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CEO는 낮에는 웃지만 밤에는 운다”…‘CEO의 날’ 만든 손홍락 대표

[인터뷰] 손홍락 시이오파트너스 대표·월간CEO& 발행인“매년 10월 25일, CEO의 헌신과 도전 응원하는 날 되길” “CEO는 낮에는 웃지만 밤에는 운다는 말이 있습니다. 매출을 올리고 직원들의 급여를 챙기고 주주들의 기대에도 부응해야 하는 자리죠. 그만큼 외롭고 책임이 무겁습니다.” 손홍락 시이오파트너스 대표는 ‘CEO의 날’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월간 경제경영 전문지 ‘CEO&’을 발행하며 17년간 수많은 최고경영자(CEO)를 만나온 그는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들의 고충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기업의 성과와 경영자의 책임은 끊임없이 평가받지만, 정작 그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는 부족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탄생한 것이 매년 10월 25일을 기념하는 ‘CEO의 날’이다. 2024년 첫 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3회째를 맞은 CEO의 날은 기업 경영의 최일선에서 활약하는 CEO들의 노고를 격려하고 기업가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마련됐다. 손 대표는 “CEO의 날은 단순히 최고경영자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라 그들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하고, 도전과 성공을 함께 응원하는 날”이라며 “좋은 경영이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CEO의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영자의 외로움에서 출발한 ‘CEO의 날’ 손 대표가 CEO를 위한 기념일을 구상한 것은 월간 ‘CEO&’ 창간 이전부터다. 스승의 날, 근로자의 날 등 다양한 직업과 역할을 기념하는 날이 있지만, 기업 경영을 책임지는 CEO를 위한 날은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오랜 기간 경영자들을 인터뷰하고 교류하면서 이러한 생각은 더욱 확고해졌다. 손 대표는 “CEO들은 매출과 직원, 주주 등 여러 이해관계자를 책임지며 끊임없는 압박감 속에서 살아간다”며 “CEO들이 경영을 잘할 수 있도록 사회적으로 격려하고

“신생 재단이라 가능한 시도”…예강희망키움재단이 사각지대를 찾아가는 방식

2026 기업공익재단 리포트<10>[인터뷰] 양윤모 예강희망키움재단 사무국장마약 중독 회복 가정·이주배경 청소년 등 지원 공백 발굴스포츠·진로 교육 등 대상별 지원 방식도 도전 “초기 재단인 만큼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마약 중독 문제도 그중 하나입니다.” 양윤모 예강희망키움재단 사무국장은 최근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마약 중독 회복 가정 지원사업을 시작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재단이 올해 새롭게 주목한 대상은 마약 중독에서 회복 중인 당사자와 가족이다. 기존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영역에서 재단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은 것이다. 지난해 6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초대회장이 설립한 예강희망키움재단의 사업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기존 지원체계에서 충분히 다루지 못한 대상을 발굴하고, 대상자의 특성과 현장의 필요에 맞춰 지원 방식을 도입하는 것이다. 마약 중독 회복 가정부터 이주배경 청소년, 경계선 지능 아동까지 지원 대상을 넓히면서 치료비 지원과 교육·멘토링, 스포츠 활동 등 서로 다른 방식의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 기존 지원이 닿지 않는 곳을 찾다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100일의 약속’은 재단의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마약 중독에서 벗어나려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지원 대상으로 삼았다. 중독 문제를 당사자 개인의 치료에만 국한하지 않고, 가족의 회복까지 함께 살피겠다는 취지다. 양 사무국장은 회복 과정에서 3개월 이상 단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설명했다. 재단은 약 20가정을 대상으로 치료비뿐 아니라 가족 여행비 등 각 가정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해 단약을 지속할 동기를 제공할 계획이다. 사업은 전문기관과 역할을 나눠 운영한다. 마약

