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은퇴 시니어는 새 직장서 활력 찾고, 기업은 고급 인력 활용”

“출근하는 월요일이 가장 싫다.” “사직서 품고 회사 다닌다.”

매일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 ‘일하는 것’에 대해 질문하면 가장 흔히 돌아오는 답변이다. 대부분은 긍정적인 말보다 부정적인 말이 앞선다. 이러한 현상은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인식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됐다. 전국 만15~59세 직장인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기 퇴사’ 및 ‘정년’ 관련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10명 중 7명(71.9%)은 평소 퇴사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은퇴 시니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

시니어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당장 생계를 위한 목적을 넘어 자아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일을 찾는다. 중장년층의 생애주기에 맞는 통합지원을 진행하는 ‘서울시50플러스재단’에 지난 한 해 접수된 일자리 상담 건수는 2만3017건에 이른다. 이들이 은퇴 이후 다시 일하기 위해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는 뭘까?

서울시50플러스재단은 시니어에 적합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고, 은퇴 이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중장년층이 보다 체계적으로 삶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주요 지원 사업은 생애설계 상담, 교육, 일자리 연계, 사회공헌 활동 등이다. 재단 관계자는 “최근 들어 시니어의 일에 대한 욕구가 커지는 추세라 재단 내 상담과 교육 등의 서비스도 새로운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는 방향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단을 통해 ‘사회적경제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이형결(61)씨는 스스로 직장에서의 은퇴를 결정했지만, 다시 일하고 싶다는 생각에 재단을 찾았다. 그는 “일은 곧 정체성을 찾아가는 것”이라며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자 다른 사람과 유대 관계를 가질 수 있는 방식”이라고 했다.

“일을 할 때엔 여러 사람과 교류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울 수 있지요. 스스로 성장도 확인할 수 있어요. 잘하면 잘하는 대로, 못하면 못하는 대로 느끼는 게 있으니까요. 일을 많이 하면 고달프고, 일이 없으면 괴롭습니다. 은퇴 이후 재단을 통해 다시 일하게 되면서 모든 것을 충족할 순 없고, 삶은 고달픔의 연속이라는 사실을 배웠습니다.”

최근 이씨는 출근할 수 있는 몸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운동도 시작했다. 그만큼 그에게 일이 갖는 의미는 크다.

개인에 따라 은퇴 이후의 삶은 다를 수 있다. 휴식기를 가질 수도 있고, 다시 일하기 위해 재정비 기간을 가질 수도 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 관계자는 “은퇴 시니어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은 휴식도 일할 때 의미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는 특정 중장년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지난 2016년 서울시에서 정책을 설계하기 위해 중장년 실태조사를 한 결과, 공통으로 ‘불안하다’ ‘일하고 싶다’ ‘갈 곳이 없다’ 등으로 답했다.

현재 재단에서 운영 중인 ‘서울50+ 인턴십 사업’은 현장 노하우를 쌓은 중장년층이 인력난을 겪는 중소기업, 사회적경제기업, 지역기업 등에서 인턴십을 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은퇴 시니어는 새로운 직장에서 활력을 찾고, 기업은 고급 인력을 활용할 수 있다. 인턴십 프로그램 이후 실제 취업으로 이어진 경우도 있다.

재단에 따르면, 전에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중장년층도 많다. 대표적으로 복지 분야에서 중장년층이 도움을 주는 일자리 프로그램인 ‘서울시 50+ 보람일자리 사업’을 통해서다. 전문성보다는 프로그램 참여자의 의지와 관심이 중요하다. 참여자들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고 이야기한다. 재단의 상담 서비스가 개인적인 어려움에 큰 위로로 다가와, 다른 이에게 상담을 통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결심을 하고 관련 역량을 길러 보람일자리로 목표를 실현한 사례도 있다.

이예리 청년기자(청세담1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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