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7일(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公私를 구분 못 한 청첩장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7일 제주의 한 사회복지기관 담당자는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부터 현직 회장 자녀의 결혼식이 적힌 업무 연락을 받았습니다. 피로연 일시와 장소는 물론 회장의 개인 연락처까지 담겨 있었습니다. 이 관계자는 “기관 입장에서는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공동모금회는 기부금을 지역사회 복지 기관에 배분하는 ‘갑(甲)’입니다.

이튿날 제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해당 문서의 접수 취소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업무 연락을 다시 보냈습니다. ‘행정적 착오’로 오해의 소지가 있는 내용의 문서가 발송됐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 관계자는 “작년에도 전 회장의 경조사 업무 연락을 받았지만 그때는 취소하지 않았다”며 “지역 언론사 기자가 이번 일에 대해 물은 적이 있는데 공동모금회에서 뭔가 눈치 챈것 아니겠냐”고 했습니다.

취재 과정에서 또 다른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한 사회복지기관 관계자는 “경조사 부조금을 단체 후원금에서 지출하는 경우도 봤다”며 “문서상 ‘기관 연계비’나 ‘기관 방문비’로 작성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알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서로가 서로의 일을 챙겨야 한다는 경조사 문화가 유독 강합니다. 하지만 공사(公私)를 구분하지 않는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신뢰를 잃은 후원자들이 하나둘 떠나갈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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