“빠르게 변하는 AI, 교육도 달라져야”…LG연암문화재단의 선택

2026 기업공익재단 리포트<8>[인터뷰] 최민호 LG연암문화재단 사무국장청소년 AI 교육과정 직접 개발…시청각장애인 등 교육 사각지대 지원도 “AI 기술은 하루가 다르게 변합니다. 그렇기에 AI 교육은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기업재단이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민호 LG연암문화재단 사무국장은 최근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청소년 인공지능(AI) 교육에 집중하게 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전문인력을 교육에 활용하면서, 빠른 기술 변화에 맞춰 교육과정도 유연하게 바꿀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LG연암문화재단의 교육사업은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하나는 LG그룹의 기술력을 활용해 청소년에게 AI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존 교육과 복지서비스가 닿지 않는 사각지대를 찾아 지원하는 것이다. ◇ 그룹 기술력 활용해 AI 교육과정 개발…매년 새롭게 개편 LG연암문화재단의 청소년 과학교육은 1987년 LG사이언스홀 개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9년 설립된 재단은 과학기술에 대한 청소년의 관심을 높이는 사업을 이어오다 AI 시대를 맞아 교육 영역을 확대했다. 2021년 부산, 2022년 서울 마곡에 체험형 교육기관 ‘LG디스커버리랩’을 열면서다. 최 사무국장은 “AI 시대에서 교육의 격차는 곧 미래 기회의 격차”라며 “AI 교육이 일부 영재만의 전유물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AI를 접하고 활용해 볼 기회 자체가 청소년의 미래 선택지를 좌우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다. LG디스커버리랩은 현재 서울과 부산에서 연간 3만3000명 이상의 청소년에게 무료 AI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학생들은 로봇지능·시각지능·언어지능·AI휴먼·데이터지능 등 다섯 분야를 체험하며 AI의 작동 원리와 활용 방식을 배운다. 도서·산간 지역처럼 교육시설을 방문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학교로 직접 찾아가는 ‘찾아가는

“공사기간만 줄이면 끝?”…日 건설 AI 스타트업, 왜 임팩트를 보기 시작했나

[인터뷰] 니시오카 다이호(西岡大穂) 원스트럭션 대표“중요한 건 데이터 효율보다 사회에 만드는 변화” “나중에 사업에 임팩트를 억지로 덧붙이는 것이 아니라, 사업이 성장하는 과정에 임팩트를 자연스럽게 녹여가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일본 건설테크 스타트업 ‘원스트럭션(ONESTRUCTION)’의 니시오카 다이호(Daiho Nishioka·西岡大穂) 공동창업자 겸 대표의 말이다. 원스트럭션은 건설 데이터를 정리·연결해 AI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최근에는 생산성뿐 아니라 노동환경과 환경에 미치는 변화까지 사업의 목표로 보기 시작했다. 2020년 설립된 원스트럭션은 건설산업에 쌓이는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문제에서 출발했다. 건설 현장에서는 설계·시공 정보를 디지털로 구현한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비롯해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지만, 형식과 품질, 처리 방식이 제각각이다. 원스트럭션은 이를 표준화하고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대표 제품 ‘OpenAEC’는 서로 다른 BIM 데이터의 품질과 호환성을 높여 활용을 돕는다. 최근에는 이렇게 정리한 데이터를 AI가 읽고 분석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과 제품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처음에는 데이터를 활용해 산업의 효율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사업을 이어가면서 질문은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할 것인가’에서 ‘그 효율화가 실제로 무엇을 바꾸는가’로 넓어졌다. 노동시간과 업무 부담을 줄여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설계·시공·유지관리 데이터를 활용해 비용과 공사기간,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에 주목했다. 니시오카 대표는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보다 그 효율이 어떤 변화를 만드는가”라며 “건설 데이터 표준화와 AI는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개발과 신규 사업에도 이런 관점을 적용하고 있다. BIM과 AI 활용의 문턱을 낮춰 특정 숙련자에게 의존하는 업무를

