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2016 서울숲마켓①] 이야기를 담은 그릇, 사람과 사람을 잇다

핸드메이드 리빙브랜드, 공기핸디크래프트

복제의 시대다. 공장에서 찍어내는 제품들에서 생산자의 삶과 이야기는 배제된 지 오래다. 전 세계의 생산자들과 일년 째 테이블웨어를 만들어 온 윤하나(37, 사진) 공기핸디크래프트(이하 ‘공기’) 대표는 수공예를 대안으로 삼았다. 손으로 직접 만든 그릇이라면 멈췄던 생산자와 소비자의 대화를 다시 흐르게 할 수 없을까? ‘엄마가 간다’, ‘미스터 뿌뚜’, ‘시간의 결’. 제품명만 들어도 그릇에 어떤 맛있는 이야기가 담겨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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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나 대표가 합정동에 위치한 쇼룸에서 ‘엄마가 간다’ 바스켓을 선보이고 있다 / 전길중 청년기자

“공산품에 익숙하신 분들께는 하자가 있는 것처럼 보일 수 있죠.
제품들이 균일하지 않으니까.”

윤 대표의 말과 달리 쇼룸에 비치된 제품들은 흠잡을 데 없었다. 방글라데시 간다 지방 여성들이 촘촘히 엮은 ‘엄마가 간다’ 바스켓은 한눈에 봐도 튼튼해 보였다. 원목을 깎은 볼에 코코넛 껍질을 하나하나 붙여 만드는 ‘시간의 결’ 우드볼도 독특한 매력을 자아냈다. 현지의 전통기술과 공기의 디자인이 함께 빚어낸 작품들이다.

“현지 전통기술과 생활방식을 존중하는 게 원칙이에요. 한국 소비자들이 눈이 높고 또 실용적인 걸 좋아하잖아요. 그런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을 고려해 디자인도 바꿔보고, 현지 생산자들과 조율을 계속하죠.” 공기는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과테말라의 공정무역 생산자 단체와 협력해 제품을 생산한다. WFTO(국제공정무역기구) 인증 단체에 중에서 생산자를 선택한 후, 논의를 통해 제품 디자인을 결정한다.

자연스레 제품에 만든 이의 삶과 이야기가 배어든다. 나무그릇 라인 ‘미스터 뿌뚜’는 17년째 목공예를 업으로 삼아온 인도네시아 생산자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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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뿌뚜’ 제품 라인의 토피볼 / 공기핸디크래프트 제공

공산품에 비해 생산도 오래 걸리고 운송비용도 비싸 어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이 제품의 매력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영혼’이 담긴 그릇이라는 점이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을까요? 그런데 저희 브랜드를 통해서는 전 세계에 있는 소규모 생산자들과 지구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점을 피부로 느낄 수 있어요. 이런 특별한 제품들, 다른 곳에서 보신 적 있으세요?”

전길중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5기) 

✔ 오는 5월 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코워킹 스페이스, 카우앤독에서 제2회 ‘서울숲마켓’이 열린다. 소비의 품격을 높여줄 봄날의 축제, 그곳에서 ‘공기크래프트’의 제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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