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수)

노인 지하철 택배에 IT 접목…이동 거리 7.2km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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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다인 두드림퀵 대표

이다인 대표는 노인 지하철 택배의 동선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소셜벤처 ‘두드림퀵’을 설립했다. /지가영 청년기자

평일 오전 지하철을 타면 꽃바구니를 든 노인들을 만날 수 있다. 노인 지하철 택배 기사들이다. 만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지하철 무료 승차가 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해 생겨난 일자리로, 오토바이를 이용한 퀵 배송보다는 느려도 배달 비용이 더 저렴하다. 꽃이나 케이크 등 외부 충격에 예민하고 당일 전달이 필요한 물품들이 주로 노인 지하철 택배를 통해 배송된다. 택배 기사는 배송 출발지로 이동해 물품을 수령한 후 고객이 요청한 배송지에 전달한다. 하지만 택배 기사가 집에서 가까운 거리의 주문을 두고도 먼 곳까지 찾아가 물품을 받아오는 식의 동선 낭비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택배 주문 배정 과정에서 기사의 거주지가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드림퀵’은 노인 지하철 택배의 동선 비효율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된 소셜벤처다. 위치 기반 자동 배정 기술을 도입해 주문이 들어오면 물품 픽업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의 시니어클럽 혹은 노인 택배 기사에게 주문을 전달하는 체계를 만들었다. 이다인(21) 두드림퀵 대표를 인터뷰했다.

위치 자동 배정과 길 찾기 앱으로 비효율 개선

“노인 지하철 택배는 기사들이 한 장소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출발하는 구조였습니다. 예를 들어 관악구에 거주하는 택배기사가 노원구에서 출발하는 주문을 수행하기 위해 지하철을 타고 1시간 이상을 이동하는 식이었죠. 택배기사도 지치고 주문 수행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회 동아리인 ‘인액터스’ 학생들은 지하철 노인 택배의 동선 비효율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9년 10월 ‘두드림퀵’을 설립했다. 서울 지역 9개의 시니어클럽 및 어르신 일자리 기관과 협업을 맺고 IT를 접목한 통합 시스템을 구축했다. 택배 주문이 들어오면 픽업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역의 시니어클럽 혹은 택배 기사에게 주문이 도달하게 하는 방식이다. 관악구에서 출발하는 주문은 관악시니어클럽에, 노원구에서 출발하는 주문은 노원시니어클럽에 자동으로 배정된다. 배송이 완료되면 요금의 5%를 수수료로 받는다.

이다인 대표는 “위치 기반 자동 배정 기술 덕분에 택배 기사들의 이동 거리가 평균 7.2km 단축됐고, 픽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23분가량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두드림퀵이 개발한 앱은 주문 정보와 동선이 큰 글씨로 제공돼 노인 택배 기사의 업무를 돕는다. 택배 기사는 앱을 통해 주문을 확인한 후 수락 혹은 거절을 선택할 수 있으며, 앱에 내장된 지도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환경(API)을 활용해 터치 한 번만으로 이동 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픽업 완료와 배송 완료 시에는 앱에서 버튼을 눌러 배송 진행 단계를 두드림퀵 팀과 공유한다.

“노인 택배 기사는 앱을 능숙하게 활용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이 있었어요. 그래서 어떤 업체도 앱을 활용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앱 기반으로 배송 관리를 하는 곳은 여러 지하철 택배 업체 가운데 두드림퀵이 유일합니다.”

택배 선결제 도입단계별 배송 현황 제공

기존 지하철 택배는 전화로 주문을 접수받았다. 요금은 기사가 배송 완료를 누르는 시점에 확정됐고 현금 결제만 가능했다. 이 때문에 체계적으로 주문이 기록·관리될 수 없었고, 불투명한 가격 책정으로 고객과 택배 기사가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벌어졌다.

두드림퀵은 이런 충돌을 줄이기 위해 고객이 두드림퀵 홈페이지에서 주문지 정보와 배송지 정보를 입력하면 배송 요금이 자동으로 안내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고객이 선결제를 통해 주문을 넣기 때문에 택배 기사는 배송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 또 예전에는 택배 기사가 고객에게 전화해 위치를 알렸지만, 현재는 배송 단계별 알림톡이 고객에게 자동 전달된다.

이 대표는 “당일 배송 수요는 점점 커지고 있다”면서 “두드림퀵은 각 지역에 있는 시니어클럽과 연계해 150명 이상의 택배 기사를 확보했다”면서 “서류, 꽃, 부품, 액세서리, 베이커리 등 배송 품목이 다양해지고 있는 만큼 서울 및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사업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노인 문제 핵심으로 고독과 빈곤이에요. 노인의 역할이 축소되고 사회와 단절되는 모습을 보면 너무 안타까워요. 노인 고독문제와 빈곤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일’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을 통해 사회 참여와 근로 소득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두드림퀵은 노인 지하철 택배 사업을 넘어 노인 일자리 플랫폼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모두 노인이 됩니다. 노인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은 중요합니다. 노인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일으키고 싶습니다. 그들이 충분한 경제적 수익과 일의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합니다. 노인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지가영 청년기자(청세담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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