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리 기자
[더나미 책꽂이] ‘10대를 위한 대담한 ESG 이야기’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전환의 시대, 사회공헌을 다시 묻다’

10대를 위한 대담한 ESG 이야기 기후위기와 불평등, 노동과 소비의 문제는 더 이상 어른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10대는 변화의 한가운데에서 살아가며, 그 결과를 가장 오래 감당해야 할 세대다. 책은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ESG를 ‘미래의 주인공인 청소년을 위한 언어’로 풀어낸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해 10대의 눈높이에 맞춘 ESG의 핵심 개념을 담고, 일상과 주변에서 ESG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실천 방법을 제시한다. 배우와 스포츠 선수 등 각자의 영역에서 ESG를 실천하는 인물들의 사례를 통해, 변화는 거창한 담론이 아니라 일상의 행동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전한다. 유튜브 <대담해>·더나은미래 지음, 다우출판, 1만4800원, 158쪽 모두를 위한 디자인은 ‘더 아름답고, 더 편리하게’라는 디자인의 기준은 과연 모두에게 적용되고 있을까. 책은 우리가 당연하게 여겨온 공간과 시스템, 제품이 누구를 중심에 두고 설계돼 왔는지를 묻는다. 저자는 장애인, 어린이, 노인, ADHD·난독증·공황장애 당사자, 난민 등 다양한 감각과 조건을 지닌 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디자인의 기준점을 다시 설정한다. 5년간 한국을 포함한 9개국에서 300명의 전문가와 당사자를 인터뷰하며, 일상 속 사례를 통해 배제하지 않는 디자인이 어떻게 가능해지는지를 보여준다. 김병수 지음, 휴머니스트, 2만원, 296쪽 전환의 시대, 사회공헌을 다시 묻다 IMF 외환위기 이후 30여 년 동안 한국 사회공헌은 위기 대응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장돼 왔다. 책은 이러한 흐름을 되짚으며, 앞으로의 30년을 준비하기 위해 사회공헌이 어떤 방향으로 전환돼야 하는지를 살핀다. 현업 연구자와 전문가 7명이 참여해 통계와 기업 보고서 등의 데이터와 함께

CJ나눔재단, 2026년 도너스캠프 장학생 모집

취약계층 청소년 대상 장학·멘토링 확대…최대 1700만 원 지원 CJ나눔재단이 2026년 ‘CJ도너스캠프 장학’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22일 전했다. ‘CJ도너스캠프 장학’은 예체능·기술·학업 분야에서 재능을 보이는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장학금과 멘토링을 통해 학업과 진로를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CJ도너스캠프에 따르면 현재까지 총 245명의 청소년이 장학 지원을 받았다. 장학생 가운데 일부는 서울대학교와 KAIST(카이스트),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국내 주요 대학에 진학했으며, 예체능 분야에서는 청소년 국가대표 선발 사례도 나왔다. 국내외 대회 수상 실적은 누적 368회에 이른다. 2026년 장학 프로그램은 내년 1월 12일까지 지원자를 모집하며, CJ도너스캠프 기관 회원 소속 중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이 대상이다. 재단은 전년보다 선발 규모를 확대해 40명 내외를 선발할 계획이며, 최종 인원은 심사를 거쳐 확정된다. 선발된 장학생에게는 교육 지원비와 물품 구매비 등을 포함해 1인당 최대 1700만 원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학업 분야 장학생에게는 학년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고, 특기 분야 장학생에게는 전문가 멘토링과 심리 상담을 병행한다.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로 학업이나 훈련이 중단되지 않도록 의료비와 정서 지원비 등 긴급 지원금도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한다. 특기 분야와 졸업 장학생에 대한 지원도 강화한다. 국제 무대 진출을 위한 주요 국제대회나 최고 권위 대회 참가 시 항공료와 체재비 등 본인 부담금에 대해 연 1회 최대 500만 원을 지원한다. 해외 문화 체험 캠프를 통해 다른 나라 청소년들과 교류하고 봉사활동에 참여할 기회도 제공한다. 아울러 CJ도너스캠프는 장학 출신 대학생들이 참여하는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임팩트스퀘어, 베트남서 그린·디지털 스타트업 발굴 나서

