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지리아·수단서 학교 공격 확산…국제회의서 대응책 논의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5년간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학교를 겨냥한 공격이 약 790건(2020년)에서 2445건(2024년)으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무력 분쟁 속에서도 교육을 보호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아동의 배움터가 오히려 전쟁의 최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경고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5~2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안전한 학교 선언(Safe Schools Declaration)’ 국제회의를 앞두고 유엔(UN)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며 이같이 전했다. 단체는 인도적 위기의 확산으로 인해 아동의 ‘안전한 교육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고된 학교 공격은 교사·학생을 향한 살해와 납치, 학교 공습, 무장세력의 학교 점령, 교육시설 내 성폭력 등 점점 더 잔혹하고 광범위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121개국이 ‘안전한 학교 선언’에 서명했지만, 글로벌 교육보호연합(GCPEA)은 “학교에 대한 공격은 여전히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300명 이상의 아동과 교직원이 한꺼번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케비(Kebbi)주 기숙학교에서도 20여 명의 여학생이 무장세력에 의해 끌려갔다. 분쟁이 장기화된 지역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수단은 지난해 4월 분쟁 발발 이후 학교 대부분이 문을

나이지리아·수단서 학교 공격 확산…국제회의서 대응책 논의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최근 5년간 전 세계 분쟁 지역에서 학교를 겨냥한 공격이 약 790건(2020년)에서 2445건(2024년)으로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고 밝혔다. 무력 분쟁 속에서도 교육을 보호하겠다는 국제사회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으며, 아동의 배움터가 오히려 전쟁의 최전선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경고다. 세이브더칠드런은 25~26일 케냐 나이로비에서 열리는 제5차 ‘안전한 학교 선언(Safe Schools Declaration)’ 국제회의를 앞두고 유엔(UN) 자료를 분석한 결과라며 이같이 전했다. 단체는 인도적 위기의 확산으로 인해 아동의 ‘안전한 교육권’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보고된 학교 공격은 교사·학생을 향한 살해와 납치, 학교 공습, 무장세력의 학교 점령, 교육시설 내 성폭력 등 점점 더 잔혹하고 광범위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까지 121개국이 ‘안전한 학교 선언’에 서명했지만, 글로벌 교육보호연합(GCPEA)은 “학교에 대한 공격은 여전히 증가 추세”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300명 이상의 아동과 교직원이 한꺼번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으며, 케비(Kebbi)주 기숙학교에서도 20여 명의 여학생이 무장세력에 의해 끌려갔다. 분쟁이 장기화된 지역의 피해는 더욱 심각하다. 수단은 지난해 4월 분쟁 발발 이후 학교 대부분이 문을 닫았고, 학령기 아동 1700만 명 중 4분의 3이 교육 기회를 잃었다. 예멘에서는 3명 중 1명, 약 320만 명의 아동이 학교에 다니지 못하고 있으며, 최소 2400개 학교가 파괴되거나 실향민 거처로 전용됐다. 예멘 타이즈 지역의 살마(16)는 “학교가 문을 닫은 뒤 어두운 지하실에서 칠판도 없이 돌 위에 앉아 공부해야 했다”며 “아이들이 안전하게 공부할

베트남서 만난 ‘기후테크’의 무대 <下> ‘넷제로 챌린지 2025’ 그랜드 파이널 수상 기업 3곳 베트남 기후테크 투자사 터치스톤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재단이 공동 운영하는 글로벌 기후 기술 대회 ‘넷제로 챌린지 2025’에서 우승팀이 지난 21일 호찌민시에서 발표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혁신적인 기후 기술을 베트남에서 실증할 3개 스타트업에 총 2000억 베트남 동(한화 약 111억8000만원) 규모의 보조금 및 상금이 수여됐다. 이는 재생에너지, 지속가능 농업, 순환경제 등 기후위기 대응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취지다. 올해는 60개국에서 700개가 넘는 기술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결선에 오른 9개 팀 중 ▲알카보 테크놀로지스(홍콩·재생 에너지 및 탄소 감축) ▲슈즈 애그테크(베트남·식량 시스템 및 지속 가능한 농업) ▲베트남 푸드(베트남·순환경제 및 폐기물 관리)가 각 트랙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 미세조류의 흡수 능력으로 배출가스 ‘자원’ 만든다 홍콩의 ‘알카보 테크놀로지스’는 미세조류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흡수해 새로운 바이오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조류의 생물학적 흡수 능력을 활용해 배출가스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고배출 산업의 탄소 저감과 자원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알카보의 시스템은 배출가스를 조류 배양조로 보내 탄소를 흡수하도록 설계돼 있다. 조류 기반 방식은 생물학적 전환이기 때문에 기존 탄소포집(CCUS) 기술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운영 비용도 낮다. 제조업·발전소가 많은 베트남 산업 구조와도 잘 맞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알카보는 현재 베트남 폐수처리 시설에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넬슨 응(Nelson Ng) 대표는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조류 기반 전환 기술은

