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방 월세 30. 진짜 X 충격이다. 눈물이 자꾸 난다.”
유튜브에 올라온 ‘월세 30만원 미만 저렴한 서울 원룸 실체’라는 제목의 영상에 붙은 댓글 중 하나다. 특히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영상 공개 5개월만에 조회 수 160만회를 기록했고, 댓글은 6500개나 달렸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부동산 가격 폭등은 청년들의 주거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2020년 서울시 복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인구 중 1인 가구 비율은 33.3%로 전체 가구에서 가장 크다. 1인 가구 중에는 특히 청년 비율이 높다. 소득이 없는 대학생들이 기숙사에 머무는 비율도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지난해 일반대 기숙사 수용률은 22.4%, 전문대 기숙사 수용률은 15.1%에 불과하다. 삶의 기반인 주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청년들은 원치않은 이유로 도시를 떠돌고 있다.
주거문제, 청년이 모여 해결합니다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해 당사자들이 연대하고 있다. 지난 2014년 출범 이후 7년째 청년주거권 보장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협동조합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이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현재 435명의 조합원과 260명의 입주 조합원, 그리고 16곳의 달팽이 집을 운영하고 있다. ‘달팽이 집’이란 청년 주거 불안정을 해소하기 위한 비영리 주거모델이다. 달팽이집 5호에 거주하는 A씨는 “그냥 잠만 자는 데가 아니라 정말 ‘집’이라는 데 살고 싶었다”면서 “이곳에서는 내가 집을 돌본다는 느낌이 들어 즐겁다”고 말했다.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비영리 주거모델 사업뿐만 아니라 주거 제도개선에 앞장서 청년주거권 보장과 청년 주거 층 불평등 완화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7월 12일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거기본법 개정안에도 힘을 보탰다. 개정안에는 최저주거 기준의 적용 대상을 모든 거처로 명확하게 함으로써 비적성 주거 전반을 포괄하고 있다. 최저주거 면적은 1인 14㎡에서 25㎡로 대폭 상향하고, 추상적이던 주거의 구조·성능 및 환경안전 기준을 구체화했다. 방 이외의 시설을 공유하는 거처인 공유주택이나 고시원, 기숙사 등의 유형에는 별도의 기준을 설정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이 경우에도 1인이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의 최소 면적은 10㎡로 했다. 이러한 기준은 그 타당성을 5년마다 재검토하도록 했다. 특히 전통적 가족 중심으로 설정된 기준을 동반생활자로 변경해 다양한 가구구조 현실을 반영하도록 했다. 지수 민달팽이유니온 위원장은 “생명을 위협하는 문제를 사회가, 행정이, 이제는 정말로 책임지고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면서 “집답지 않은 집을 개선하기 위한 목소리를 꾸준히 낼 것”이라고 했다.
디자인으로 도심 속 주거문제를 해결합니다
공유 주거는 주거문제 해결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른다. 공유주거란 개인 공간은 따로 마련하고, 주방·거실 등은 공유하는 형태를 뜻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공유주거 시장 규모는 200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수요에도 그간 주택법상 공유 주거에 대한 명확한 법적 기준은 없었다. 하지만 지난 5월 31일 대한상공회의소 샌드박스 지원센터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한 ‘산업 융합 샌드박스 심의위원회’에서 공유 주거 하우스에 대한 임시 허가를 결정했다. 한 세대 안에서 다수가 사는 셰어하우스와 유사하지만 개인 공간이 있다는 점과 영화관, 운동시설, 거실과 주방 등 다양한 커뮤니티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세대 내 공간구성을 침실 3개까지 허용하고 개인 공간을 최소 7㎡를 충족하도록 했다.
규제 샌드박스로 MGRV의 공유 주거 하우스가 임시허가 승인을 받게 됐다. MGRV는 도심 속 주거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코리빙 브랜드 ‘맹그로브’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종로구 수인동의 ‘맹그로브 숭인’에 이어 최근에는 동대문구 신설동에 311세대 규모의 두 번째 지점 ‘맹그로브 신설’을 공개했다. 기존 호텔 건물을 개보수 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러한 건물 개보수를 통한 주거 마련이 청년 주거문제 해결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경기연구원 관계자는 ”기존 주택을 매입 또는 고쳐 공공과 민간 협업을 통한 신개념 임대주택 공급하는 사업이 주거 문제 해소의 새로운 대안이 될 것“고 했다.
최성민 청년기자(청세담1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