피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짚어봅니다.

‘도움받는 대상’에서 ‘성장 주체’로…청년재단 잠재성장캠퍼스 1년의 변화

경계선지능 맞춤형 직무교육·일경험 제공 프로그램 자아인식 34%↑, 자기효능감 26%↑…부정 인식은 최대 60% 감소 경계선지능 청년을 ‘지원 대상’이 아니라 잠재력을 지닌 주체로 바라보자는 흐름이 확산하는 가운데, 청년재단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의 1년 성과를 공개했다. 청년재단은 12월 1일 서울 용산구에서 ‘경계 없는 가능성: 2025년 잠재성장캠퍼스 성과공유회’를 열고, 서울·부산·광주·경기 등 4개 권역에서 진행한 1년간의 교육·일경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재단은 경계선지능 청년을 ‘잠재성장청년’으로 명명하며, 이들을 고정적 취약계층이 아닌 성장 가능한 미래 세대로 바라보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잠재성장캠퍼스는 청년의 속도에 맞춘 단계별 지원을 특징으로 한다. 맞춤형 직무교육과 현장 일경험, 정서적 상담, 자조모임 운영을 결합해 일·관계·정서가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4개 권역 6개 캠퍼스에서 60여 명의 청년이 참여했으며, 가족·일경험처 코치·협력기관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성과공유회에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사전·사후 진단 결과는 변화의 폭을 보여준다.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만큼 일을 잘할 수 있다”는 항목의 긍정 응답은 각각 34%, 26% 증가했다. 반대로 “나는 실패한 사람이라 느낀다”, “나는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자기비하 문항은 40~60% 감소했다. 단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자기효능감·자아인식의 개선이 두드러진 셈이다. 한 청년은 “그동안 의견을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일경험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은 더 큰 변화를 보여줬다. 기빙플러스 매장에 배치된 청년은 “멘토를 보며 매우고, 고객에게 먼저 미소를 건네는 연습을 했다”며 “다음

시민 300명이 ‘사회적 가치 투자자’로, 12월 4일 사회적가치투자 대회 개최

시민이 선택한 모의투자가 실제 상금으로 이어지는 국내 첫 참여형 투자 무대 시민이 직접 ‘사회적 가치 투자자’로 나서는 국내 첫 참여형 행사 ‘2025 사회적가치투자(SIR) 대회’가 12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SIR대회는 사회문제 해결 모델을 개발한 청년 사회혁신가들이 무대에 오르고, 시민 300여 명이 청중심사단으로 참여해 모의투자를 진행하는 자리다. 올해 대회에서는 지역소멸·돌봄·자원순환·커뮤니티·장애인 등 현장에서 활동 중인 청년 사회혁신가 15명이 두 개 트랙에 나뉘어 피칭에 나선다. 실험적 시도를 지원하는 ‘씨앗형 투자’ 무대에는 ▲강기훈(청년희망책토리 사회적협동조합) ▲계유진(헤삭이탐라) ▲김덕화(행복하게 사회적협동조합) ▲김동광(동락점빵 사회적협동조합) ▲김지은(어나더데이) ▲김태오(오션캠퍼스) ▲윤서우(오늘도봄날&굿서포트) ▲윤태이(의식주의) ▲이만수(레인메이커협동조합) ▲조미림(재작소) 등이 참여한다. 시민의 투자를 바탕으로 확장을 꾀하는 ‘결실형 투자’ 무대에는 ▲고유미(커피클레이) ▲김가현(스튜디오어중간) ▲김만이(초록코끼리) ▲김인호(삼삼은구) ▲박누리(월간옥이네)가 오른다. 사전 신청이 조기 마감될 만큼 관심이 높았던 청중심사단 300여 명은 행사 당일 1인당 100만 원의 모의투자금을 배정받는다. 사회혁신가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들은 뒤 공감·신뢰가 가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이 모의투자 결과가 실제 상금으로 연결된다. 시민의 선택이 청년 프로젝트의 실행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장에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사회문제 질문을 찾는 전시·팝업, 소셜디자이너들과의 질의응답, 한정판 굿즈 등 시민이 ‘내 선택이 변화를 만든다’는 경험을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운영된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이사장은 “SIR대회는 청년 소셜디자이너가 지역에서 발굴한 해결 모델을 시민과 함께 검증하는 특별한 무대”라며 “올해도 새로운 시선과 시도로 무장한 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 아산나눔재단, 카카오, KB금융그룹이 파트너사로