베트남서 만난 ‘기후테크’의 무대 <上> 재생에너지·농업·순환경제 3개 분야서 결선 열려…현장 적용성·확장성 중심으로 기술 평가 기후재해가 일상으로 번져가는 동남아에서, 이를 줄일 기술적 해법을 찾기 위한 국제 경연이 열렸다. 지난 21일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넷제로 챌린지’ 그랜드 파이널 현장. 올해 대회에 60개국에서 700개 넘는 지원서가 몰릴 만큼 관심이 컸다. 기후위기 대응이 산업과 정책, 기업 활동 전반을 뒤흔드는 가운데 기술의 실효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진 결과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 동안 폭우·홍수·산사태 등 극단적 기상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달 중부 지역에서는 집중호우로 90명이 넘게 숨졌고, 베트남 국가통계청(GSO)은 올해 자연재해 사망·실종자가 279명, 피해액이 20억 달러(한화 약 2조9400억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지형적 취약성과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재해의 강도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기술은 더 늦출 수 없는 대응 수단이 되고 있다. ◇ 기후재해 늘어난 베트남…기술 기반 대응 필요성 부각 ‘넷제로 챌린지’는 베트남 기후테크 투자사 터치스톤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Temasek)재단이 호찌민시 개발연구소(HIDS)와 협력해 2022년부터 운영하는 글로벌 기후 기술 대회다. 산업·도시의 배출 저감, 지속 가능한 농업, 폐기물 관리 등 베트남이 당면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기업을 발굴·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GS건설이 전략 파트너로 처음 참여했고, 아이비엣벤처스(AiViet Ventures)와 38M벤처스, 싱가포르 센브콥인더스트리스(Sembcorp Industries) 등이 투자 파트너로 합류했다. <더나은미래>는 공식 아웃리치 파트너로 현장을 취재했다. 결선에는 ▲재생에너지·탄소 감축 ▲식량 시스템·지속 가능한 농업 ▲순환경제·폐기물 관리 3개 분야에서 각각 3개