“13명 위한 사업도 합니다” SK행복나눔재단이 직접 사회문제를 푸는 이유

2026 기업공익재단 리포트<6>[인터뷰] 이보인 행복나눔재단 전략기획팀 본부장“지원 규모보다 실제 변화 중요…다른 곳이 풀기 어려운 문제에 집중” “전국에 점자 문제집이 필요한 학생이 13명이라고 해보죠. 몇 명이 이용하는지, 얼마나 큰 성과를 낼 수 있는지 따지기 시작하면 이런 문제는 해결하기 어렵습니다.” 이보인 SK행복나눔재단 전략기획팀 본부장은 최근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재단이 직접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수혜자가 적거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문제는 영리기업이나 소셜벤처도 접근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당사자에게는 일상을 좌우하는 절실한 문제라는 것이다. ◇ 사회혁신 생태계 지원에서 직접 문제해결로  2006년 설립된 SK행복나눔재단은 외부 단체를 지원하던 방식에서 2019년을 기점으로 직접 사회문제를 발굴하고 솔루션을 검증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 본부장은 “초기에는 사회적기업과 소셜벤처 등 사회혁신 생태계를 지원하는 데 많은 역량을 투입했었는데, 점차 사회혁신 영역에 진입하는 기업과 기관이 늘어났고, 재단 내부에서도 새로운 역할을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사회혁신 생태계에서도 수익성이나 규모 문제로 다루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며 “안정적이고 유연한 재원을 갖춘 기업재단이 다른 곳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문제를 먼저 풀어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세상파일’은 이러한 기조 아래 재단이 추진 중인 사회문제 해결 플랫폼이다. 구체적인 문제를 발굴해 해결 방법을 설계하고 현장 실험을 통해 효과를 검증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시각장애 아동 점자 문해력 교육, 휠체어 이용자를 위한 저상버스 탑승 예약 앱 ‘위버스’, 노인 치매 예방 인지훈련 등이 대표적인 사업이다. 출범 이후 현재까지 약 110억 원의 기업 기부금을 활용해

전 세계 배출 절반인데 기후투자는 16%…아태 시장 파고든 VCP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9·끝>[인터뷰] 케샤브 퓨리 VCP 매니징 파트너아시아 각 시장 살피고 현지 운용사 통해 기후테크 투자 “아시아·태평양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합니다. 새로운 기후테크에 계속 투자하는 동시에, 이 기술들이 아시아·태평양에서 실제로 쓰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비탈리티 캐피털 파트너스(Vitality Capital Partners·VCP)의 공동창업자인 케샤브 퓨리(Keshav Puri) 매니징 파트너는 지난 9월 17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 <더나은미래>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2024년 설립된 VCP는 아시아·태평양 기후테크에 투자하는 호주 기반 투자사다. 10~15개 기후테크 펀드에 출자하고 일부 기업에는 운용사와 함께 공동투자해, 약 200개 기업으로 포트폴리오를 넓힌다는 구상이다. VCP가 아시아·태평양에 주목한 배경에는 배출 규모와 투자 자금 사이의 간극이 있다. VCP 자료에 따르면 이 지역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의 51%를 차지하지만, 글로벌 기후테크 벤처캐피털 자금 가운데 유입되는 비중은 약 16%다. 이 같은 투자 방식에는 퓨리 매니징 파트너의 경험도 반영됐다. 그는 호주 벤처캐피털 OIF(Our Innovation Fund)와 연방정부 벤처캐피털팀을 거쳐 임팩트 투자사 Tripple에서 일하며 직접투자와 펀드 투자를 모두 경험했다. 기후 분야에서도 기업이 어느 나라에 있느냐보다 기술이 실제 어디에서 쓰일 수 있는지를 먼저 본다. 해외에서 개발한 기술도 현지 운용사가 아시아·태평양 시장에 들여와 적용할 수 있다면 투자 대상이 된다. 퓨리 매니징 파트너는 넷제로 달성에 필요한 해결책의 30~40%가 아직 개발이나 시제품 단계에 있다며, 새로운 기술을 발굴하는 동시에 이를 각 시장에 적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임팩트 자본이 막히는 곳을 찾고 위험을 감수합니다”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8>[인터뷰] 치 펀 히우 CIIP 디렉터연구부터 촉매자본·투자 연결까지…임팩트 시장 기반 만든다 “더 많은 자본이 임팩트로 향하려면 시장의 공백과 실패가 어디에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저희는 지식과 연구를 바탕으로 그 해법을 찾습니다.” 치 펀 히우(Chii Fen Hiu) 임팩트투자·실천센터(Centre for Impact Investing and Practices·CIIP) 디렉터는 지난 9월 17일 일본 고베에서 열린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에서 <더나은미래>와 만나 CIIP의 역할을 이같이 설명했다. CIIP는 싱가포르 글로벌 투자회사 테마섹에서 출발한 비영리 임팩트 투자 전문기관이다. 2026년 3월 말 기준 순포트폴리오가치가 5180억 싱가포르달러(약 550조 원)에 이르는 테마섹은 2007년 필란트로피 자산 관리를 위해 테마섹 트러스트를 설립했다. 이후 테마섹 트러스트는 임팩트 투자와 생태계 조성으로 활동 범위를 넓혔고, 2022년 CIIP를 세웠다. CIIP는 연구와 임팩트 측정·관리, 기업 육성, 투자자 연결 등을 통해 임팩트 투자 시장의 기반을 만든다. CIIP가 먼저 보는 것은 자본이 실제 투자로 이어지지 않는 지점이다. 투자 의향과 자금이 있어도 왜 기업과 사업으로 이어지지 않는지 살피고, 시장의 어느 단계에서 문제가 생기는지 짚는다. 대표적인 사례는 올해 발표한 ‘아시아의 기후 적응과 회복력(Climate Adaptation and Resilience in Asia)’ 연구다. CIIP는 테마섹, 인베스코 등과 아시아 자금 제공자 165곳을 조사했다. 이들의 운용자산을 합치면 1조 달러(약 1360조 원)가 넘는다. 관련 분야에 이미 투자하거나 진입을 검토하는 기관이 다수였지만, 실제 투자할 기업과 사업을 찾는 ‘파이프라인’ 부족이 주요 제약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진단에서 그치지 않았다. 아시아의