“어떤 단체에 기부하시나요?” 아름다운재단, 시민 참여형 이벤트 진행

15일까지 시민 참여 접수…추천 단체 20곳에 응원 메시지와 선물 전달 아름다운재단이 건강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시민이 직접 자신이 기부하는 공익단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참여는 오는 15일까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재단은 추천 단체 중 20곳을 선정해 응원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재단이 추진 중인 ‘기부연결지도’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기부연결지도는 비영리 현장에서 활동하는 종사자들에게 실제 기부하는 단체를 묻고, 그 단체 실무자를 다시 찾아가 또 다른 기부처를 소개받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재단 구성원 5명이 기부하는 단체에서 출발해 50여 명의 실무자 인터뷰로 이어졌고, 80개가 넘는 공익단체가 ‘기부’를 매개로 연결됐다. 재단은 “비영리 생태계의 연대 기반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번 기부주간을 맞아 프로젝트를 시민 참여형으로 확대했다. 비영리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 누구나 자신이 기부하는 단체와 응원의 메시지를 소개할 수 있다. 재단은 “추천된 단체에 직접 찾아가 기부자의 메시지를 전달해 공익활동 현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아름다운재단은 건강한 기부문화를 확산을 위해 기부문화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한 기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우는 아이가 없습니다’ ▲다양한 기부 동기를 조명한 ‘기부주스트럭’ ▲기부에 대한 심리적·환경적 장벽을 분석한 ‘별나라로 간 건강한 기부’ ▲동정과 편견의 시선 대신 이웃과 함께 잘 살아가고 싶은 마음에 주목한 ‘함께네컷’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넓혀왔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기부연결지도가 단체와 기부자를 잇는 통로가 되고, 시민들이

불평등을 뒤집는 자선…포드재단은 왜 ‘사회정의’에 몰두했나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3> 포드재단 시민권운동·민주주의 위기·팬데믹 걸쳐 ‘사회정의 재단’으로 진화한 90년 장기·무제한 지원, 사회적 채권 발행까지…필란트로피의 새 역할을 실험하다 1936년 자동차 산업의 거대 자본에서 출발한 포드재단(Ford Foundation)은 오늘날 전 세계 불평등 구조를 해부하고 바꾸는 ‘사회정의 재단’으로 불린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교육·민주주의·경제 시스템까지 문제의 뿌리를 겨냥해온 이 재단의 궤적은, 필란트로피가 시대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포드재단은 포드자동차(Ford Motor Company) 창립자 헨리 포드(Henry Ford)의 아들이자 기업 후계자인 에드셀 포드(Edsel Ford)가 “모두의 공공 복지를 위하여”라는 취지로 2만 5000달러(한화 약 3700만원)를 출연하며 출범했다. 이후 포드가(家)의 유산이 대거 유입되면서 재단은 단기간에 세계 최대 규모로 커졌다. 설립 초기에는 과학·교육·자선을 중심으로 공공복지를 넓히는, 당시 대형 재단들이 공유하던 전통적 공익 모델을 따랐다. 전환점은 헨리 포드 2세 시기였다. 헨리 포드와 에드셀 포드의 사망으로 거액의 유산이 재단으로 흘러들어오자 “막대한 자원을 어떻게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당시 자산은 4억7000만달러(한화 약 6900억원)로 이미 록펠러·카네기 재단을 뛰넘어서는 규모였다. 재단은 변호사이자 투자은행가였던 H. 로언 게이더에게 역할 재정립을 맡겼고, 1950년 공개된 ‘게이더 보고서(Gaither Report)’는 단순한 구호금으로는 사회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문제의 뿌리는 제도·교육·경제 구조에 얽혀 있으며, 재단은 이 구조 자체를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 사회정의가 재단의 정체성이 되기까지 재단이 ‘사회정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1960년대 말이다. 인종차별 철폐 요구가 전국으로 번지고, 마틴 루서 킹

