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코딩하고 알고리즘 공부하며 IT업계 ‘우먼 파워’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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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업계 여성 글로벌 네트워크 ‘위민후코드’ 서울 커뮤니티

지난달 23일, 서울 광화문 한 카페에서 만난 위민후코드 서울 커뮤니티 운영진. (왼쪽부터) 정유진, 김수정, 조혜선씨. ⓒ박창현 사진작가

지난 5월 25일 서울 강남구의 ‘구글캠퍼스서울’에 20~30대 여성 60여명이 모였다. IT업계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네트워크인 ‘위민후코드(Women Who Code, 이하 WWC)’ 서울 커뮤니티 발족식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WWC는 IT업계 여성들이 서로 교류하며 업무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결성된 글로벌 비영리 조직이다. 2011년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져 8년 만에 전 세계 20개국 60개 커뮤니티에 회원 약 19만명을 거느린 대규모 조직으로 성장했다.

발족식은 지난 5월에 치렀지만 WWC서울이 활동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3월이다. 2017년 서로 다른 IT기업에서 일하던 20대 여성 셋이 ‘서울에도 WWC 커뮤니티를 만들어보자’며 WWC본부에 메일을 보냈던 것이 계기가 됐다. 본부로부터 승낙 메일을 받고서 세 사람은 본격적으로 WWC서울 커뮤니티 만들기에 돌입했다. ‘IT업계 여성들의 일’을 주제로 한 커리어 세미나를 열고 국제 규모의 해커톤에 함께 참여하는 등 매달 다양한 행사를 열며 꾸준히 WWC서울을 알린 결과 1년 3개월 만에 회원 800여명을 모았다. 운영진도 창립멤버 3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지난달 23일 일반 회원으로 가입했다가 운영진에 합류한 김수정(28)·정유진(29)·조혜선(27)씨를 서울 광화문의 한 카페에서 만나 WWC서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세 사람은 현재 온라인 교육 플랫폼, 건강관리 앱 개발 스타트업, 블록체인 기술 기반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

회원 주도 스터디·코딩 모임, 해외 커뮤니티와의 교류 통해 성장

WWC서울 커뮤니티 회원들의 주요 소통 플랫폼은 페이스북 그룹 페이지다. 스터디 팀원 모집 공고, 교육 프로그램 소식 등 매일 다양한 글이 업데이트된다. 김수정씨는 “운영진이 활동을 따로 기획하지 않아도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머신러닝, 알고리즘 등 공부하고 싶은 주제로 스터디 모임을 꾸려 활동하고 있다”며 “이렇게 회원 주도로 다양한 모임들이 만들어지면서 WWC서울 커뮤니티가 조금씩 확장되고 있다”고 했다.

‘코딩하는 여성(Women Who Code)’ 네트워크 안에서만 가능한 번개 모임도 있다. 주말에 카페에 모여 각자 해야 할 코딩 작업을 하는 ‘모각코(모여서 각자 코딩)’다. 김수정씨는 “모각코 팀원을 모집하는 글들이 꾸준히 올라온다”면서 “회원들이 뭐든 함께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려고 하는 것 같다”고 했다.

공부나 소모임 모집 글 외에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 글들도 여럿 올라온다. 정유진씨는 “IT업계에 워낙 여성이 드물다 보니 같은 팀에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여성동료가 없는 경우가 많다”면서 “서로 고민을 나누고 조언하면서 소통의 갈증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WWC서울의 주요 역할 중 하나”라고 했다.

해외 WWC와의 교류도 활발하다. 문제가 생기면 해외커뮤니티 운영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주요 행사에 해외 커뮤니티 회원을 초대하기도 한다. 지난 발족식 행사에도 WWC 뉴욕과 런던 커뮤니티 회원들이 특별 강연자로 참석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경영 전략 책임자로서 어떻게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서울 커뮤니티 회원들과 공유했다.

본부 차원에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과 맺어놓은 파트너십을 활용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조혜선씨는 “WWC가 비영리 조직이다 보니 행사를 기획해 운영하려면 기업의 후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후원할 기업을 찾는 게 쉽지 않았는데, 본부와 파트너십을 맺은 기업의 한국 지부들이 나서줘서 무사히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5월 25일 열린 위민후코드 서울 커뮤니티 발족식에 특별 연사로 참석한 위민후코드 뉴욕·런던 커뮤니티 회원들이 자신의 커리어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위민후코드서울

“회원들 자신감·리더십 키워 IT업계 여성 임원 늘리는 게 목표”

WWC서울의 궁극적인 목표는 국내 IT업계의 여성 임원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WWC서울이 주목하는 것은 회원들의 ‘자신감 높이기’다. 세 사람은 “회원 중 자신의 실력을 과소평가하는 분들이 많다”며 “국제 행사에 우수 개발자로 초청됐는데도 ‘내가 왜 뽑혔을까’ 의심하고, 연봉협상을 할 때도 회사에 적극적으로 ‘내가 이렇게 일을 잘하고 있다’고 어필하지 못하는 분들을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

회원들의 자신감을 키우기 위해 WWC서울은 회원들이 발표자로 나서 자신의 업무 성과를 소개할 기회를 늘려갈 계획이다. 또 회사에서는 하기 어려운 프로젝트를 기획해 진행하거나 소모임을 이끌어가면서 리더십을 쌓는 경험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정유진씨는 “커뮤니티 안에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함께 활동하면서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성장하는 선순환구조를 만들어가고 싶다”면서 “앞으로 ‘한국의 여성 테크니션 커뮤니티’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 WWC서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백수연 청년기자(청세담 10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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