‘테크페스트 베트남 2025’ 데모데이 공동주최 임팩트 투자 및 액셀러레이팅 전문기업 임팩트스퀘어가 베트남 최대 규모 국가 혁신·창업 축제인 ‘테크페스트 베트남 2025(TECHFEST VIETNAM 2025)’에서 데모데이 행사를 공동 주최하며, 베트남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협업에 나섰다. 임팩트스퀘어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베트남 하노이 호안끼엠 호수 일대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서 데모데이 공동 주최 기관으로 참여했다고 18일 밝혔다. 임팩트스퀘어는 KOICA(한국국제협력단)의 지원을 받아 베트남 유망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투자 연계와 글로벌 진출을 돕는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테크페스트 베트남’은 베트남 과학기술부(MoST)와 하노이 인민위원회가 주최하는 국가 차원의 혁신·창업 축제로, 올해는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을 위한 국가 창의혁신 스타트업’을 주제로 열렸다. 행사에는 전 세계에서 약 6만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여했으며, 투자기관과 인큐베이터 1200여 곳, 스타트업 1700여 곳이 참여했다. 임팩트스퀘어는 데모데이 공동 주최 기관으로서 스타트업 모집부터 심사까지 약 5개월간의 전 과정을 총괄했다. 서류 심사와 온라인 IR을 거쳐 상위 기업을 단계적으로 선발한 뒤, 녹색(Green) 성장과 디지털(Digital) 전환 분야를 중심으로 베트남 스타트업 10곳을 최종 선정했다. 심사 과정에서는 투자자 관점에서의 사업성, 임팩트, 확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데모데이는 지난 12일 진행됐으며, 도현명 임팩트스퀘어 대표를 비롯해 이계준 롯데벤처스 팀장, 신한금융희망재단, 2080벤처스 한국지사, 클라임 캐피탈 베트남, 빈벤처스(VinVentures) 등 한국과 베트남의 투자기관 관계자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임팩트스퀘어는 KOICA 공적개발원조(ODA) 재원을 기반으로 롯데벤처스와 협력해 시상도 진행했다. 행사 기간 동안 임팩트스퀘어가 운영하는 동남아 임팩트 스타트업 공모전 ‘아이캐스(ICAS·Impact Challenge At Sea)’ 알럼나이 기업과, ‘에스디지 스프린트 2025(SDG

기술은 도구일까 기준일까…사회복지 현장이 AI를 묻는다

다음세대재단·예강희망키움재단, 사회복지 AI 컨퍼런스 개최 인공지능(AI) 도입을 둘러싼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사회복지 현장에서 기술을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할 것인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다음세대재단은 예강희망키움재단과 함께 내년 1월 21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사회복지 AI 컨퍼런스: 그린, 옐로, 블루’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컨퍼런스는 AI 도입에 대한 기대(Green), 경계(Yellow), 불안(Blue)이라는 세 가지 관점을 중심으로, 사회복지 실천과 조직 운영 전반에 미칠 영향과 현장의 고민을 함께 짚는다. 행사는 강연과 워크숍으로 구성된다. 송길영 작가, 이광석 서울과학기술대 IT정책전문대학원 교수, 조경숙 도토리랩스 대표가 연사로 참여해 AI 시대의 사회 변화와 사회복지 현장의 과제를 각기 다른 시각에서 조망한다. 실무 입문, 사업 기획, 콘텐츠 제작, 바이브 코딩 등을 주제로 한 4개의 워크숍도 운영돼 현장 적용 가능성을 높일 예정이다. 컨퍼런스는 사회복지기관 종사자와 관계자 400여 명을 대상으로 하며, 참가 신청은 19일부터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사회복지 AI 컨퍼런스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이사는 “AI 흐름 속에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왜, 어떻게 기술이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이 필요하다”며 “이번 행사가 현장이 주도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상조 예강희망키움재단 대표이사는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과 사회복지 실천의 기준까지 바꾸고 있다”며 “기술 활용의 숙련도보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가치와 윤리 위에서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행사가 기술의 속도에 휩쓸리기보다, 현장에 꼭 필요한 질문을 함께 점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규리

