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8조원 또 기부…게이츠 재단 등 5곳에 1236만 주 기부

누적 기부액 82조원 넘어

미국의 ‘투자계 거물’로 불리는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또다시 대규모 기부에 나섰다. 버핏은 자신이 보유한 버크셔 해서웨이 주식 1236만 주(약 60억 달러·8조 원 상당)를 게이츠 재단을 포함한 5곳의 자선재단에 기부했다. 2006년부터 이어온 연례 기부 중 단일 규모로는 최대다.

이번 기부로 버핏의 누적 기부액은 600억 달러(약 82조 원)를 넘겼다. 기부는 5개 재단에 분산됐으며, 이 중 가장 큰 수혜자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가 전 부인 멀린다와 함께 설립한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이다. 해당 재단은 글로벌 보건, 교육 기회 확대, 빈곤 퇴치 등 국제적 이슈 해결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버핏은 이 재단에만 943만 주를 기부했다. 게이츠 재단은 2000년 설립 이후 세계 최대 민간 자선재단으로 성장해, 매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지원 사업을 집행하고 있다.

남은 293만 주는 버핏의 가족 재단에 분배됐다. 먼저, 사별한 첫 부인의 이름을 딴 수전 톰슨 버핏 재단은 94만 주를 받았다. 이 재단은 여성의 재생산권, 모성 건강, 가족계획 등 젠더 이슈에 집중하고 있으며, 저소득층의 고등교육 접근성 지원도 병행하고 있다.

버핏의 세 자녀가 각각 운영하는 하워드 G. 버핏 재단, 셔우드 재단, 노보 재단도 각각 66만 주씩 기부받았다. 하워드 G. 버핏 재단은 식량 안보, 분쟁지역 개발, 인신매매 근절 등 글로벌 이슈 해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셔우드 재단은 유아교육 및 저소득 아동 지원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노보 재단은 여성 권리, 원주민 공동체, 성평등 및 구조적 불평등 해소 등 포괄적인 사회변화 프로그램에 투자해왔다.

버핏은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돌려주겠다”는 철학을 줄곧 밝혀온 인물이다. 그는 이번 기부 이후에도 버크셔 해서웨이 지분의 13.8%를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 해서웨이는 시가총액 약 1조500억 달러(한화 1443조 원)에 달하는 투자·보험 지주회사로, 본사는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 있다.

한편 버핏은 지난달 초, 내년 1월 1일을 기점으로 CEO직을 그레그 에이블 부회장에게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사회 의장 직함은 유지할 예정이다.

이번 기부 이후 버핏의 순자산은 약 1520억 달러(207조 원)에서 다소 줄어들며, 포브스 기준 세계 부호 순위도 5위에서 6위로 한 단계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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