“문제의 뿌리를 고쳐라” WHO·녹색혁명 남긴 록펠러식 자선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2> 록펠러 재단 근본 원인 파고드는 ‘과학적 자선’ 식량·보건 넘어 사회 구조 개혁에 투신 “실패도 공유해야 진짜 파트너” 한때 ‘미국 역사상 가장 미움받은 기업가’였던 사람이 오늘날 미국 자선의 기둥을 세운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석유왕 존 D. 록펠러다. 그가 남긴 재산은 한때 미국 정유산업의 90%를 장악하며 독점과 로비의 상징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돈은 이후 110년간 미국 공익제도의 뼈대를 만드는 자본으로 쓰였다. 1913년 문을 연 록펠러 재단은 지금까지 260억 달러(한화 약 35조원)를 교육·보건·농업혁신에 투입하며 현대 자선의 방향을 바꿔왔다. 독점 자본의 그림자를 남겼던 인물이, 정작 미국 공공 시스템의 초석을 놓는 데 결정적 흔적을 남긴 셈이다. 19세기 말,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오일은 미국 정유산업의 90%를 지배한 독점 기업이었다. 철도회사와의 비밀계약, 경쟁사 압박, 정치 로비까지 ‘무자비한 자본가’의 상징이었다. 그런 록펠러가 기부를 선언했을 때 여론은 싸늘했다. “오염된 돈으로 악행을 세탁하려는 것 아니냐.” 재단 인가안이 의회에 제출된 1910년, 거센 반대 속에 승인까지 3년이 걸렸다. 결국 1913년 3500만 달러(한화 약 514억원)를 출연하며 재단이 공식 출범했고, 이후 1929년까지 록펠러 가문이 기부한 금액은 40억 달러(한화 약 5조 88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록펠러 재단은 약 60억 달러(8조 8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한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연방·주 정부의 보조금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2024년 한 해 지원한 보조금 규모만 28억 달러(한화 약 4조 1200억원)를 넘는다. ◇ 과학이 이끄는 자선, ‘문제의 근본’부터

‘도움받는 대상’에서 ‘성장 주체’로…청년재단 잠재성장캠퍼스 1년의 변화

경계선지능 맞춤형 직무교육·일경험 제공 프로그램 자아인식 34%↑, 자기효능감 26%↑…부정 인식은 최대 60% 감소 경계선지능 청년을 ‘지원 대상’이 아니라 잠재력을 지닌 주체로 바라보자는 흐름이 확산하는 가운데, 청년재단이 이들을 위한 맞춤형 성장 프로그램의 1년 성과를 공개했다. 청년재단은 12월 1일 서울 용산구에서 ‘경계 없는 가능성: 2025년 잠재성장캠퍼스 성과공유회’를 열고, 서울·부산·광주·경기 등 4개 권역에서 진행한 1년간의 교육·일경험 데이터를 발표했다. 재단은 경계선지능 청년을 ‘잠재성장청년’으로 명명하며, 이들을 고정적 취약계층이 아닌 성장 가능한 미래 세대로 바라보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잠재성장캠퍼스는 청년의 속도에 맞춘 단계별 지원을 특징으로 한다. 맞춤형 직무교육과 현장 일경험, 정서적 상담, 자조모임 운영을 결합해 일·관계·정서가 동시에 성장하는 구조를 설계했다. 올해 프로그램에는 4개 권역 6개 캠퍼스에서 60여 명의 청년이 참여했으며, 가족·일경험처 코치·협력기관 관계자 등 120여 명이 성과공유회에 참석했다. 이날 공개된 사전·사후 진단 결과는 변화의 폭을 보여준다. “나 자신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나는 다른 사람들만큼 일을 잘할 수 있다”는 항목의 긍정 응답은 각각 34%, 26% 증가했다. 반대로 “나는 실패한 사람이라 느낀다”, “나는 좋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는 자기비하 문항은 40~60% 감소했다. 단순 기술 습득이 아니라, 자기효능감·자아인식의 개선이 두드러진 셈이다. 한 청년은 “그동안 의견을 말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며 “일경험을 통해 ‘나도 할 수 있다’는 감각을 처음 느꼈다”고 말했다. 현장은 더 큰 변화를 보여줬다. 기빙플러스 매장에 배치된 청년은 “멘토를 보며 매우고, 고객에게 먼저 미소를 건네는 연습을 했다”며 “다음