금융산업공익재단, 북한이탈주민 맞춤형 취업 지원 모델 도입

3153명 참여 성과 기반으로 현장형 취업 지원 모델 고도화 금융산업공익재단이 15일 남북하나재단과 서울 중구 소재 금융산업공익재단 대회의실에서 ‘북한이탈주민 취업촉진 및 자산형성 지원사업’ 협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해당 사업은 2022년부터 북한이탈주민의 취업 촉진과 자산형성 기반을 마련해 남한 사회에서의 안정적 정착과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추진돼 왔다. 현재까지 총 3153명이 자산형성 매칭 지원, 금융교육, 직업훈련, 면접 준비, 맞춤형 취업 상담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올해 협약을 통해 재단은 북한이탈주민의 실제 고용환경과 개인별 수요를 반영한 맞춤형 취업지원 모델을 새롭게 도입했다. 심층 진로상담과 모의면접, 현장 기반 취업 연계 프로그램을 포함해 기업 매칭을 통한 실질적인 일자리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취업에 대한 심리적 부담을 낮추고, 정착 초기 교육 종료 이후 안정적인 일자리 진입이 지연돼 장기간 수급 상태에 머무는 구조적 문제를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주완 금융산업공익재단 이사장은 “북한이탈주민이 한국 사회에서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취업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안정적인 정착과 경제적 자립을 뒷받침하는 지속가능한 지원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국제재난심리지원단 이지스, 10주년 웨비나 ‘분쟁, 트라우마와 재난회복력’ 개최

팔레스타인·한국 심리전문가 참여… 분쟁·재난 현장의 ‘보이지 않는 상처’ 조명 재난심리지원 NGO 더프라미스는 산하 국제재난심리지원단 이지스(AEGIS)가 창단 10주년을 맞아 오는 22일 오후 7시 국제 웨비나 ‘분쟁, 트라우마와 재난회복력: 인도적위기 상황 下 정신건강과 심리사회적지원(MHPSS)’을 개최한다. 국제재난심리지원단 이지스는 지난 10년간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활동하며 재난 이후 심리 회복을 지원해온 전문 조직으로, 다양한 심리지원 및 회복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이번 웨비나는 분쟁의 장기화로 심리적 트라우마가 심화되고 있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역의 현실과 현장 경험을 한국에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행사는 더프라미스 이사장 묘장 스님의 개회사로 시작된다. 이어 팔레스타인 현지 심리전문가들이 참여해 가자 지역의 상담 현장과 트라우마 생존자들의 회복 사례를 공유한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팔레스타인 지역에서 위기 상담과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해온 단체 사와(Sawa) 설립자 오하일라 쇼마르(Ohaila Shomar)가 분쟁 상황에서 드러나지 않는 심리적 상처와 지역사회 회복의 의미를 설명하며, 두 번째 세션에서는 무나 오데흐(Muna Odeh) 상담사가 위기 상담 전화로 접수된 내담자들의 고통과, 이를 지원하는 상담사들이 겪는 소진의 현실을 전한다. 이어지는 세 번째 세션에서는 박재윤 상호문화교육·치유연구소 ‘자하’ 소장과 오유현 이지스 단장이 참여해, 재난과 분쟁의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상담사와 돌봄 제공자를 보호하기 위한 국제적 연대와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논의한다. 모든 발표에는 영·한 또는 한·영 통역이 제공된다. 이번 웨비나는 줌(Zoom)과 유튜브 라이브(YouTube Live)를 통해 동시에 진행되며, 상담사·사회복지사·재난 대응 인력 등 심리사회적지원(MHPSS) 분야에 관심 있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실시간 참여를 원하는 경우

