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브랜드 공공공간
특별함은 언제나 눈길을 끈다. 빠르게 변화하는 패션 시장은 더욱 그렇다. 하지만 OOO간(이하 ‘공공공간’) 브랜드는 다르다. 공공공간은 봉제 공장이 가득찬 ‘창신동’에서 ‘공유, 공감, 공생’을 모토로 잡은 슬로우 패션 브랜드다. 이들은 빠르게 입고, 쉽게 버려지는 것은 거부한다. 모든 디자인은 ‘제로 웨이스트(자투리 원단을 최소화하거나 남는 원단이 없도록 옷을 제작하는 방식)’를 기반으로 한다.
“정말 이해할 수 없는 특별한 디자인이 많아요. 저희는 단순히 멋있는 것이 아니라 이유가 있는, 궁극적으로 사회적 가치가 담긴 디자인을 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2011년, 순수예술을 전공한 미대생이었던 신윤예(31)·홍성재(34)씨는 창신동에 ‘공공공간’이라는 조그만 의류 브랜드 샵을 열었다. 동대문과 가까운 창신동은 한때, 봉제 산업의 메카였다. 하지만, 봉제 공장이 해외로 이전하며 소외 산업 지역으로 변해갔다. 이들은 공동화된 지역에 새로운 일거리를 만들며, 창신동 재생 산업의 중심으로 뛰어들었다.
“지역에서 어떤 임팩트를 만드는 게 도움이 될까 고민을 많이했습니다. 결국은 제품을 잘 만드는 게 가장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옷을 만드는 방식뿐 아니라, 소외 산업 지역을 재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봤어요.”
셔츠를 시작으로, 가방, 앞치마까지 제품의 영역을 확대했다. 이 제품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철학은 ‘슬로우 패션’. 소비자들이 제품을 오래 쓰길 바라면서 화려하지 않은 색을 사용했고, 제품에 기능을 더해 쓰임새가 많도록 만들었다.
공공공간은 제품을 통해 더 나은 세상을 위한 삶의 태도를 제안하고자 한다. “브랜드라는 건 멋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뭘 지향한다’와 같은 방향성인 것 같아요. 결국, 좋은 디자인이라는 게 지금 시대에 어떤 삶을 사는 게 좋을 지에 대한 고민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자인 철학을 바탕으로 저희가 추구하는 가치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브랜드가 되고 싶어요. 지역에 도움이 되는 건 물론이고요.”
이화영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5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