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 주간브리핑] 재고 의류가 옷장으로…자본·법·AI로 넓히는 사회문제 해법

이번 주 <더나은미래>는 자원과 전문성을 연결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현장을 조명했다. 패션 재고를 청년 자립 자원으로 바꾼 협업 사례와 인구·기후·AI 전환에 대응하는 임팩트 자본의 역할, 기후위기 대응에 나선 공익변호사의 활동을 살펴봤다. 사회적가치 생태계가 주도하는 SOVAC의 변화와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필란트로피 전략도 조명했다. 9월 7일부터 11일까지 주목할 만한 주요 기사 5편을 정리했다.

◇ 무신사 재고 5만8000점, 청년 자립 돕는 옷장으로

판매되지 못한 의류가 취약계층 일자리와 공익기금으로 전환되고, 일부는 은둔·고립 청년을 위한 옷장으로 재탄생했다. 무신사와 기빙플러스가 추진한 ‘무한대 프로젝트’다.

무신사 스탠다드 등 11개 브랜드가 기부한 의류는 두 갈래로 순환됐다. 재사용할 수 있는 옷은 기빙플러스 나눔가게에서 판매해 취약계층 일자리와 공익사업 기금을 조성하는 데 활용했다. 재사용이 어려운 옷은 열과 압력으로 압축한 섬유 패널로 만든 뒤 업사이클링 옷장으로 제작했다.

완성된 옷장과 방한 의류는 은둔 경험 청년과 자립을 시작한 장애청년 등 15가구 22명에게 전달됐다. 윤은남 기빙플러스 ESG마케팅실장은 “무신사와 입점 브랜드의 재고 자원, 기빙플러스의 자원순환 인프라, 청년 작가의 디자인 역량, 청년 지원기관의 현장 경험을 결합한 프로젝트”라며 “패션 자원순환을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의 자립을 돕는 매개로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 인구·기후·AI 전환…임팩트 자본의 역할을 묻다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고베에서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 2026’이 열린다. 올해 주제는 ‘아시아의 세 가지 전환: 위험에서 기회로’다. 인구구조 변화와 기후위기, AI 전환 속에서 임팩트 자본이 맡아야 할 역할을 살펴본다.

D3쥬빌리파트너스와 일본 사회혁신투자재단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행사에는 한국과 일본,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임팩트 생태계 관계자 약 120명이 참여한다. 1995년 한신·아와지 대지진 이후 지역사회와 기업, 정부, 시민사회의 협력으로 재건을 이어온 고베에서 회복과 협력, 시스템 변화의 의미를 짚는다.

포럼의 주요 화두는 촉매자본이다. 초기 위험을 먼저 부담해 민간자본과 정책자금 등 후속 투자를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임팩트 투자사의 자금 조달과 LP와의 관계, 기후·해양경제·돌봄·젠더·지역재생 분야의 시스템 변화를 위한 투자 전략도 논의한다.

◇ “시민사회의 변호사는 법과 제도의 빈자리를 채우는 사람”

윤세종 플랜1.5 정책활동가·변호사는 시민사회 법률가의 역할을 “법과 제도의 빈자리를 찾아 채우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서울대 법대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하고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7년간 근무한 그는 2019년 기후솔루션으로 자리를 옮겼고, 2022년 기후 분야 공익법률단체 플랜1.5를 공동 설립했다.

윤 변호사가 공동대리인단으로 참여한 청소년 기후소송은 2024년 8월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었다. 이에 국회는 법정 시한을 6개월가량 넘긴 지난 8월, 2035~2045년 온실가스 감축률을 5년 단위로 명시한 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윤 변호사는 중장기 목표가 처음 법제화된 점을 평가하면서도 실제 정책이 감축 범위의 하한선에 맞춰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이제 감축목표를 실제 정책으로 옮기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공익변호사 생태계를 넓히기 위해서는 로스쿨의 공익법 교육을 강화하고 로펌·시민사회·정부·법원 사이의 경력 이동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그는 공익소송의 패소 비용을 낮추고, 단체의 독립성을 보장하는 재단 기부 문화를 조성하는 것도 과제로 꼽았다.

◇ SOVAC, SK의 행사에서 생태계 공동 플랫폼으로

김은정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회 부사장은 SOVAC의 출발점을 ‘사회문제 해결 주체를 연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각자 고군분투하는 주체들을 연결해 시너지를 내도록 돕는 것이 SOVAC의 출발점”이라며 “작은 기업들이 협업 기회를 얻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2019년 파트너 50개사와 관람객 4000명 규모로 시작한 SOVAC은 현재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의 핵심 콘텐츠와 의제를 이끄는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임팩트스퀘어와 MYSC 등 생태계 조직이 참여하는 ‘SOVAC 운영협의회’가 핵심 의제와 프로그램을 함께 결정한다.

올해 핵심 의제는 ‘로컬’이다. 지역균형발전과 일자리 문제를 연중 논의하고, 신생·소규모 조직을 알리는 도슨트 투어와 팝업 부스도 운영한다. 김 부사장은 “SK는 기업·정부와의 연결을 지원하는 조력자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며 “SOVAC이 생태계의 자생력을 키우는 거점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AI 시대 필란트로피, 돈 넘어 기술·인력 함께 투자해야

마리야 랄리치 구글닷오알지 아시아·태평양 총괄은 “앞으로 5년 안에 단일 기부자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자선 모델은 다자간 협업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면 비영리 조직과 기술 전문가, 정부가 자본과 기술, 인력을 함께 투입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AI 시대 필란트로피의 원칙으로 ‘기술에 투자’, ‘함께 투자’, ‘미래를 위한 투자’를 제시했다. 랄리치 총괄은 “AI는 한 번 만들고 끝나는 기술이 아니다”라며 장기 운영 계획을 세우고, AI 모델과 데이터셋을 디지털 공공재로 개방해 유지 부담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란트로피는 다른 주체가 감수하기 어려운 초기 위험을 먼저 떠안는 촉매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기부금 액수보다 자금과 기술을 얼마나 지혜롭게 엮어 생태계 전체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였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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