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태성 케어링 대표
창업 3년만에 기업가치 1000억원을 돌파한 예비사회적기업이 있다. 이른바 ‘예비유니콘’에 등극한 요양서비스 전문기업 케어링이다. 요양보호사를 고용해 방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규모 방문요양센터를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시킨 케이스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의 케어링 사무실에서 만난 김태성 대표는 “방문요양으로 출발해 지금은 어르신들이 직접 센터를 찾아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는 ‘통합재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요양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무채색 이미지에서 벗어나 피부와 네일 관리도 받을 수 있는 ‘케어링 커뮤니티케어'(이하 커뮤니티케어)라는 공간을 조성하려고 한다”고 했다.
-커뮤니티케어가 구체적으로 뭔가요?
“지역별로 있는 주간보호센터와 비슷합니다. 요양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은 크게 요양보호사를 수요자에게 보내주는 ‘방문요양센터’, 기존 거동이 가능한 어르신들을 맞이하는 ‘주간보호센터’로 나뉩니다. 커뮤니티케어는 이 두 가지 서비스를 통합적으로 제공하는 겁니다. 대부분 지역의 센터들은 영세하기 때문에 각 분야 전문가를 꾸릴 여력이 없어요. 주간 보호만 해도 인력이 늘 부족하거든요. 케어링 커뮤니티케어는 기존의 주간보호센터들보다 대규모로 운영하기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도전할 수 있습니다.”
-요양서비스의 규모화로 얻는 장점이 또 있을까요.
“기존의 주간보호센터를 연결해서 서비스 질을 상향평준화할 수 있습니다. 지역 곳곳을 살펴보면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센터는 많아요. 예를 들어 광주의 한 센터에서는 요양보호사들이 어르신들 피부 마사지랑 네일을 해드렸는데, 어르신들 반응이 무척 좋으셨어요. 굉장히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긴 어렵잖아요. 요양서비스를 규모화하면 우수 케이스를 전국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의료 서비스도 필요할텐데요.
“커뮤니티케어는 지금까지 전국 10곳에 설치됐는데, 모두 인근 병원과 제휴를 맺어 어르신들의 건강 관리까지 맡고 있어요. 양질의 주간보호를 제공하면서 병원 동행 서비스, 식사 배달 서비스 등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반응은 어떻습니까.
“센터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근육 감소로 인한 고민을 해결한 분이 있었습니다. 처음 오셨을 때는 지팡이 없으면 못 걸으셨는데, 센터에서 제공하는 여러 프로그램을 하면서 근력 운동도 하고, 식사도 제때 챙겨 드시니까 언젠가부터 부축받지 않아도 혼자 거동하시는 거예요. 일반적으로 방문요양은 3시간 정도만 케어할 수 있지만, 주간보호센터는 8시간 동안 이용할 수 있으니까 활동량도 늘어나는 거죠.”
-방문요양에서 통합서비스까지 확장한 계기가 있나요?
“요양 산업에 도전해보라는 권유를 받은 시기에 요양보호사인 작은어머니께서 급여에 대한 불만이 크다는 걸 알게 됐어요. 요양보호사의 처우가 개선되면 더 높은 질의 돌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당시 방문요양센터 대부분이 수기로 작업하더라고요. 이걸 자동화해서 확보한 운영비용으로 시급을 올릴 수 있었죠. 그렇게 방문요양을 제공하면서 ‘좋은 돌봄’이 무엇일지 계속 고민했어요. 그러다 돌봄 공백이 많아질 예정이니 더 많은 어르신을 케어할 수 있도록 주간보호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주간보호뿐만 아니라 방문 요양, 방문 목욕 등을 모두 제공하는 게 가장 이상적인 형태라 판단해서 통합재가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어요.”
-어르신들께 어떤 의미를 가진 장소가 되기를 바라시나요?
“개인적으로는 센터가 ‘스타벅스’ 같은 장소로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스타벅스가 특유의 분위기 때문에 어떨 땐 집보다 편하게 느껴져요. 또 서비스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든 지점을 직영으로 운영하잖아요. 사람들은 스타벅스를 집과 직장 그 사이의 제3의 공간이라고 하는데, 주간보호센터는 어르신들의 두 번째 집이라고 생각해요. 때론 집보다 더 편한 곳으로 느끼게끔 센터 수준을 높이고 싶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뭔가요?
“어르신들의 쉐어하우스 격인 ‘유니트 케어’에 대해 구상 중입니다. 시니어 시장에서는 요양원과 실버타운의 사이 단계가 없어요. 실버타운으로는 대부분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없고 건강한 분들이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실질적으로 후기 고령자들은 갈 때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요양원에 입소하실 정도는 아니지만 조금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과 함께 주거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려고 합니다. 시니어와 관련한 문제는 예상이 아니라 확정된 미래지만, 막연하게 다가오니 방치돼 있는 경향이 커요. 문제는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될 것이고, 지금은 막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한 시점이에요. 지금부터라도 최대한 인프라를 구축해서 세대 갈등 문제까지 예방하고 싶습니다.”
김은미 청년기자(청세담14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