변화하는 미국의 기부 생태계 <3·끝>사회적 격변이 만든 새로운 자선의 지형도 세상이 흔들릴 때, 사람들의 지갑이 향한 곳도 달라졌다. 코로나19 병상과 우크라이나 국경, 인종차별 시위의 거리마다 자선의 물줄기가 흘렀다. 위기 속에서 ‘누구를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한 단체들이 미국 기부 지도를 다시 그렸다. 미국 비영리 전문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가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America’s Favorite Charities)’에 따르면, 지난 몇 년 사이 사회적 격변과 함께 급성장한 단체들이 눈에 띈다. 2018~2020년 평균 기부금 대비 2021~2023년 평균 기부금 증가폭이 가장 컸던 10개 단체는 ▲터널 투 타워스(504%) ▲UNCF(275%) ▲월드 센트럴 키친(209%) ▲마겐 다비드 아돔 미국 후원회(201%) ▲밀컨 연구소(155%) ▲반 안델 연구소(155%) ▲기브웰(143%) ▲마이클 제이 폭스 파킨슨병 연구재단(111%) ▲국제 기독교·유대인 협력기금(83%) ▲힐즈데일 대학(68%)이다. 9·11 테러 희생자와 군인·경찰 가족을 지원하는 ‘터널 투 타워스(Tunnel to Towers)’ 재단은 3년 사이 평균 기부금이 500% 넘게 늘며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9·11 테러 20주년을 계기로 “매달 11달러를 기부하자”는 메시지를 내건 대규모 캠페인을 벌였다. 배우 마크 월버그, 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등이 출연한 광고가 TV·유튜브·라디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송출되며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의 가족에게 무담보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2018년 1684만 달러였던 기부금은 2021년 2억560만 달러로 치솟았고, 이후 정기기부 모델이 자리 잡았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에는 인종차별 해소와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기부가 늘었다. 흑인대학과 소수인종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변화하는 미국의 기부 생태계 <2> 불경기 속 혼합기부 증가…사명 뚜렷한 단체에 기부 몰린다 팬데믹과 경기 침체, 정부의 예산 삭감이 겹치며 미국 비영리단체들은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후원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규모나 오래된 전통보다, 위기 속에서도 방향을 분명히 지키는 단체를 찾아 기부했다. 미국 비영리 전문 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가 2021~2023년 개인·재단·기업의 기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America’s Favorite Charities)’ 100대 순위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매체는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사명에 충실하고, 후원자에게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설득하는 황금률이 강조된다”고 분석했다. ◇ “사명에 충실한 단체가 살아남는다” 기빙USA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미국 개인 기부는 23% 늘었지만, 상위 기관들의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상위 100곳 중 절반 이하인 46곳만이 23%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18곳은 오히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조직의 연혁이 아니라, 사명의 일관성이 생존을 좌우했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플랜드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29위)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낙태 관련 법이 강화되고 공공의료보험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정치적 압박이 이어졌지만, “여성의 생식권과 건강권은 타협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유지했다. 정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음에도 같은 시기 개인 후원은 오히려 급증했다. 레오라 한서 모금 최고책임자는 “이런 시기에 침묵은 통하지 않는다”며 “사명을 회피하는 단체는 결국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세인트주드 어린이연구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2위)도 마찬가지다. ‘모든 아동에게 무상치료를 제공한다’는 단일 사명 아래, 치료 과정과 가족 이야기를

베트남서 만난 ‘기후테크’의 무대 <下> ‘넷제로 챌린지 2025’ 그랜드 파이널 수상 기업 3곳 베트남 기후테크 투자사 터치스톤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재단이 공동 운영하는 글로벌 기후 기술 대회 ‘넷제로 챌린지 2025’에서 우승팀이 지난 21일 호찌민시에서 발표됐다. 이번 대회에서는 혁신적인 기후 기술을 베트남에서 실증할 3개 스타트업에 총 2000억 베트남 동(한화 약 111억8000만원) 규모의 보조금 및 상금이 수여됐다. 이는 재생에너지, 지속가능 농업, 순환경제 등 기후위기 대응 분야에서 혁신 기술을 검증하기 위한 취지다. 올해는 60개국에서 700개가 넘는 기술이 접수됐으며, 이 가운데 결선에 오른 9개 팀 중 ▲알카보 테크놀로지스(홍콩·재생 에너지 및 탄소 감축) ▲슈즈 애그테크(베트남·식량 시스템 및 지속 가능한 농업) ▲베트남 푸드(베트남·순환경제 및 폐기물 관리)가 각 트랙에서 최종 1위를 차지했다. ◇ 미세조류의 흡수 능력으로 배출가스 ‘자원’ 만든다 홍콩의 ‘알카보 테크놀로지스’는 미세조류가 산업 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흡수해 새로운 바이오 소재로 전환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조류의 생물학적 흡수 능력을 활용해 배출가스를 처리하는 방식으로, 고배출 산업의 탄소 저감과 자원 생산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알카보의 시스템은 배출가스를 조류 배양조로 보내 탄소를 흡수하도록 설계돼 있다. 조류 기반 방식은 생물학적 전환이기 때문에 기존 탄소포집(CCUS) 기술보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운영 비용도 낮다. 제조업·발전소가 많은 베트남 산업 구조와도 잘 맞는 기술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알카보는 현재 베트남 폐수처리 시설에 파일럿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이다. 넬슨 응(Nelson Ng) 대표는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조류 기반 전환 기술은

