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8일(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우물 안’ 아이들에게 넓은 세상 보여주고 싶은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e-NIE 프로그램 사용 축소 위기

“뉴스 활용 교육(NIE·News In Education)을 해보려고 해도 이용할 신문이 없었죠. ‘우물 안’에 있던 아이들에게 ‘e-NIE 프로그램’으로 더 넓은 세상을 보여주는 것 같아 뿌듯합니다.”(유영석 충남 삽교고 교사)

충남 예산군 삽교읍내에서도 1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한 삽교고. 몇 해 전까지도 전국판 종합 일간지는 제대로 배달조차 되지 않던 이곳에 2012년부터 충남교육청에서 e―NIE 프로그램을 지원받은 후 작은 변화가 시작됐다. 아침마다 신문 70여 종을 보는 교사들 덕분에 수업은 훨씬 풍부해졌다. 유영석 교사가 이끄는 국어 시간이 되자 학생들에게 여러 신문의 1면 지면이 활용된 활동지가 나눠졌다. 학생들은 신문 지면들을 비교해 가며 차이를 발견해냈다. 신문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이제 스스로 신문을 찾아 읽고 관심 영역 기사들을 모아둘 만큼 적극적이다. 경찰관이 꿈인 삽교고 3학년 이수정(가명·18)양은 “40종이 넘는 신문에서 틈틈이 경찰 관련 기사를 읽고 모으면서 나만의 진로 가이드북으로 활용한다”고 전했다.

서울시 동북고등학교에서 신문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언론진흥재단 제
서울시 동북고등학교에서 신문을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 /언론진흥재단 제공

e-NIE프로그램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사장 김병호)이 2009년 NIE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개발한 교육용 프로그램이다. 70개가 넘는 신문 지면 보기와 기사 검색은 물론, 편집 기능을 이용해 전자책과 신문 등도 제작할 수 있다. 각 시도 교육청은 지역의 일정 학교를 선발, 프로그램 이용을 위해 학교당 연간 200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난해까지 11개 시도의 1353개 학교에 e-NIE 프로그램이 보급·활용됐다. 정대필 한국언론진흥재단 뉴스저작권팀장은 “매년 10%씩 프로그램 이용 학교가 증가해왔으며, 특히 자유학기제 시행을 앞두고 e-NIE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NIE를 일찍부터 다양하게 활용해온 학교들은 이미 그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경희여중은 2007년부터 매주 토요일 ‘신문책 만들기’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신문기사가 어떻게 자신의 삶과 연결되는지, 관심 영역은 무엇인지 등을 엮어 학생들은 각자 자신만의 책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을 개발해 ‘2010 대한민국 NIE 대회’에서 아이디어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한 강용철 경희여중 교사는 “활동 후 학생들이 동아리 등 다른 활동에서도 자발적으로 신문을 활용한다”고 말했다.

교육 여건이 열악한 지방 학교일수록 e-NIE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실제 프로그램을 도입한 학교의 절반 이상은 경상북도, 전라남도, 강원도 등에 있다. 이승호 경북교육청 장학사는 “서울 등 도시는 문화적·교육적 혜택이 많지만 지방은 그렇지 못하다”며 “e-NIE를 통해 교육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학교에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로그램 수요는 이처럼 늘고 있지만, 올해 교육청 예산이 대폭 삭감되면서 기존 프로그램을 쓰던 학교들마저 사용을 중단해야 할 상황이다. 충북교육청은 한국수자원 공사가 4000만원을 후원해 겨우 위기를 넘겼다. 정대필 팀장은 “공기업이나 기업들의 e-NIE 프로그램에 대한 지원을 통해 더 많은 학생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