[단독] 국민 53.3%, 상속세 감면 시 ‘유산기부’ 의향 있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갤럽 조사…유산기부법 제정 시 기부 의향 두 배 가까이 늘어 상속세 감면 등 세제 혜택이 주어질 경우 유산기부를 하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선단체협의회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2025 유산기부 인식 조사’ 결과, 응답자의 53.3%가 상속세 감면을 포함한 유산기부 관련 법이 제정될 경우 기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50세 이상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제도와 무관하게 유산기부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29%였으나, 상속세 감면 등 제도적 유인이 제시될 경우 기부 의향은 53.3%로 크게 높아졌다. 유산기부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이들은 평균적으로 재산의 38.3%를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기부 비중으로는 ‘재산의 10~20%’가 20.4%로 가장 많았다. 남성의 평균 기부 비중은 42.0%로 여성(34.4%)보다 높았고, 연령대별로는 60대(42.6%)가 가장 높았다. 자녀가 없는 응답자의 평균 기부 비중은 57.5%로, 자녀가 있는 경우(34.5%)보다 크게 높았다. 국내 유산기부 규모는 아직 정확한 통계조차 집계되지 않고 있다.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체 기부금 가운데 공익법인에 출연된 개인 상속·증여 재산의 비율은 1% 이내에 그쳤다. 이는 기부 선진국과 비교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영국은 전체 기부금의 약 30%가 유산기부로 구성돼 있으며, 미국 역시 약 8%가 유산기부에서 나온다. 영국은 유산의 10%를 자선·공익단체에 기부할 경우 상속세율을 기존 40%에서 36%로 낮춰주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2011년부터 ‘레거시10(Legacy10)’ 캠페인이 확산되며 유산기부 문화가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산기부 의향자들이 희망하는

우리은행 출장소가 굿윌스토어로…여주에 장애인 고용 혁신점포 첫선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금융 인프라 부족한 지역 주민의 금융 접근성 개선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굿윌스토어가 우리금융그룹과 협력해 경기 여주에 ‘굿윌스토어 밀알여주홍문점’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은행 유휴 공간을 활용해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금융 접근성을 함께 높이는 첫 ‘혁신 점포’다. 굿윌스토어 밀알여주홍문점은 우리은행 여주 홍문동 출장소가 축소되며 발생한 유휴 공간에 조성됐다. 장애인 고용을 핵심으로 하는 비영리 매장 기능에 더해, 금융 인프라가 부족했던 지역 주민들이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굿윌스토어는 개인과 기업으로부터 중고 및 새 상품을 기증받아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장애인을 고용하는 비영리 매장이다. 장애인 근로자들은 기증품 수거와 분류, 진열 등의 업무를 맡아 급여를 받으며, 장애 특성을 고려한 근무 환경과 최저임금이 보장된다. 밀알복지재단은 2011년 1호점 개점을 시작으로 현재 전국 46개 매장에서 약 500명의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다. 지난 11일 열린 개점식에는 홍정길 밀알복지재단 이사장과 이종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해 혁신 점포 1호점 출범을 축하했다. 밀알복지재단과 우리금융은 이번 여주홍문점을 시작으로, 전국 주요 지역의 우리은행 출장소 내에 굿윌스토어 매장을 결합한 혁신 점포를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에는 장애인 직업훈련과 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 복합 서비스 모델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한상욱 밀알복지재단 굿윌부문장은 “이번 협업은 장애인 일자리 창출과 지역 금융 접근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시도”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지속 가능한 상생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정책·판로·투자 한자리에…사회적경제, 성장의 조건을 다시 묻다

