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13년 장수하는 ‘점프’의 뉴스레터… 커뮤니티 활성화로 기부자 발굴까지

후원자 사로잡는 비영리 뉴스레터의 비밀<2>

비영리 단체 설립 당시부터 ‘뉴스레터’를 발간해 13년 간의 역사를 이어온 곳도 있다. ‘선순환’ 구조의 멘토링 프로그램으로 지역사회 교육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비영리 사단법인 점프는 2011년부터 ‘점프레터’를 발간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는 6700여 명, 평균 오픈율은 30% 내외를 유지하고 있다.

점프레터는 대학생 교육봉사단과 사회인 멘토에게 ‘점프가 만든 변화’를 알리는 창구로 시작됐다. 은초롱 점프 대표는 “점프의 커뮤니티는 ‘청소년 멘티·대학생 멘토·사회인 멘토’를 비롯해 넓게는 지역아동센터 등 관계 기관, 기업까지 포함된다”면서 “이들에게 점프가 어떤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소통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 커뮤니티를 끈끈하게 묶어주는 힘, 스토리에 있다

2014년에는 점프 관련 소식을 블로그에 모으기 시작하면서, 격주로 보내던 점프레터를 월 1회로 조정해 ‘큐레이션’ 역할을 강화했다. 같은 해 6월부터는 소식 하단에 ‘회원 명단’과 ‘회비 및 후원금 현황’을 알리는 칸이 추가됐다. 이는 지금까지도 이어지는 점프레터의 ‘재미 요소’다. 현재는 정회원과 정기 후원회원, 일시후원, 특별후원으로 나눠 이름과 명수를 기재하고, 회비 및 후원금 현황을 내역과 함께 합계까지 공개한다. 은 대표는 “자기 이름이 올라가는지 안 올라가는지 확인하는 것이 후원자의 재미 요소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올해 3월부터는 뉴스레터에 ‘인터뷰’ 콘텐츠를 강화했다. 은 대표는 “점프의 선순환 모델에서 성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인터뷰 대상은 점프 임직원부터 장학생, 멘토, 후원자를 비롯한 점프 커뮤니티다.

지난 5월 발행한 ‘점프레터’ 인터뷰 현장의 모습. /점프

지난 5월에 발행한 ‘점프레터’에는 ‘상생지락 멘토링’ 1기의 멘토와 멘티 인터뷰가 실렸다. ‘상생지락’은 서대문구 소재 이화여대 학생이 서대문구 관내 아동·청소년의 멘토가 되어 교육 봉사를 하는 지원 사업이다. 1기 멘티 정혜원 양은 7년이 지나 멘토 장선우 양과 같은 대학 같은 과에 진학했다.

“이번 인터뷰 이야기는 7년의 시간이 지나 프로젝트 참여자인 멘토와 멘티가 어떻게 성장했는지 보여주는 결과물이에요. 상생지락 프로젝트의 기틀을 함께 만들고 3년간 기획에 참여했던 실무자는 현재 퇴직한 상태지만, 그 분에게 뉴스레터를 메신지로 보내드렸어요. 너무 뿌듯하고 좋다며, 계속해서 열심히 하는 점프의 모습이 보기 좋다는 답장이 왔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사람들이 노력해 만든 프로젝트 안에서 아이들이 성장하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고 애틋했어요.”

이야기를 담은 뉴스레터는 커뮤니티를 더 끈끈하게 묶어줬다. 뉴스레터에 담긴 이야기와 프로그램이 주 구독자인 점프의 대학생 멘토와 청소년 멘티, 그리고 프로그램을 경험한 사회인 멘토였기 때문이다. ‘공감이 가는 이야기’는 퇴직자와 재직자를 잇고, 청소년과 대학생 그리고 사회인을 연결했다.

뉴스레터가 강화한 ‘커뮤니티’는 곧 잠재 후원자 양성으로 이어졌다. 송수니 점프 그룹장은 “이전에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분이 후원자로 오는 경우가 많이 있다”며 “자신이 경험했던 활동이 계속 성과를 잘 유지하고 있다는 걸 확인하는 것이 좋은 동기부여이자 기부 유인책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종종 후원 경로가 추적이 잘 안 되는 기부자를 뉴스레터 구독자 명단에서 발견하기도 한다.

◇ 완벽함보다는 꾸준함으로… 장수 뉴스레터의 비결

점프레터를 제작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다. 송 그룹장은 “기부금이 단체의 목표에 맞게 잘 쓰이고 있는지, 성과를 잘 냈는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우리 사회를 바꾸기 위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점프 누리집 갈무리.

점프레터는 임직원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도 한다. 은 대표는 “멋지게 완성된 뉴스레터를 보면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된다”고 전했다. 송 그룹장 또한 “인터뷰 원고를 처음으로 읽는데, 인터뷰 속 이야기가 정말 감동적이어서 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월간 뉴스레터인 점프레터의 작업 시간은 일주일 정도다. 월별로 미리 큰 주제를 기획한 뒤, 주제에 맞는 인터뷰 대상자를 선정한다. ‘잡지 기자 출신’ 커뮤니케이션 리드가 인터뷰를 진행하고 나면, 이야기와 점프 소식을 담은 뉴스레터를 편집국 세 명이 작성한다. 은 대표는 “완벽함보다는 꾸준함이 제일 중요하다”라며 “뉴스레터에 들일 시간이 부족하다면 언론 보도 링크를 거는 등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면 꾸준하게 발행할 수 있다”고 전했다.

점프가 꼽은 뉴스레터의 성과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존속해 온 것’이다. 은 대표와 송 그룹장은 그 비결로 ‘투지’를 꼽았다. 이어 “점프가 하는 일을 잘 알리고 싶은 마음 덕분”이라고 부연했다. 은 대표는 “점프의 선순환 모델 안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를 구성원에게 보여주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라며 “타인을 도우며 성장한 대학생들이 20년 후에 중요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리에 올라가면 좋은 선택을 하는 사람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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