日 임팩트 투자 18조 엔 시대…“돈만 늘어선 사회문제 해결 못 한다”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7>[인터뷰] 아오야기 미쓰아키(青柳光昌·Mitsuaki Aoyagi) SIIF 전무이사시장 확대 넘어 ‘시스템 체인지’로…아시아와 경험 공유·협력 “임팩트 투자로 분류되는 자금은 늘고 있지만, 그것이 곧 사회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제는 문제가 어떤 구조에서 만들어지는지까지 들여다봐야 합니다.” 아오야기 미쓰아키(青柳光昌·Mitsuaki Aoyagi) 일본 사회혁신투자재단(Japan Social Innovation and Investment Foundation·SIIF) 전무이사(Vice Chair of the Executive Committee)는 임팩트 투자 규모가 커지는 것과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그가 강조한 해법은 문제가 반복되는 구조 자체를 바꾸는 ‘시스템 체인지(Systems Change)’다. 일본에서 이런 실험을 넓히는 동시에, 비슷한 사회문제를 겪는 아시아 각국과 경험을 나누고 협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본의 임팩트 투자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기시다 후미오 전 일본 총리는 2022년 ‘새로운 자본주의’ 기조 아래 스타트업과 임팩트 기업 육성을 강화했다. SIIF가 사무국을 맡은 GSG Impact JAPAN의 ‘2025년도 일본 임팩트 투자 현황 조사’에 따르면 일본의 임팩트 투자 잔액은 18조6531억 엔(약 160조73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조3514억 엔(약 11조6500억 원) 늘었다. 증가액의 약 65%는 주요 은행을 중심으로 한 상위 5개 기관에서 나왔다. SIIF는 2017년 일본의 임팩트 투자 시장을 키우기 위해 출범했다. 전신은 일본재단이 2014년 내부에 만든 사회적투자추진실이다. 현재 기업과 펀드에 직접 투자하고 금융기관의 참여를 넓히는 한편, 투자 경험을 시장 조사와 가이드, 정책 논의로 이어가고 있다. SIIF는 올해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와 함께 9월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고베에서 ‘2026 아시아 임팩트 나이츠(Asia Impact Nights)’를 공동 개최했다. 아시아를