시민 300명이 ‘사회적 가치 투자자’로, 12월 4일 사회적가치투자 대회 개최

시민이 선택한 모의투자가 실제 상금으로 이어지는 국내 첫 참여형 투자 무대 시민이 직접 ‘사회적 가치 투자자’로 나서는 국내 첫 참여형 행사 ‘2025 사회적가치투자(SIR) 대회’가 12월 4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SIR대회는 사회문제 해결 모델을 개발한 청년 사회혁신가들이 무대에 오르고, 시민 300여 명이 청중심사단으로 참여해 모의투자를 진행하는 자리다. 올해 대회에서는 지역소멸·돌봄·자원순환·커뮤니티·장애인 등 현장에서 활동 중인 청년 사회혁신가 15명이 두 개 트랙에 나뉘어 피칭에 나선다. 실험적 시도를 지원하는 ‘씨앗형 투자’ 무대에는 ▲강기훈(청년희망책토리 사회적협동조합) ▲계유진(헤삭이탐라) ▲김덕화(행복하게 사회적협동조합) ▲김동광(동락점빵 사회적협동조합) ▲김지은(어나더데이) ▲김태오(오션캠퍼스) ▲윤서우(오늘도봄날&굿서포트) ▲윤태이(의식주의) ▲이만수(레인메이커협동조합) ▲조미림(재작소) 등이 참여한다. 시민의 투자를 바탕으로 확장을 꾀하는 ‘결실형 투자’ 무대에는 ▲고유미(커피클레이) ▲김가현(스튜디오어중간) ▲김만이(초록코끼리) ▲김인호(삼삼은구) ▲박누리(월간옥이네)가 오른다. 사전 신청이 조기 마감될 만큼 관심이 높았던 청중심사단 300여 명은 행사 당일 1인당 100만 원의 모의투자금을 배정받는다. 사회혁신가들의 프레젠테이션을 직접 들은 뒤 공감·신뢰가 가는 프로젝트에 투자하면, 이 모의투자 결과가 실제 상금으로 연결된다. 시민의 선택이 청년 프로젝트의 실행력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현장에는 참여형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사회문제 질문을 찾는 전시·팝업, 소셜디자이너들과의 질의응답, 한정판 굿즈 등 시민이 ‘내 선택이 변화를 만든다’는 경험을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가 운영된다. 윤석인 희망제작소 이사장은 “SIR대회는 청년 소셜디자이너가 지역에서 발굴한 해결 모델을 시민과 함께 검증하는 특별한 무대”라며 “올해도 새로운 시선과 시도로 무장한 팀들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한상공회의소 신기업가정신협의회, 아산나눔재단, 카카오, KB금융그룹이 파트너사로

