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7일(화)
“사회적약자도 불편 없도록… ‘포용사회’를 디자인합니다”

[인터뷰] 김병수 미션잇 대표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 혁신을 위한 디자인·미디어 소셜벤처 ‘미션잇’을 설립했다. 미션잇은 사회적약자를 위한 ‘포용력 있는 디자인’을 제작한다. 유니버셜 디자인(Universal Design),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 등 장애 유무나 나이, 성별을 떠나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나 공간을 디자인한다는 것이다. 미션잇은 현재 매거진 ‘MSV’ 출판, 인클루시브 디자인에 기반을 둔 제품·공간 디자인, 통합 디자인 워크숍 등을 진행 중이다. 지난 7월 27일 서울 서초구 미션잇 사무실에서 김병수(36) 대표를 만났다.

지난달 27일 만난 김병수 미션잇 대표는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션잇 제공
지난 7월 27일 만난 김병수 미션잇 대표는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미션잇 제공

-삼성전자 제품디자이너가 사회적약자를 위한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시각장애인 마라톤 가이드러너 자원봉사활동이나 방글라데시 단기선교 등을 통해 사회적약자의 삶에 대해 고민해보게 됐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직 포용력 있는 사회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장애에 대한 인식이 미진하고, 인클루시브 디자인도 보편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국이 포용력 있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촉진제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주는 가치가 심미적인 것에만 있는 게 아니라 실제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좋은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

-구체적으로 미션잇은 어떤 활동을 하는가?

“미션잇은 다양한 사용자를 포괄하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기반으로 리서치나 제품, 공간 디자인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주요 고객층은 사회적기업이나 제조업 관계자, 디자이너, 공공사업 운영자 등이다.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수단 중 하나가 매거진 ‘MSV(Magazine for Social Value)’다.”

-MSV는 주로 어떤 내용을 다루는지?

“MSV는 사회적 가치를 위한 잡지다. 디자이너나 개발자가 실무에 반영할 수 있도록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잘 표현한 해외 사례나 리서치, 미션잇이 직접 발굴한 디자인 등을 잡지에 실었다. 현재 3호까지 발간됐는데, 1호에서는 모빌리티(Mobility)를 주제로 장애인의 이동권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을 소개했다. 2호는 장애인이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지, 3호는 장애아동과 비장애아동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놀이터를 공간 디자인으로 제시했다. 다양한 독자층을 고려해 대중성과 전문성을 살렸고, MZ세대한테도 인기가 많다.”

지난해 미션잇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플레이포올(play for all)’ 체험형 전시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특수 제작된 고강도 지관(종이 파이프)을 연결한 놀이 조형물을 비치했다. /미션잇 제공
지난해 미션잇은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플레이포올(play for all)’ 체험형 전시를 개최했다. 전시에는 특수 제작된 고강도 지관(종이 파이프)을 연결한 놀이 조형물을 비치했다. /미션잇 제공

-잡지를 발간하는 과정에서 조사와 분석은 어떻게 이뤄지는가?

“주로 사용자 인터뷰를 많이 진행한다. MSV 3호를 준비하면서 장애아동의 부모님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그들은 특별한 무언가를 원하지 않았다. 그저 비장애 아동이 노는 것처럼 장애아동도 똑같이 놀 수 있는 놀이 환경을 원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플레이포올(play for all)’ 체험형 전시를 개최하기도 했다.”

-정확히 어떤 전시였는지 궁금하다.

“‘플레이포올(play for all)’은 모두를 위한 놀이공간으로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놀 수 있는 놀이터다. 특수 제작된 고강도 지관(종이 파이프) 171개를 연결한 놀이 조형물을 비치해 아이들이 오르락내리락 뛰어놀 수 있도록 했다. 파이프 안에서 숨바꼭질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전시 기간에 40~50여명의 아동이 다녀갔다. 장애아동도 즐겁게 뛰어노는 모습을 보니 정말 뿌듯했다.”

-미션잇의 활동이 사회에 얼마나 영향을 미친 것 같나?

“기존에 한국 사회에서 잘 사용하지 않던 ‘인클루시브 디자인’ ‘포용력 있는 디자인’ 등의 용어가 많이 보편화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또 MSV 잡지를 준비하면서 만나는 여러 사회적약자들의 반응이 미션잇 활동에 의미를 부여한다. MSV 3호에 소개된 놀이 공간 디자인 관련해서는 한 발달장애아동 부모가 ‘더 나은 사회가 된 것 같다’는 피드백을 남겨주기도 했다.”

-앞으로 미션잇의 계획은?

“미션잇은 직접 디자인한 제품이나 공간을 보여주는 것 외에도 인식의 변화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또 국내 프로젝트뿐 아니라 해외 프로젝트도 진행할 예정이다. 개발도상국 현지 소재를 활용한다면 지속가능한 아동 놀이공간을 디자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밖에도 시니어, 영유아, 임산부 등이 더 편리하게 제품, 공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디자인을 고안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다.”

이지선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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