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무대에 태양광, 이케아엔 수선소…‘콜렉티브 임팩트’의 진화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판을 키우는 협력<1>
대·중견기업 공간·물류망에 사회혁신 기술 더해…지속가능한 협력 구조 실험 

기후위기와 돌봄 공백, 청년 자립과 같은 사회문제는 한 기관의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기업의 인프라와 사회적경제조직의 현장 전문성, 대학과 공공기관의 인적·제도적 자원을 결합하는 협력 모델이 주목받는 이유다. <더나은미래>는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2026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에 참여한 주요 프로젝트를 통해 민관 협력이 사회문제 해결과 지속가능한 사업 모델로 이어지는 과정을 6편에 걸쳐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 주

K팝 콘서트장에 태양광 스마트 쉼터를 설치하고, 이케아 매장 안에 재봉 서비스 공간을 연다. 이는 기업이 보유한 인프라에 사회적경제조직의 기술과 서비스를 결합한 협력 사업이다. 기업의 일회성 기부나 정부의 단기 지원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대·중견기업과 사회적경제조직, 대학, 지방자치단체가 공동 사업으로 풀겠다는 시도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2026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이 현장 실증에 들어갔다. 올해는 기후변화 대응, 돌봄 사각지대 해소, 지역 활성화 분야에서 총 21개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이 가운데 기업 협업을 중심으로 한 주요 6개 프로젝트에는 총 2.25억 원이 투입되며, 현장 실증은 2026년 4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된다. 

기업은 공간과 물류망, 판매 채널 등을 제공하고 사회적경제조직은 기술과 현장 네트워크를 투입한다. 대학과 공공기관, 비영리기관은 인력 양성과 참여자 모집, 정책 연계를 뒷받침한다. 이 과정에서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은 참여 기관을 연결하고 협력 구조를 설계하는 ‘백본(Backbone·중추지원조직)’ 역할을 맡는다. 

◇ 폐유니폼 순환·청년 창업…‘사회문제 해결 생태계’ 구축

이번 사업의 가장 큰 목표는 개별 프로젝트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사업 종료 후에도 협력이 지속되는 ‘사회문제 해결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김성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회가치연계팀장은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는 한 기관의 노력만으로 지속적인 변화를 만들기 어렵고, 일회성 사업비 지급은 지원이 끊기면 협력도 함께 끝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사업은 ‘얼마를 지원했는가’보다 ‘얼마나 지속가능한 협력 구조를 만들어냈는가’를 가장 중요한 성과 기준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참여 기관들은 기획 단계부터 ‘상용화·자립화 로드맵’을 함께 설계했다. 현장 실증을 통해 사업성을 확인한 뒤, 정식 계약이나 가맹점 확대, 다른 공공사업 연계 등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향후 계획을 마련해 둔 것이다.

이케아 코리아는 예비사회적기업 업클로스, 연성대학교와 함께 매장 내 재봉 서비스 거점과 순환형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매장에서 판매된 커튼과 쿠션 커버 등 홈패브릭 제품을 수선해 사용 기간을 늘리고 섬유 폐기물을 줄이는 사업이다. 이케아는 고객 접점과 공간을 제공하고, 사회적경제조직과 대학은 수선 기술과 인력을 맡는다. 이케아는 올해 재봉 서비스를 국내 5개 전 매장으로 순차 확대할 예정이다.

용마로지스와 예비사회적기업 쉘코퍼레이션은 전국 물류망과 원단 복원 기술을 결합해 폐유니폼을 굿즈로 되돌리는 자원순환 모델을 실증하고 있다. 유은진 쉘코퍼레이션 대표는 “이번 협업으로 자원순환의 최대 난제인 ‘균질한 원료 수급’을 해결하고, 자원순환의 전 과정을 한 번에 실증하고 있다”며 “향후 이 과정을 표준화해 다른 기업과 공공기관 등으로 폐섬유 자원순환을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년 자립 분야에서는 대표적으로 CJ온스타일과 협동조합 굿스니저가 자립준비청년의 상품 기획과 판매를 지원한다. CJ온스타일은 MD·PD 멘토링과 파트너사 온그리디언츠를 통한 상품 개발,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인프라를 제공하고, 굿스니저는 참여자 모집과 교육·상담을 맡는다. 이들은 향후 자립준비청년이 멘토링을 통해 기획·개발한 ‘청년사장 루키즈ON 에디션’을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방송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윤재은 CJ온스타일 법무·컴플라이언스팀 부장은 “사회적경제조직의 밀착 지원을 결합해 청년들이 직접 소득을 창출하는 ‘자립 근육’을 키우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기업이 해결 과제를 먼저 제시하고 사회적경제조직이 해법을 제안하는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모델도 추진된다. 대표 사례는 YG엔터테인먼트와 파주해시민발전협동조합이 조성하는 이동형 태양광 쉼터 ‘솔라캐노피’다. 공연·행사 현장의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을 줄이기 위해 YG엔터테인먼트가 과제를 제시하고, 파주해시민발전협동조합이 맞춤형 솔루션을 제안했다. 기존처럼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이 지역 의제를 발굴해 참여 기관을 연결하는 방식에서 나아가, 기업과 사회적경제조직이 문제를 함께 정의하고 해법을 검증하는 사업 파트너로 협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 3년간 74개 프로젝트 실행, 외부 자원 18.6억 원 유치 

2023년 시작된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은 지난 3년 동안 민간과 공공, 사회적경제조직을 잇는 협력 경험을 축적해왔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에 따르면 3년간 611명의 관계자가 협력체계에 참여해 총 515건의 사회문제 해결 과제를 발굴했고, 이 가운데 74건을 실제 프로젝트로 실행했다. 

공공 예산 외에 기업과 참여 기관이 투입한 자원은 총사업비 50.4억 원 가운데 37%인 18.6억 원이다. 공공 지원금을 마중물로 삼아 민간 자원을 끌어들이면서 사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사업을 통해 지난 3년간 돌봄·복지 분야에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받은 경기도민은 3892명이다. 특히 2025년에는 74개 기관이 참여해 도민 1491명에게 돌봄과 기후 대응 서비스를 지원했다. 폐디지털기기와 폐섬유 재활용을 통해 감축한 온실가스는 66만6320㎏CO₂eq로 집계됐다. 도내 7개 지역에서 추진한 지역 활성화 사업에서는 약 5600만 원의 직접 매출이 발생했다.

김성근 팀장은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지원 방식을 ‘지원-협력-자립-확산’의 선순환 구조로 설명했다. 김 팀장은 “사회적경제조직을 단순 지원 대상이 아닌 혁신적 문제 해결의 주체이자 플랫폼으로 본다”며 “공공 자원을 마중물 삼아 민간과 현장이 대등한 파트너로 성장하고, 사업 종료 후에도 지자체 정책이나 교육청 사업 등으로 협력이 이어지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궁극적으로 기업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사회적경제조직은 성장의 기회를 얻으며, 도민은 삶의 변화를 체감하는 생태계를 지향한다”며 “2026년 사업에서 검증된 우수 모델이 경기도 31개 시·군을 넘어 전국으로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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