“어떤 단체에 기부하시나요?” 아름다운재단, 시민 참여형 이벤트 진행

15일까지 시민 참여 접수…추천 단체 20곳에 응원 메시지와 선물 전달 아름다운재단이 건강한 기부문화 확산을 위해 시민 참여형 이벤트를 진행한다. 시민이 직접 자신이 기부하는 공익단체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참여는 오는 15일까지 아름다운재단 홈페이지에서 가능하다. 재단은 추천 단체 중 20곳을 선정해 응원 메시지와 함께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아름다운재단이 추진 중인 ‘기부연결지도’ 프로젝트의 연장선이다. 기부연결지도는 비영리 현장에서 활동하는 종사자들에게 실제 기부하는 단체를 묻고, 그 단체 실무자를 다시 찾아가 또 다른 기부처를 소개받는 릴레이 방식으로 진행됐다. 재단 구성원 5명이 기부하는 단체에서 출발해 50여 명의 실무자 인터뷰로 이어졌고, 80개가 넘는 공익단체가 ‘기부’를 매개로 연결됐다. 재단은 “비영리 생태계의 연대 기반을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은 이번 기부주간을 맞아 프로젝트를 시민 참여형으로 확대했다. 비영리 종사자뿐 아니라 일반 시민 누구나 자신이 기부하는 단체와 응원의 메시지를 소개할 수 있다. 재단은 “추천된 단체에 직접 찾아가 기부자의 메시지를 전달해 공익활동 현장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아름다운재단은 건강한 기부문화를 확산을 위해 기부문화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왔다. ▲지속가능한 변화를 위한 기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우는 아이가 없습니다’ ▲다양한 기부 동기를 조명한 ‘기부주스트럭’ ▲기부에 대한 심리적·환경적 장벽을 분석한 ‘별나라로 간 건강한 기부’ ▲동정과 편견의 시선 대신 이웃과 함께 잘 살아가고 싶은 마음에 주목한 ‘함께네컷’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기부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참여를 넓혀왔다. 김진아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기부연결지도가 단체와 기부자를 잇는 통로가 되고, 시민들이

불평등을 뒤집는 자선…포드재단은 왜 ‘사회정의’에 몰두했나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3> 포드재단 시민권운동·민주주의 위기·팬데믹 걸쳐 ‘사회정의 재단’으로 진화한 90년 장기·무제한 지원, 사회적 채권 발행까지…필란트로피의 새 역할을 실험하다 1936년 자동차 산업의 거대 자본에서 출발한 포드재단(Ford Foundation)은 오늘날 전 세계 불평등 구조를 해부하고 바꾸는 ‘사회정의 재단’으로 불린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교육·민주주의·경제 시스템까지 문제의 뿌리를 겨냥해온 이 재단의 궤적은, 필란트로피가 시대 변화 속에서 스스로의 역할을 어떻게 재정의해왔는지를 보여준다. 포드재단은 포드자동차(Ford Motor Company) 창립자 헨리 포드(Henry Ford)의 아들이자 기업 후계자인 에드셀 포드(Edsel Ford)가 “모두의 공공 복지를 위하여”라는 취지로 2만 5000달러(한화 약 3700만원)를 출연하며 출범했다. 이후 포드가(家)의 유산이 대거 유입되면서 재단은 단기간에 세계 최대 규모로 커졌다. 설립 초기에는 과학·교육·자선을 중심으로 공공복지를 넓히는, 당시 대형 재단들이 공유하던 전통적 공익 모델을 따랐다. 전환점은 헨리 포드 2세 시기였다. 헨리 포드와 에드셀 포드의 사망으로 거액의 유산이 재단으로 흘러들어오자 “막대한 자원을 어떻게 책임 있게 사용할 것인가”라는 질문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당시 자산은 4억7000만달러(한화 약 6900억원)로 이미 록펠러·카네기 재단을 뛰넘어서는 규모였다. 재단은 변호사이자 투자은행가였던 H. 로언 게이더에게 역할 재정립을 맡겼고, 1950년 공개된 ‘게이더 보고서(Gaither Report)’는 단순한 구호금으로는 사회문제의 근본적 해결이 불가능하다고 선언했다. 문제의 뿌리는 제도·교육·경제 구조에 얽혀 있으며, 재단은 이 구조 자체를 바꾸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 사회정의가 재단의 정체성이 되기까지 재단이 ‘사회정의’를 전면에 내세운 것은 1960년대 말이다. 인종차별 철폐 요구가 전국으로 번지고, 마틴 루서 킹