베트남서 만난 ‘기후테크’의 무대 <上> 재생에너지·농업·순환경제 3개 분야서 결선 열려…현장 적용성·확장성 중심으로 기술 평가 기후재해가 일상으로 번져가는 동남아에서, 이를 줄일 기술적 해법을 찾기 위한 국제 경연이 열렸다. 지난 21일 베트남 호찌민시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5 넷제로 챌린지’ 그랜드 파이널 현장. 올해 대회에 60개국에서 700개 넘는 지원서가 몰릴 만큼 관심이 컸다. 기후위기 대응이 산업과 정책, 기업 활동 전반을 뒤흔드는 가운데 기술의 실효성과 현장 적용 가능성을 직접 확인하려는 수요가 커진 결과다. 베트남은 최근 몇 년 동안 폭우·홍수·산사태 등 극단적 기상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달 중부 지역에서는 집중호우로 90명이 넘게 숨졌고, 베트남 국가통계청(GSO)은 올해 자연재해 사망·실종자가 279명, 피해액이 20억 달러(한화 약 2조9400억원)를 넘는다고 밝혔다. 지형적 취약성과 기후변화가 겹치면서 재해의 강도와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기후기술은 더 늦출 수 없는 대응 수단이 되고 있다. ◇ 기후재해 늘어난 베트남…기술 기반 대응 필요성 부각 ‘넷제로 챌린지’는 베트남 기후테크 투자사 터치스톤파트너스와 싱가포르 테마섹(Temasek)재단이 호찌민시 개발연구소(HIDS)와 협력해 2022년부터 운영하는 글로벌 기후 기술 대회다. 산업·도시의 배출 저감, 지속 가능한 농업, 폐기물 관리 등 베트남이 당면한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려는 기업을 발굴·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GS건설이 전략 파트너로 처음 참여했고, 아이비엣벤처스(AiViet Ventures)와 38M벤처스, 싱가포르 센브콥인더스트리스(Sembcorp Industries) 등이 투자 파트너로 합류했다. <더나은미래>는 공식 아웃리치 파트너로 현장을 취재했다. 결선에는 ▲재생에너지·탄소 감축 ▲식량 시스템·지속 가능한 농업 ▲순환경제·폐기물 관리 3개 분야에서 각각 3개

변화하는 미국의 기부 생태계 <3·끝>사회적 격변이 만든 새로운 자선의 지형도 세상이 흔들릴 때, 사람들의 지갑이 향한 곳도 달라졌다. 코로나19 병상과 우크라이나 국경, 인종차별 시위의 거리마다 자선의 물줄기가 흘렀다. 위기 속에서 ‘누구를 도울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한 단체들이 미국 기부 지도를 다시 그렸다. 미국 비영리 전문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가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America’s Favorite Charities)’에 따르면, 지난 몇 년 사이 사회적 격변과 함께 급성장한 단체들이 눈에 띈다. 2018~2020년 평균 기부금 대비 2021~2023년 평균 기부금 증가폭이 가장 컸던 10개 단체는 ▲터널 투 타워스(504%) ▲UNCF(275%) ▲월드 센트럴 키친(209%) ▲마겐 다비드 아돔 미국 후원회(201%) ▲밀컨 연구소(155%) ▲반 안델 연구소(155%) ▲기브웰(143%) ▲마이클 제이 폭스 파킨슨병 연구재단(111%) ▲국제 기독교·유대인 협력기금(83%) ▲힐즈데일 대학(68%)이다. 9·11 테러 희생자와 군인·경찰 가족을 지원하는 ‘터널 투 타워스(Tunnel to Towers)’ 재단은 3년 사이 평균 기부금이 500% 넘게 늘며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9·11 테러 20주년을 계기로 “매달 11달러를 기부하자”는 메시지를 내건 대규모 캠페인을 벌였다. 배우 마크 월버그, 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 등이 출연한 광고가 TV·유튜브·라디오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송출되며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영웅의 가족에게 무담보 주택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이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2018년 1684만 달러였던 기부금은 2021년 2억560만 달러로 치솟았고, 이후 정기기부 모델이 자리 잡았다. 2020년 조지 플로이드 사건 이후에는 인종차별 해소와 교육 기회 확대를 위한 기부가 늘었다. 흑인대학과 소수인종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원하는

