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7월 30일(금)

“유권자와 ‘젊치인’이 만나면 정치가 바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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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

지난달 17일 서울 창전동 사무실에서 만난 박혜민 뉴웨이즈 대표는 “정치에 기대할 수 있는 장면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뉴웨이즈의 차별성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박창현 사진작가

 “‘젊치인’이 오면 깨워주세요.”

비영리단체 ‘뉴웨이즈(New Ways)’가 기획한 ‘누울자리 캠페인’ 문구 중 일부다. 지난달 온라인 공간에서는 MZ세대들 중심으로 ‘정치 놀이’가 한바탕 벌어졌다. 장소는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잔디밭. 참가자들은 가상공간에서 캐릭터와 드러눕고 싶은 자세를 선택하고, 정치권에 바라는 메시지를 내거는 방식으로 온라인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국회 앞에 드러누운 사람은 1600여명에 이른다. 이들의 한가지 염원은 ‘젊치인(젊은 정치인)’의 등장이다. 2030세대가 가볍게 즐기는 이번 정치 캠페인은 20대 청년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창전동 뉴웨이즈 사무실에서 만난 박혜민(28) 뉴웨이즈 대표는 “만 40대 미만 청년인구는 전체 유권자의 34%에 이르는데 기초의원 중에는 6% 수준에 불과하다”면서 “정치는 시민을 대변하고 사회를 조정하는 역할을 해야 할 텐데, 지금 정치는 사회 구성원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웨이즈는 만 40세 미만의 젊은 정치인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지지세력을 만들어주는 비영리 임의단체다. 지난 2월 설립 이후 시민과 젊은 정치인을 연결하고 이들의 정치 활동에 힘을 보탠다. 설립 6개월차에 상근 활동가 2명과 프리랜서 활동가 1명에 불과한 소규모 신생 단체지만 누울자리 캠페인을 비롯해 ‘젊치인’ ‘캐스팅매니저’ 등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면서 MZ 세대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덕분에 지난달 아산나눔재단의 ‘비영리스타트업 성장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되기도 했다.

뉴웨이즈는 일반 정당과는 다른 방식으로 후보자를 선정한다. 바로 ‘캐스팅매니저’ 제도다. 캐스팅매니저는 일반 시민이 가입해 뉴웨이즈에 직접 정치인을 추천할 수 있다. 나이만 맞는다면 당적은 상관없다. 뉴웨이즈는 추천받은 정치인의 가치관 등을 검증한다. 이후 ‘차별과 혐오에 묵인하지 않기’’대화를 포기하지 않기’ 등 몇 가지 조건에 동의하는 후보자를 뉴웨이즈가 해당 지역구의 캐스팅매니저들과 이어준다. 박혜민 대표는 “캐스팅매니저들은 젊은 정치인들의 후원자이자 선거캠프에서 함께 활동할 수 있는 동료”라며 “정치적 기반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들의 지지세력이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6개월간 모집한 전국 캐스팅매니저는 1900여명에 달한다. 이 중 90%가량이 2030세대다. 조만간 정치인들이 지역 유권자들인 캐스팅매니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젊치인 네트워크’도 열 계획이다.

“캐스팅매니저는 뉴웨이즈의 핵심입니다. 많은 젊은 정치인들은 공천을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소위 ‘라인’을 탈 수밖에 없어요. 그곳의 지지층은 두껍고, 청년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지지층이 없거든요. 하지만 유권자들이 ‘청년 정치인을 지지한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면 어떨까요. 젊은 정치인들은 자신감이 생길 것이고, 당도 유권자의 목소리는 쉽게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캐스팅매니저의 역할이 바로 청년 정치인들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겁니다.”

뉴웨이즈는 캐스팅매니저나 젊은 정치인들을 위한 교육이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주 1회 캐스팅매니저들에게 기초의회처럼 일반 시민에게 생소하면서도 기초적인 정치 지식을 가르쳐 주는 뉴스레터인 ‘도미노학습지’, 현재 기초의원으로 활동하는 청년 정치인들의 활동을 들어보는 ‘젊터뷰’ 등이 있다. 지난달에는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정당별 청년 공천 약속 이행 수준, 기초의원의 성별·나이 등 다양성 분포를 조사해 알리는 ‘선젊포고’ 캠페인도 벌였다.

박혜민 대표가 뉴웨이즈를 설립할 때 주변의 반응은 하나였다. “너 답네.” 고등학생 시절에는 청소년 인권단체 ‘아수나로’에 들어가 활동했고, 사회문제에 대한 관심은 사회학 전공으로 이어졌다. 졸업 후 개인의 경험을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연결해 정보격차를 없애는 소셜벤처 ‘위즈돔’에 들어갔다. 이어 다양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소셜벤처들을 지원·육성하는 임팩트 투자사 ‘소풍벤처스’로 일자리를 옮겼다. 박 대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는 욕심은 계속해서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일을 해보니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의 종착점은 ‘정치’였다. “여러 경험을 겪다 보니 결국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를 건드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현재 기초의원의 나이나 성별이 편향되기도 했고 직접 뛰어들기보다 내가 잘하는 방식으로 정치를 바꿔보자고 생각했어요.”

뉴웨이즈는 지난달부터 2022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젊은 정치인 후보를 공개 모집 중이다. 모집된 후보자 수는 벌써 120명을 넘었다. 목표는 기초의회 의석의 20%를 젊은 정치인으로 채우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정치를 ‘먼 이야기’라고 느낍니다. 정치는 ‘남 일’이 아니라 우리 삶에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도구인데 말이죠. 대중들이 잘 모르는 기초의회는 바로 우리 일상에 밀접해 있습니다. 나라 전체보다는 지역의 일을 먼저 바꿔보자는 생각이에요. 지역 정치인을 먼저 바꾸고, 일상을 바꿔본다면 정치적 효능감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김선영 청년기자(청세담 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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