“나는 효자가 아니었다” 영케어러를 세상 밖으로 끌어낸 조기현의 10년 

2인분의 삶, 홀로 선 나<2>[인터뷰] 조기현 N인분 대표스무 살부터 아버지 돌봄…“가족 일이라며 사회는 외면”책 출간 뒤 “나도 영케어러” 당사자들 세상 밖으로“불쌍한 아이 아닌 ‘돌봄 페널티’ 문제로 봐야” “가족을 돌보는 사람은 삶의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하는데, 왜 아무도 이걸 사회문제라고 이야기하지 않는지 억울했습니다.” 지난 9일 서울 더나은미래 사무실에서 만난 조기현(34) N인분 대표는 스무 살 무렵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아버지가 쓰러지면서 그의 20대는 또래들과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병원에서 수술과 치료 동의서를 작성하고 간병인을 구했다. 쌓여가는 병원비를 마련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도움을 구하려 사회복지과를 찾았지만 아버지도, 자신도 ‘젊다’는 이유 등으로 지원 대상에서 번번이 벗어났다.  더 힘든 것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할 ‘언어’가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언론이나 다큐멘터리 속 가족돌봄자는 수십 년 동안 가족을 헌신적으로 돌보는 효자·효녀의 모습으로 그려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조 대표의 현실은 달랐다. 아버지에게 화를 내기도 했고, 돌봄에서 도망치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나는 저런 사람이 아닌데, 내가 힘들다고 말해도 되나 싶었어요. 마치 가족을 끝까지 희생적으로 돌보는 사람이 아니면 이 문제를 말할 자격도 없는 것처럼 느껴졌죠.”  ◇ “아픈 사람은 많은데, 돌보는 사람 이야기는 왜 없을까”  조 대표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아버지의 치매 증상이 심해진 뒤 찾아왔다. 일을 하며 돌봄을 병행하던 어느 날, 혼자 있던 아버지가 큰 화상을 입었다. 조 대표는 “아픈 사람이 이렇게 많으니 분명 돌보는 사람도 많을 텐데 왜

“성과를 공유하고 다름을 이해할 때” 지속가능한 협력의 조건

[경기도사회적경제원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판을 키우는 협력<6·끝>글로벌 기업·사회적기업·대학, 서로의 강점을 잇다 “협력의 힘은 참여자의 수나 일률적인 노력보다, 서로 다른 활동을 어떻게 조율하느냐에서 나온다.” 2011년 미국 ‘스탠퍼드 소셜 이노베이션 리뷰(SSIR)’에서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개념을 정립한 존 카니아(John Kania)와 마크 크레이머(Mark Kramer)의 말이다. 이들은 각 참여자가 가장 잘하는 역할을 맡되, 다른 주체의 활동과 서로 보완되도록 조율하는 것을 성공적인 협력의 핵심 조건으로 제시했다. 경기도사회적경제원의 ‘2026년 사회환경 문제해결 지원사업’으로 추진된 이케아 코리아와 사회적기업 업클로스, 연성대학교의 협업은 이 명제를 현장에서 증명해 낸 사례다. 이케아 기흥점에서 시작된 협력 모델은 고양, 광명, 강동점으로 확대됐다. 이케아 코리아는 매장 공간과 고객 접점을 제공하고, 업클로스는 취약계층 인력을 채용해 의류·홈패브릭 수선 서비스를 운영한다. 연성대학교는 이들을 수선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교육을 맡았다. 사회공헌 사업 지원에 그치지 않고 수선 서비스를 이케아의 고객 서비스와 연결한 사업 구조다. 지난 11일, 이케아 광명점에서 김성근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회가치연계팀장, 오꽃별 이케아 코리아 매니저, 임선아 업클로스 대표, 강경희 연성대학교 패션디자인비즈니스과 교수가 만나 각 기관이 얻은 성과와 협업 조건을 논의했다. ―글로벌 기업과 사회적기업, 대학은 조직의 의사결정 방식이 다른데 이를 어떻게 조율했나. 임선아=“서로의 다름을 이해하는 과정이 가장 먼저 필요했다. 업클로스 같은 작은 조직은 저 혼자 결정하면 되지만, 글로벌 기업인 이케아는 내부 승인과 검토 절차가 훨씬 복잡하고, 조직 명칭조차 낯설었다. 반대로 이케아 역시 빠른 실행력을 중시하는 우리의 창업가 정신을 이해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형로펌 변호사가 시민사회로 간 이유…“필요한 법 만들기 위해” 

