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1일(수)

“문자통역을 넘어 청각장애인 삶의 질을 개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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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원진 에이유디(AUD) 이사장

코로나19 팬데믹 전만 해도 대학 내 청각장애인 학습권은 보장되는 편이었다. 일부 학교에선 자체적으로 대필 도우미 학생을 선발해 청각장애인 학생과 나란히 앉아 대필 화면을 함께 보는 것으로 청각장애인을 지원했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으로 대부분의 강의가 비대면으로 전환되면서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강의엔 그 어떤 서비스도 지원되지 않는다. 청각장애인 학생들은 강의를 들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17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박원진 에이유디(AUD) 이사장은 “장애인만을 위한 서비스로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면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문자통역 서비스도 모두를 위한 ‘유니버설 디자인’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달 17일 서울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에서 만난 박원진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은 “단순한 문자통역 서비스 제공을 넘어 사회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영역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지원 청년기자

문자통역이 유니버설 디자인이 되기까지

사회적협동조합 에이유디는 유니버설 문자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쉐어타이핑’를 제공한다. 문자통역사가 청각장애인 옆에서 같은 화면을 봐야만 했던 불편을 해소한 온·오프라인 서비스다.

특히 코로나 이후 비대면으로 진행하는 기관 행사나 화상 회의 플랫폼 줌(zoom)에서 진행되는 강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이를테면 화상회의 플랫폼상에서 자막 지원 기능이 없더라도 쉐어타이핑을 이용하면 속기 웹페이지와 회의 영상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기존 문자통역 서비스는 통역사들이 현장에 가야만 했어요. 오프라인 강의 같은 경우에는 청각장애인 학생과 대필 도우미가 나란히 앉아야만 했죠. 가까운 친구와 함께 수업을 들을 수도 없지요. 쉐어타이핑이라는 이 플랫폼 하나로 언제 어디서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부여받았다는 사실이 중요한 거예요.”

문자통역은 직장에서도 활용된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는 근로지원인 지원사업 중 하나로 청각장애인 근로자를 위한 문자통역을 에이유디에 위탁 운영하고 있다. 통역을 담당하는 문자통역사는 에이유디의 조합원이다. 기관에서 서비스를 요청하면 통역사를 파견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직장을 다니는 청각장애인에게는 큰 도움이지만 중증의 경우에만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아쉬운 지점입니다. 아직 문자통역 서비스는 권고일 뿐이고 법적 근거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어요. 관련 법이 없는 상황에서 민간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궁극적인 목표는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

에이유디는 청각장애인의 의사소통 외에도 청각장애인의 사회참여에 관한 미션도 가지고 있다. 지난 2014년 법인 설립 당시 사회적협동조합 형태를 선택하게 된 계기도 청각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서였다.

“당사자가 적극적으로 목소리 낼 수 있으려면 협동조합이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부 조직은 대의원 형태로 구성돼 있는데 생산자, 소비자, 후원자, 직원 조합원 등의 목소리를 대의원이 대변해요. 각자의 목소리를 내고 투표를 통해 조합을 운영합니다. 조합원 수도 260명 정도 됩니다.”

박원진 이사장에겐 직원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고 청각장애인들이 자유롭게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목표도 있다. 그는 “복지관은 아무래도 사업 중심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모이기 어렵다”면서 “소속이 없어도 오고 싶을 때 올 수 있는 커뮤니티가 있어야 당사자 참여가 활발하게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기금 후원 등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에이유디가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청각장애인의 삶의 질 개선’이에요. 주변에선 음성인식 기술의 정확도가 점차 높아지면서 문자통역을 사람이 하지 않는 날이 올 수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그건 큰 문제가 아니에요. 그때쯤 청각장애인들이 새롭게 마주하는 불편을 해소하는데 에이유디가 역할을 하면 되니까요. 청각장애인의 삶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기관으로 자리매김해서 적극적으로 지원해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신지원 청년기자(청세담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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