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금)

“여자 친구들끼리 마음껏 달리니 운동이 좋아졌어요!”

현대해상 사회공헌 프로그램 ‘소녀, 달리다’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인왕초등학교 체육관에서 ‘소녀, 달리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달리기 게임을 하고 있다. ⓒ더나은미래

지난 10일 오전 8시 서울 서대문구 인왕초등학교 체육관에 소녀들의 함성과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정규 수업 전 운영되는 특별 체육 프로그램 ‘소녀, 달리다’ 수업 현장. 한 시간이나 일찍 등교했지만 학생들의 표정에는 활기가 넘친다. 수업에 참여하는 A양은 “소녀, 달리다 수업이 있는 날엔 학교 가는 게 너무 기대된다”고 말했다.

‘소녀, 달리다’는 현대해상이 헬스케어 전문 기업 와이즈웰니스와 함께 2013년부터 7년째 진행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체육 활동에 소극적인 초등학교 여학생들의 신체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친구들과 함께 달리면서 신체 발달을 돕고 사회성과 자신감을 키울 수 있다는 게 프로그램의 장점이다. 프로그램은 일주일에 2회씩 12주 동안 총 24회 열리며, 매회 특정 주제가 제시된다. 이 주제에 달리기를 접목한 체육 활동을 하게 되는데, 토론과 글쓰기 수업도 병행된다. 2019년 1학기에는 수도권 소재 25개 초등학교 재학생 760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날 인왕초등학교에서 열린 프로그램의 주제는 ‘SBLR’. 또래집단의 압력에 대처하는 방법인 ‘STOP(멈추고), BREATH(호흡하고), LISTEN(듣고), REPLY(대답하다)’의 앞글자를 딴 것이다. 학생들은 석지혜 담당 강사의 설명을 듣고 또래 무리가 와서 특정 친구를 따돌리자고 제안할 때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를 직접 상황극을 벌이며 익혔다. 상황극을 마치고 나서는 팀별로 멀리 놓인 알파벳 S, B, L, R 카드를 하나씩 가져오는 달리기 게임이 진행됐다. 카드를 다 모은 팀은 팀원들끼리 손을 잡고 크게 “만세!”를 외치며 폴짝폴짝 뛰었다. 석 강사는 “아이들에게 ‘느려도 괜찮으니 규칙을 잘 지켜야 한다’고 늘 강조한다”면서 “친구들과 함께 목적을 달성하는 협업 정신, 그리고 공정하게 승부를 겨루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부모님의 권유로 프로그램에 참여한 4학년 B양은 “평소 운동을 안 좋아하고 체력도 약해서 체육을 싫어했는데 소녀, 달리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면서 운동이 좋아졌다”며 “처음엔 왕복 달리기를 1분에 40번밖에 못했는데 지금은 90개도 거뜬하다”며 웃었다. 여자 친구들과 마음껏 뛸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즐기는 학생들도 많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한민희 와이즈웰니스 팀장은 “대부분 체육 활동이 남학생 중심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여학생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될 수밖에 없다”면서 “여학생들끼리 서로 공감대를 형성하며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또 남학생과 여학생이 함께 체육 활동을 하며 경쟁할 경우 남학생들이 이기는 경우가 많아 여학생들이 운동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잃기 쉽다. 한 팀장은 “여학생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더 승부욕을 갖고 열심히 임한다”고 했다.

소녀, 달리다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와이즈웰니스 한민희 팀장은 “부모님 손에 이끌려 억지로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학생도 친구들과 함께 뛰어놀면서 점차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며 “평균 출석율이 90%를 웃돈다”고 설명했다. ⓒ더나은미래

덕분에 아침 일찍 시작되는 특별 수업인데도 평균 출석률은 90% 이상이다. 한 팀장은 “부모님 권유로 등록한 학생들도 처음에는 뛰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수업이 진행될수록 태도가 변한다”며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을 먼저 제안하기도 하는 등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

현대해상과 와이즈웰니스는 학생들이 보다 의욕적이고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수업때마다 자체 평가를 진행한다. 또 이를 바탕으로 서울대학교 스포츠과학연구소와 함께 커리큘럼을 개선해나가고 있다. 한 팀장은 “여학생들이 체육 활동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드는 데 ‘소녀, 달리다’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백수연·정은진 더나은미래 청년기자(청세담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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