사회적경제, 시장에서 도약하는 법 <1> 판로 확대와 투자 연계가 여는 새로운 성장의 길 “마트에서 만 원짜리 농산물을 사면, 농부에게 돌아가는 돈은 절반뿐입니다.” 해남고구마생산자협회에서 13년간 일해 온 박진우 파머스넷 대표는 농산물 가격 구조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수많은 농가가 중도매 중심의 오프라인 공판장에서 ‘헐값 낙찰’ 피해를 호소해 왔다”며 “그중에는 제 아버지도 있었다”고 말했다. 결국 그가 택한 해법은 농산물 가격을 생산자가 직접 제시하는 ‘역경매 온라인 공판장’이었다. 오프라인 공판장에서 중도매인이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와 달리, 온라인 공판장에서는 생산자가 산지에서 곧바로 배송까지 맡는다. 신선도와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확보되는 이유다. 현재 파머스넷에는 46개 농가가 입점해 있고, 지난해 월평균 주문량은 약 2만 건에 이른다. 박 대표는 이를 “농민과 소비자가 지속가능하게 만나는 공정거래 플랫폼”이라고 소개했다. 지난달 28일 열린 ‘2025년 사회적경제 도약패키지’ 성과공유회에서 파머스넷이 주목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날 행사장에서는 사회적경제조직들의 사업 발표와 더불어, 정책 강연·투자 상담·판로 전략 등이 이어졌다. 기업 발표가 끝나자 정책 실무 강연이 진행됐고, 외부 상담 부스에서는 각 기업이 투자자·판로 전문가와 일대일 상담을 진행했다. ‘정책-판로-투자’가 한 자리에서 연결된 드문 장면이었다. ◇ 경기도가 그리는 사회혁신 생태계의 기반 ‘사회적경제 도약패키지’는 업력 3년을 초과해 도약 단계에 있는 사회적경제조직을 대상으로, 사업 고도화와 글로벌 진출을 지원하는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대표 프로그램이다. 우수 창업 기업을 선발하고 경기도 소셜밸리 기반을 구축하는 데 목적이 있다. 올해는 글로벌, 사회문제해결, 기술고도화 세 분야에서 총 40개 기업이 선정됐다. 이 중

“의료 사각지대 해소” 롯데복지재단, 외국인 근로자 300명 건강검진 지원

국내 체류 외국인 근로자 대상 초음파·CT 등 80종 정밀검진…총 1억 원 규모 지원 롯데복지재단이 지난 9일 롯데의료법인 보바스기념병원에서 ‘2025년 신격호 롯데 외국인 근로자 건강검진 사업 보고회’를 개최했다고 10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올해 사업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로, 조한봉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을 비롯해 김천주 롯데의료재단 이사장, 나해리 보바스의료원장 등 관계자들이 함께했다. ‘신격호 롯데 외국인 근로자 건강검진’은 의료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근로자에게 고품질의 건강검진을 제공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재단은 롯데의료재단과 협력해 서울·경기 지역 외국인 근로자 300명에게 초음파·CT를 포함한 80여 종의 검진항목을 지원했다. 검진은 보바스기념병원과 보바스병원 건강증진센터에서 진행됐으며, 총 1억 원 규모의 사업비를 전액 부담했다. 올해는 이 가운데 긴급치료가 필요한 근로자에게 치료비까지 추가 지원하며 검진-치료로 이어지는 연속형 의료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롯데복지재단은 내년에도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무료 건강검진을 이어갈 계획이다. 조한봉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은 “이 사회의 일원으로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고 있는 외국인 근로자와 그 가족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의료환경 개선을 위해 시작된 이 사업이 그들의 건강 증진과 건강한 생활 습관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인도 여성의 IT 취업 돕는 ‘엠파워허’…교육에서 일자리까지 잇다