“문제의 뿌리를 고쳐라” WHO·녹색혁명 남긴 록펠러식 자선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2> 록펠러 재단 근본 원인 파고드는 ‘과학적 자선’ 식량·보건 넘어 사회 구조 개혁에 투신 “실패도 공유해야 진짜 파트너” 한때 ‘미국 역사상 가장 미움받은 기업가’였던 사람이 오늘날 미국 자선의 기둥을 세운 주인공으로 평가받는다. 석유왕 존 D. 록펠러다. 그가 남긴 재산은 한때 미국 정유산업의 90%를 장악하며 독점과 로비의 상징이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돈은 이후 110년간 미국 공익제도의 뼈대를 만드는 자본으로 쓰였다. 1913년 문을 연 록펠러 재단은 지금까지 260억 달러(한화 약 35조원)를 교육·보건·농업혁신에 투입하며 현대 자선의 방향을 바꿔왔다. 독점 자본의 그림자를 남겼던 인물이, 정작 미국 공공 시스템의 초석을 놓는 데 결정적 흔적을 남긴 셈이다. 19세기 말, 록펠러가 세운 스탠더드오일은 미국 정유산업의 90%를 지배한 독점 기업이었다. 철도회사와의 비밀계약, 경쟁사 압박, 정치 로비까지 ‘무자비한 자본가’의 상징이었다. 그런 록펠러가 기부를 선언했을 때 여론은 싸늘했다. “오염된 돈으로 악행을 세탁하려는 것 아니냐.” 재단 인가안이 의회에 제출된 1910년, 거센 반대 속에 승인까지 3년이 걸렸다. 결국 1913년 3500만 달러(한화 약 514억원)를 출연하며 재단이 공식 출범했고, 이후 1929년까지 록펠러 가문이 기부한 금액은 40억 달러(한화 약 5조 88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록펠러 재단은 약 60억 달러(8조 8000억원)의 자산을 운용한다. 주식, 채권, 부동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며, 연방·주 정부의 보조금 없이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2024년 한 해 지원한 보조금 규모만 28억 달러(한화 약 4조 1200억원)를 넘는다. ◇ 과학이 이끄는 자선, ‘문제의 근본’부터

6조원 굴리는 ‘철강왕’의 유산…미국 사회의 뼈대를 설계하다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1> 카네기 재단 자선의 목표는 ‘빈곤 구제’ 아닌 ‘구조 개혁’ 교육·법률로 사회 안전망 깔아, 극단적 분열·전쟁 위기 속 ‘지식 민주화’ 실험 중 오늘의 사회문제는 어느 한 기관이나 정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지고 있습니다. 기후위기와 불평등, 민주주의의 균열처럼 구조적 난제가 겹치면서 공공 재정도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이런 조건에서 미국의 주요 기업가 재단들은 비교적 이른 시기부터 ‘민간 자본이 사회에 기여하는 방식’을 실험해온 조직들입니다. 단순 기부를 넘어 문제의 원인을 찾고, 제도를 설계하며, 때로는 사회의 규칙까지 바꿔온 곳들입니다. <10대 기업가 재단이 바꾼 세상의 지도> 시리즈는 카네기·록펠러·포드 등 주요 재단의 궤적을 따라가며, 복합위기의 시대에 민간 자본이 어떤 책임과 가능성을 가질 수 있는지 살펴봅니다. 이번 기획은 더나은미래와 현대차정몽구재단이 함께 추진하는 ‘K-필란트로피 이니셔티브’에서 제기된 핵심 질문, ‘한국 기업재단의 다음 방향은 무엇인가’에서 출발했습니다. /편집자 주 미국의 공공도서관, 어린이 프로그램 ‘세서미 스트리트’, 저소득층 대학생을 돕는 장학금, 그리고 SAT 시험까지… 전혀 다른 분야처럼 보이는 제도 뒤에는 공통된 출발점이 있다. 바로 1911년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1억3500만달러(약 1970억원)를 내놓아 만든 ‘카네기 코퍼레이션 오브 뉴욕(이하 카네기 재단)’이다. 현재 약 45억달러(6조5700억원) 규모의 기금을 굴리며 해마다 1억7000만달러 넘는 자금을 집행하는, 미국을 대표하는 ‘사적 재단(private foundation)’이다. ◇ ‘부의 복음’에서 출발한 ‘사회 설계자’ 카네기는 1835년 스코틀랜드 던펌린에서 태어나 1848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 출신 사업가다. 면방직 공장의 심부름 소년(bobb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