변화하는 미국의 기부 생태계 <2> 불경기 속 혼합기부 증가…사명 뚜렷한 단체에 기부 몰린다 팬데믹과 경기 침체, 정부의 예산 삭감이 겹치며 미국 비영리단체들은 혹독한 시험대에 올랐다. 그러나 후원자들의 선택은 달랐다. 규모나 오래된 전통보다, 위기 속에서도 방향을 분명히 지키는 단체를 찾아 기부했다. 미국 비영리 전문 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가 2021~2023년 개인·재단·기업의 기부 데이터를 바탕으로 발표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America’s Favorite Charities)’ 100대 순위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 매체는 “불확실성의 시대일수록 사명에 충실하고, 후원자에게 우리가 어떤 변화를 만들 수 있는지 설득하는 황금률이 강조된다”고 분석했다. ◇ “사명에 충실한 단체가 살아남는다” 기빙USA에 따르면 같은 기간 미국 개인 기부는 23% 늘었지만, 상위 기관들의 증가율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상위 100곳 중 절반 이하인 46곳만이 23%보다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18곳은 오히려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조직의 연혁이 아니라, 사명의 일관성이 생존을 좌우했다”고 분석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플랜드페어런트후드(Planned Parenthood·29위)다. 트럼프 행정부 2기에서 낙태 관련 법이 강화되고 공공의료보험 환급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정치적 압박이 이어졌지만, “여성의 생식권과 건강권은 타협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유지했다. 정부 보조금 지급이 중단됐음에도 같은 시기 개인 후원은 오히려 급증했다. 레오라 한서 모금 최고책임자는 “이런 시기에 침묵은 통하지 않는다”며 “사명을 회피하는 단체는 결국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고 말했다. 세인트주드 어린이연구병원(St. Jude Children’s Research Hospital·2위)도 마찬가지다. ‘모든 아동에게 무상치료를 제공한다’는 단일 사명 아래, 치료 과정과 가족 이야기를

변화하는 미국의 기부 생태계 <1> 유나이티드웨이 23% 급감, 사마리탄스퍼스·컴패션 등 ‘현장형 단체’ 두 자릿수 성장 코로나19 팬데믹과 전쟁,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미국의 기부 생태계가 재편되고 있다. 비영리 전문매체 크로니클 오브 필란트로피(Chronicle of Philanthropy)는 지난 7일(현지시각) 2021~2023년 개인·재단·기업 기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America’s Favorite Charities)’ 100곳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단체별 순위뿐 아니라, 팬데믹 이후 5년간의 기부 흐름과 정치·경제·문화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조사 결과, 전통적 대형 기관의 성장세는 둔화된 반면, 재난·보건 분야를 중심으로 현장 중심의 단체들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 ‘미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자선단체’ TOP10 2021~2023년 평균 모금액을 기준으로 한 상위 10개 단체는 ▲유나이티드웨이(1위) ▲세인트주드 어린이연구 병원(2위) ▲구세군(3위) ▲YMCA(4위) ▲컴패션 인터내셔널(5위) ▲미국 소년소녀클럽(6위) ▲해비타트포휴머니티(7위) ▲스텝업포스튜던츠(8위) ▲미국 적십자(9위) ▲사마리탄스퍼스(10위) 순이다. 순위권에는 100년 넘은 전통 단체들이 여전히 강세를 보였다. 유나이티드웨이, 구세군, YMCA, 미국소년소녀클럽, 미국 적십자 등은 모두 19세기에 설립돼 미국 시민사회의 근간을 형성한 기관들이다. 반면 2000년 설립된 ‘스텝업포스튜던츠(Step Up for Students)’는 교육 장학 지원을 주력으로 하는 단체로, 10위권 중 유일한 2000년대 설립 기관이다. 특히 코로나19와 전쟁, 기후 위기 등 복합적 위기가 기부 흐름을 재편한 것으로 보인다. 오랜 역사와 전국적 네트워크를 지닌 유나이티드웨이(1위)는 ‘직장 내 모금’ 기반이 약화되며 2018~2020년 평균 대비 모금액이 23% 급감했다. 반면, 사마리탄스퍼스(10위)·컴패션인터내셔널(5위) 등 재난 대응 및 빈곤 지역 지원 등 현장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단체들은 오히려 두 자릿수 성장세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