경력단절·비전공 여성에 첫 디지털 진입로 제공, 교육·인턴십 연결로 80% 현장 진입 한국사회투자·AVPN, 아시아 여성 역량 강화 모델 확산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코딩을 배우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제 목소리를 찾고, 같은 목표를 가진 여성들과 연결되며 ‘나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게 된 과정이었어요.” 올해 인도 여성 디지털 역량 강화 프로그램 ‘엠파워허(EmpowerHer)’에 참여한 강가 바바니 반타쿠(Ganga Bhavani Vantaku) 씨가 전한 소감이다. 인도는 올해 세계 4대 경제 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여성의 노동시장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다. 인도 노동력 조사(PLFS)에 따르면 여성 노동참여율은 41.7%로 남성(78.8%)보다 37.1%포인트 낮다.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분야에서는 격차가 더 뚜렷하다. 유네스코 글로벌 교육 모니터링팀(GEM)은 인도 여성 STEM 졸업 비율이 43%로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실제 관련 직무 종사율은 27%에 그친다고 지적한다. ◇ 취약 여성 위한 디지털 교육, 인도로 확장되다 한국사회투자가 운영하는 ‘엠파워허’는 이러한 간극을 줄이기 위해 마련됐다. 기술 비전공자, 경력단절여성, NEET(비교육·비고용·비훈련) 여성 등 교육 접근성이 낮은 여성을 대상으로 디지털 기술 교육과 인턴십 기회를 제공해 정보통신(IT) 분야로의 진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2023년 AVPN의 ‘아시아 성평등 펀드(Asia Gender Equality Fund)’를 기반으로 출발했다. 샤넬재단(Foundation CHANEL),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 타겟재단(Target Foundation)이 사업을 주관하며, 한국사회투자는 아시아 8개 수행기관 가운데 유일한 한국 기관으로 선정됐다. 1차 연도에는 한국 내 경력단절 여성과 경력 미보유 여성을 대상으로 2개월 교육과 3개월 인턴십 과정을 운영했다. 디지털 마케팅, 온라인 광고·홍보, 디지털 상담 등

선진국 공여 축소 속 새 판 짜는 개발협력…WFUNA “다층 파트너십이 해법”

UNESCAP 포럼서 신흥국 중심 협력 부상…WFUNA, 민관·국제기구 연결하는 새 모델 제시 전통적 공여국 중심의 국제개발 모델이 흔들리면서, 개발도상국 간 협력(South-South Cooperation)과 국제기구·선진 공여국이 결합한 삼각 협력(Triangular Cooperation)이 새로운 국제협력 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유엔협회세계연맹(이하 WFUNA)은 이러한 흐름이 “국제협력의 다음 단계”라며, 아시아·중동·아프리카 등 주요 신흥국이 주도하는 새로운 협력 체제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고 5일 밝혔다. 이 같은 논의는 지난 2~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제7회 UNESCAP 아태 지역 국장급 포럼’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포럼은 UNESCAP과 태국국제협력기구(TICA)가 공동 주최했으며, 한국을 포함한 20개 정회원국과 모로코·콜롬비아 등 10개 옵서버 회원국 고위급 대표들이 참석했다. 기존 선진국 공여 중심 구조가 전쟁·지정학·재정 압박 등으로 사실상 한계점에 도달하면서, 개발도상국 스스로 해법을 모색하는 ‘새로운 협력 생태계’가 현실이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행사에서는 국가별 협력 전략과 민관 파트너십(PPP) 모델이 공유됐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발전한 경험과 성과 검증 시스템을 소개하며, “정량·정성 평가 체계의 투명성이 글로벌 신뢰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WFUNA는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독일국제협력기구(GIZ)와 함께 아태 지역 3P(Public-Private Partnership) 세션 발제를 맡아 지난 8년간 300여개의 성공적인 임팩트 스타트업을 육성해온 아태 지역 도시혁신 창업 경진대회, 시티프레너스(Citypreneurs)의 성과를 바탕으로 공공기관-국제기구-기업-스타트업 간 파트너십 모델을 공유했다. WFUNA는 포럼 기간 모로코 국제개발협력기구(MAIC)와 별도 회의를 통해 시티프레너스 아프리카 사업을 서아프리카를 대상으로 재개하는 방안을 논의했으며,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독일국제협력기구(GIZ)와의 협력도 한층 강화할 계획이다. 김용재 WFUNA 사무국장은 “선진국 공여사업이 축소되는 지금, 아시아·중동·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의 주요 개발도상국이 공통의 과제를 중심으로 새로운 연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