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2억 개의 비영리 뉴스레터가 ‘읽지 않음’을 벗어나려면

후원자 사로잡는 비영리 뉴스레터의 비밀<4·끝>

뉴스레터 제작 플랫폼 스티비의 ‘2023 이메일 마케팅 리포트’에 따르면, 2020년 1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2년 동안 발송된 이메일의 총 발송 성공 수는 19.6억 건이었다. 이중 비영리 단체의 뉴스레터 발송량은 전체의 9.7%에 해당하는 1억9000만 건으로, 업종별 발송량 3위에 달한다.

그러나 비영리단체의 뉴스레터 메일을 열어보는 ‘오픈율’은 13.7%, 메일 본문 내 링크를 클릭해 연결한 페이지로 이동하는 ‘클릭률’은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약 2600만 건을 제외한 1억6400건은 모두 읽히지도 않는 것이다. 뉴스레터에 연결해 둔 링크까지 열어보는 건 100명 중 1명에 불과했다.

/스티비의 ‘2023 이메일 마케팅 리포트’ 갈무리

구독자가 기다리는 비영리 뉴스레터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뉴스레터’라는 창구를 통해 새로운 기부자를 발굴하고, ‘진짜 팬’을 만들고 있는 강소 비영리단체 ‘십시일방’, ‘점프’, ‘비투비’가 말하는 ‘비영리 뉴스레터 운영 팁(Tip)’을 정리했다.

성과 위주의 정리보다는 스토리 중심으로

이호영 십시일방 대표는 “업무협약 체결 소식 등 성과 위주의 정리는 이제 식상하다”며 “기부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다시 얘기할 만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 자체가 재미있어야, 메시지도 확산된다.

송수니 점프 그룹장 또한 “단체마다 성과를 소통하는 여러 전략이 있겠지만, 지금은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 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전했다.

‘구독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생각하라

송수니 점프 그룹장은 “뉴스레터를 비롯한 콘텐츠는 읽는 사람이 뭘 원하는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후원자가 우리 단체에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고, 궁금해 하는지 알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김소정 비투비 매니저 또한 “한두 명이라도 좋으니 먼저 뉴스레터를 통해 어떤 것을 알고 싶은지 물어봐야 한다”고 전했다. 비투비는 구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뉴스레터를 구독하는 이유’와 ‘뉴스레터에서 기대하는 것’에 대해 물었다. 이처럼 구독자 대상 설문조사 등의 도구를 통해 기존 뉴스레터를 잘 꾸려나가고 있는 것인지 점검하고, 앞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지 고려할 수 있다.

동정심 유발에는 거부감이 따른다

김윤지 비투비 대표는 “대상자 가족을 특정한 시선으로 바라보며 일을 하지 않는다”며 “지원 대상자 사례를 공유할 때는 최대한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서술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영 십시일방 대표는 “너무 감성적인 것 같으면 가족에게 원고 검수까지 요청한다”며 “지원 대상자의 이야기를 상품화하듯 쓰거나, 과하게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습을 보이면 큰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눈길을 끄는 제목이 오픈율을 결정한다

은초롱 점프 대표는 “어쨌든 읽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본인이 흥미로운 게 있어야 클릭한다”고 말했다. 점프의 경우 오픈율과 함께 클릭률도 고려한다. 이에 따라 링크 연결 버튼에 넣을 내용도 ‘눌러보고 싶게’ 짓는다. 은 대표는 “눈길을 끌지만 기분이 나빠지는 제목은 안 된다”며 “우리의 주요 메시지가 왜곡되지 않는 제목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영 십시일방 대표는 뉴스레터 제목을 지을 때는 ‘카피라이터’가 된다. ‘꿈을 꾸었다고 말했다’, ’십시일방에 새로운 생명이 찾아옵니다!’, ’오늘 아침에는 없는 번호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모두 십시일방 뉴스레터의 제목이다. 어디에서 보낸 몇 번째 뉴스레터인지는 적지 않고, 노래 가사나 책 제목을 인용해 짓는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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