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알쏭달쏭 공익법인 표준 회계기준… 어디까지가 공익목적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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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생각하십니까?]

ⓒGetty Images Bank

공익법인 표준 회계기준’(이하공익법인 회계기준’)을 적용한 공시자료 제출 마감 기한이 코앞에 닥치면서 단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지난해 처음 시행된 공익법인 회계기준은 단체마다 제각각이던 회계기준을 통일해 공익법인 간 비교를 쉽게 하고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자산총액 20억원 이상 중대형 공익법인은 2018년 회계연도의 출연재산보고와 결산을 새로운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따라 작성해야 한다. 출연재산보고는 이달 말까지, 결산은 다음 달 말까지 각각 국세청에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산총액 5억원 이상 20억원 미만 공익법인은 2020년 회계연도부터 바뀐 기준에 따라야 한다. 자산총액 5억원 미만 소형 공익법인과 사학 및 종교단체는 공익법인 회계기준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지난해부터 중간지원조직들이 공익법인 회계기준에 따른 공시자료 작성 교육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잡음이 일고 있다. 특히 공익법인 통합재무제표상의 공익목적사업기타사업의 구분이 불분명하다는 게 단체들의 가장 큰 불만이다. 기획재정부는단체의 정관에 명시된 공익목적사업을 기준으로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을 구분하라고 안내하지만, 예외 사항이 많아 구분이 쉽지 않다는 게 단체들의 설명이다.

◇명확하지 않은 공익목적사업 기준… 단체들 우왕좌왕

ⓒpixabay

공익법인 회계기준 이전에는 단체들의 사업을 법인세법에 따라 비수익사업수익사업으로 분류하고 기부금 수입 및 지출 내역을 공익법인이 알아서 기재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공익목적사업 부문과 기타사업 부문으로 나눠 작성해야 한다. 공익법인 회계기준을 만든 기획재정부 산하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가이드북을 통해 법인의 정관에 기재된 공익목적사업을 기준으로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을 구분하라고 명시하면서도 정관에 기재된 사업이라도 공익목적 활동으로 볼 수 없는 경우 기타사업으로 구분하라고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즉 수익금을 직·간접적으로 공익사업에 쓰더라도, 영리 방식으로 수익 사업을 하는 경우는 기타사업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예술문화 관련 복지사업을 하는 비영리단체가 취약 계층의 문화 접근성 확대를 위해 이들에게 공연 표를 70~80% 할인된 가격에 제공했다면공익목적사업이 된다. 반면 정가로 공연 표를 판매한 뒤, 이 수익금을 취약계층에 기부했다면 기타사업이라는 것이다. 이 기준에 따르면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한 카페 운영도 기타사업에 들어간다.

지난 8일 열린 공익법인 회계기준 교육 행사에서 공익법인 회계 담당자들은 “어디까지를 공익목적사업으로 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얘기를 쏟아냈다. A단체 회계 담당자는 “애초에 제각각이던 회계 양식을 통일한 것은 후원자의 알권리와 회계 투명성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지만, 불명확한 기준 때문에 회계를 정리할 때마다 기재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문의하고 있다면서 “회계 담당자가 두 명뿐인데 일이 너무 많아졌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과 기재부에 문의해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게 단체들의 주장이다. 공익법인 회계기준은 만들어졌지만 작성된 공시 자료를 감사할공익법인 회계 감사기준은 없기 때문이다. 담당 인력도 부족하다. 기재부와 연구원에서 단체의 문의에 응답하는 전담 직원은 각각 한 명뿐이다. B단체 회계 담당자는기재부에 문의하면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물어보라고 하고, 연구원에 질문하면 확실한 답변은 기재부에서 들을 수 있다고 하더라면서 “담당부처와 기관이 서로 모르겠다고 하면 단체들은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단체들이 혼란스러워 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현재 공시자료에 대한 감사 기준을 만들고, 감사인을 지정하는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pixabay

◇ “기타사업이라는 용어 부정적” vs. “회계 편의를 위한 용어일 뿐

 단체들은 기타사업이라는 용어가 주는 부정적인 어감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우선 후원자들이 보기에 기타사업은 공익사업과 관계없는 부대사업에만 해당하는 것처럼 보이고, 기타사업 비중이 클 경우, ‘단체가 공익사업을 거의 하고 있지 않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자산 10억원 규모의 C단체의 담당자는 “중소규모 단체일수록 모금이나 직접적인 사업을 통해 단체의 자금을 마련하기 어려워 재단 출연 때 받은 예금이나 주식, 부동산 등 금융자산 투자로 인한 수익으로 공익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부분을 다 기타사업으로 구분하니 후원자들로부터 안 좋은 이미지가 생길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예금과 주식에서 발생하는 소득의 경우에도단순 예치로 인한 소득이냐, ‘적극적인 투자로 인해 발생한 소득이냐에 따라 사업 구분이 바뀐다. 단순 예치를 통해 이자나 배당 소득이 발생하면 공익목적사업으로 구분하는 반면, 이자와 배당 소득으로 채권, 주식 등에 투자해 금융소득이 발생하면 기타사업으로 분류된다. 단체들은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내느냐가 아니라 어떤 사업에 돈을 쓰느냐가 공익목적사업 기준이 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윤승희 한국가이드스타 연구조사팀장은 “과거 단체들이 공익법인 공시를 어려워해서 국세청이 교육 동영상을 제작하고 상시 상담 인력도 많이 배치해 단체들의 이해를 도왔다면서 “공익법인 회계기준 또한 단발성 교육이 아닌 체계적인 커리큘럼과 상담 인력을 충분히 마련할 필요가 있으며, 공청회 개최 등 현장 목소리를 반영해 보완해나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조세재정연구원과 협력해 회계기준 적용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을 모아 연구해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단체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최호윤 삼화회계법인 회계사는 “회계 처리를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공익목적사업과 기타사업으로 나눈 것일 뿐 용어에 너무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면서 “애초 공익법인 회계기준은 단체가 아니라 후원자에게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인데, 일부 단체들이 후원자에게 어떻게 보일지에만 매몰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박민영 더나은미래 기자 bad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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