[인터뷰] 윤세종 플랜1.5 정책활동가·변호사 김앤장 7년 거쳐 비영리단체 설립…청소년 기후소송 헌법불합치 이끌어공익변호사 확충의 조건은 교육·재정 기반 마련 “일반적인 변호사가 이미 존재하는 법을 해석하고 지키도록 돕는다면, 시민사회의 변호사는 법과 제도의 빈자리를 찾아 채우는 사람입니다.”  지난 9일 서울 종로구 플랜1.5 사무실에서 만난 윤세종 정책활동가·변호사는 시민사회에서 일하는 법률가의 역할을 이렇게 설명했다. 법이 있는데도 지켜지지 않는 문제와 법 자체가 없어 발생하는 문제는 해법이 다르다. 전자에는 소송이나 법률 자문이 필요하지만, 후자에는 새로운 법과 정책을 만들고 이를 사회에 설득하는 사람이 필요하다.  윤 변호사가 일하는 플랜1.5는 2022년 설립된 기후 분야 공익법률단체다.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한다는 목표 아래 환경·기후 관련 소송과 정책 대응을 수행해왔다. 그는 시민사회를 ‘정부와 시장이 놓친 사각지대를 공론화하는 영역’으로 정의했다. 때로는 정부·기업과 대립하지만, 이러한 긴장이 사회를 균형 있게 만드는 견제 장치가 된다는 것이다.  윤 변호사가 처음부터 시민사회를 진로로 택한 것은 아니다. 서울대 법대와 법학전문대학원을 졸업한 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7년간 변호사로 일했다. 환경은 어린 시절부터 이어진 관심사였지만, 환경팀이 있는 로펌에서 전문성을 쌓는 ‘안전한 길’을 택했다. 그러나 기존 법을 해석하는 것만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데 뚜렷한 한계가 있었다. 예컨대 법적 의무가 없는 기업에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할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법이 없어 생기는 문제 앞에서는 무력했다”며 “전통적인 법률가의 역할을 벗어나 로펌 밖으로 나가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공익변호사의 진로를 보여줄 선례나 정보가 턱없이 부족해 두려움도 컸다. 그러나 “지금이

“행사 넘어 연중 플랫폼으로”…김은정 SK 부사장이 말하는 ‘2026 SOVAC’ 

[인터뷰] 김은정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회 부사장21~22일 ‘2026 SOVAC’ 개최올해 핵심 의제는 ‘로컬’…생태계 중심 운영체계 본격화  “사회문제가 복잡해지며 단일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각자 고군분투하는 주체들을 연결해 시너지를 내도록 돕는 것, 그것이 SOVAC의 출발점입니다.” 김은정 SK SUPEX추구협의회 SV위원회 부사장은 SOVAC(Social Value Connect)의 출발점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회적가치라는 개념조차 널리 알려지지 않았던 2019년, SK가 사회적기업(SE) 간의 연결과 협력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시킨 민간 주도 사회적가치 축제 SOVAC(이하 소백)이 오는 9월 21일부터 22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다.   파트너 50개사, 관람객 4000명 규모로 출발한 소백은 코로나19를 거치며 온라인 플랫폼으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2024년에는 소백을 기반으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주최하는 ‘대한민국 사회적가치 페스타’가 출범했으며, 지난해 열린 제2회 페스타에는 344개 기관과 관람객 1만3316명이 참여했다. SOVAC은 이 안에서 핵심 콘텐츠와 의제를 이끄는 ‘엔진’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올해는 임팩트스퀘어, MYSC 등 생태계 주요 조직들이 참여하는 ‘SOVAC 운영협의회’가 정식 발족해 기획과 운영을 주도한다. 초기부터 행사를 이끌어온 김 부사장은 올해 협의회장을 맡았다. 개막을 앞두고 김 부사장에게 올해 행사의 관전 포인트를 들었다. ―2019년 SOVAC 출범 당시, 사회적가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았나. “당시엔 ‘사회적가치’라는 의제가 생소해 소수만의 영역에 머물러 있었다. 이를 널리 확산하고, 각자 노력하던 정부·기업·생태계를 연결해 시너지를 내고자 했다. 특히 작은 기업들이 성장하려면 투자자나 협력 파트너를 만나야 한다. 이들이 협업 레퍼런스를 쌓고 자신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