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지백 더웨이브컴퍼니 대표
지방 인구 감소세가 심각하다. 이중 강원도의 지난해 소멸위험지역 수는 2010년보다 약 4배 늘었다. 강원도를 살리기 위해 발벗고 나선 소셜벤처가 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강원도만의 색을 느낄 수 있는 로컬 콘텐츠를 기획·운영한다. 주요 사업은 ‘로컬크리에이터’를 길러내는 것. 로컬크리에이터란 지역 문화와 자원을 비즈니스모델과 접목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창업가다. 더웨이브컴퍼니는 로컬크리에이터들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액셀러레이팅한다.
창업 3년차인 더웨이브컴퍼니가 액셀러레이팅한 로컬기업은 어느덧 68곳. 최근에는 행정안전부의 ‘청년마을만들기 공모사업’의 운영사로 선정돼 청년들이 강릉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강릉살자’ 프로그램도 진행 중이다. 지난달 16일 더웨이브컴퍼니가 운영하는 강원 강릉시 코워킹스페이스 파도살롱에서 “강원도의 로컬 콘텐츠를 키워 머물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최지백(30) 대표를 만났다.
더웨이브컴퍼니의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명은 ‘뉴웨이브’. 지역에 새로운 물결을 만들겠다는 의미다. 10주에 걸친 밀도 높은 교육과 코칭을 통해 지역 창업가와 로컬크리에이터의 성장을 돕는다. 로컬 비즈니스를 발굴하고 사업 모델을 만드는 법, 목표 고객과 시장을 선정하는 법 등을 알려준다. 사업에 뛰어드는 이들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치는 것이다.
최 대표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서는 “지역 특색을 살린 콘텐츠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역에 맞는 액셀러레이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지역 주민과 상생하고, 지역과 비즈니스를 연결할 방법을 찾습니다.”
뉴웨이브 참가 기업 중 한 곳인 산너미 목장은 평창에 66만㎡(약 20만평)의 흑염소 목장을 운영한다. 더웨이브컴퍼니로부터 공간 활용, 시설 설비 구성 등에 관한 컨설팅을 받은 후 연 매출이 약 3배 상승했다. 산너미 목장 외에도 비즈니스 개발, 마케팅 전략 수립 등에 대해 3개월 매니지먼트를 받은 4곳의 평균 월매출 증가율은 284%였다.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잠재된 기업 역량을 활용할 줄 몰랐던 것뿐입니다. 사업을 매력적으로 표현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돕는 게 저희 일이죠. 자립한 업체를 보면 제가 키운 자식처럼 뿌듯합니다.”
최 대표는 2018년 강릉에 처음 왔다. 평창올림픽으로 KTX 역이 들어서는 등 강릉이 이전보다 많이 발전한 상황이었다. 강릉도 창업할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 판단했다. 먼저 카페를 차리고 지역 분위기를 살폈다. 주변의 로컬크리에이터들과 친해지다 보니 지역의 소규모 행사와 프로젝트를 몇 번 주도하게 됐다. 그러다 강원창조경제혁신센터로부터 지역 청년창업 지원 사업인 LCA(Local Creator Acceleration) 운영 제안을 받았다.
“우연히 액셀러레이팅 사업을 맡으면서 투자를 제대로 받지 못해 어려움에 봉착한 로컬크리에이터들을 보게 됐어요. 문제는 인력이었습니다. 대부분 로컬크리에이터는 개인사업자로 사업을 시작해요. 사업이 잘되면 확장하려는 때가 오죠. 투자 유치도 시도하고요. 하지만 이를 도울 인력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안타까웠죠. 지역을 살려야 인력이 몰리고, 로컬크리에이터들도 다시 성장할 거라 생각했어요.” 지금은 더웨이브컴퍼니 자체적으로 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더웨이브컴퍼니는 청년들을 강원도로 끌어들이는 데도 집중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강릉살자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들이 강릉에서 좋은 기억을 가지고 애정을 붙일 수 있게 도와준다. 이들이 창업까지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더웨이브컴퍼니의 모든 사업은 지역 주민이 모두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파이를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이 공존하는 강원도를 만드는 것. 이게 저의 꿈이자 목표입니다.”
이지홍 청년기자(청세담12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