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19일(금)

“중고 옷 입기, MZ세대의 재미있는 문화로 자리 잡으면 좋겠어요”

[인터뷰] 정주연 다시입다 대표

정주연 다시입다 대표는 의류의 생산과 소비 과정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기 위해 나섰다. 그는 “나아가 젊은 세대가 중고 의류 교환을 재밌는 문화로 즐기게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다시입다 제공

‘패션 산업’은 전 세계에서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산업 2위다. 정주연 대표가 이끄는 ‘다시입다’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업이다. 중고 옷 입기 문화를 확산하고 의류 쓰레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지난해 서울시 NPO지원센터의 4기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에 선정된 이후 온·오프라인 활동을 확대해가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정 대표는 “최근 제로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옷 과소비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에 대해서는 무지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과거 번역가로 일하며 유럽에서 일어나는 환경과 관련된 사례들을 접했다. 당시 유럽에서는 젊은 세대가 의류쓰레기의 심각성을 알리는 환경운동을 주도하고 있었다. 감명을 받은 정 대표는 사람들이 환경을 위한 행동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직접 나섰다. 특히 환경 문제를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뜻이 맞는 사람들과 ‘다시입다 캠페인’을 시작했다.

다시입다 연구소는 의류교환 행사 ’21%파티’를 개최하고 의류 제로 웨이스트 관련 포스터 관람, 교환한 옷을 리폼하는 업사이클링 워크숍 등을 진행했다. “이 행사 참가자 대부분이 20~30대 여성이었어요. 다시입다 인스타그램 팔로어의 90%도 2030세대죠. 처음에는 그냥 안 입는 옷을 처리하러 오는 분이 많았어요. 물론 환경적 가치에 큰 뜻을 두고 오신 분도 꽤 계셨죠.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환경의 가치를 넘어서 의류 교환 자체가 재밌는 문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참가자들은 의류교환 행위에 순수한 흥미를 느끼고 있었어요. 더 예쁘고 마음에 드는 옷과 교환하려고 몇 시간씩 기다리기도 했죠. 별생각 없이 참여한 행사였는데, 의류 쓰레기가 이렇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지 몰랐다고 하시는 분도 많았어요.”

21% 파티에서는 옷을 내놓으면서 입은 횟수, 언제 이 옷을 만나게 됐는지 등을 써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의류소비를 함부로 하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전한다. 정 대표는 “기존 중고의류에 대한 선입견도 많이 줄어든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돈을 쓰지 않고도 물건을 가져가는 ‘교환’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제게 큰 의미로 다가왔어요.”

다시 입다 연구소의 궁극적인 목표는 더 많은 사람에게 의류의 생산·유통·처리 과정에서 얼마나 환경이 파괴되는지, 그 심각성을 알리는 것이다. 오프라인 행사 개최 외에도 지속가능한 의생활 패션과 환경의 상관관계 구체적인 의류 제로웨이스트 실천 방법 활용할 수 있는 어플이나 서비스 소개 관련 서적·영화를 다루는 잡지와 카드뉴스 제작 등을 하고 있다. 의류교환 툴킷을 제작하는 등 더 쉽고 재밌게 중고의류를 교환하는 방법도 알린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의류 관련 해시태그 운동을 포함한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젊은 세대에게 환경 문제에 대한 인사이트를 전달하고, 중고 의류 교환을 하나의 문화로 확산시키고 싶어요. 전국에서 동시에 열리는 중고 의류 교환 파티도 꿈꾸고 있답니다!”

주민정 청년기자(청세담12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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