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발병 한 달…”확산이 대응보다 빨라”

국경없는의사회 “질병 감시·접촉자 추적 공백 여전… 발병 규모에 맞는 대응 시급”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는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에볼라 유행이 선언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질병 감시와 진단, 접촉자 추적, 지역사회 참여에 큰 공백이 남아 있다고 16일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질병 확산 속도가 대응을 앞지르고 있다며 발병 규모에 걸맞은 대응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2026년 5월 콩고민주공화국 에볼라 치료센터에서 활동하는 직원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국경없는의사회

케이트 화이트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긴급대응 의료 코디네이터는 “한 달이 지난 지금 에볼라 유행은 대응 속도를 앞지르고 있다”며 “많은 환자가 질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고 있으며, 대다수는 치료를 받기 전까지 접촉자로 확인되거나 추적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에볼라는 감염자의 혈액이나 체액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급성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발열과 두통, 구토,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중증으로 진행될 경우 출혈과 장기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치명률이 높아 조기 진단과 격리, 접촉자 추적이 유행 통제의 핵심으로 꼽힌다.

에볼라는 콩고민주공화국 동부의 이투리주와 북키부주, 남키부주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전체 사례의 약 95%가 이투리주에서 발생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부 주도 아래 여러 국제 파트너의 지원을 통해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치안 불안으로 일부 지역사회에 접근하기 어려운 데다, 비교적 안정적인 지역에서도 사례 발견과 환자 검사, 접촉자 확인 및 전파 추적 노력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인접국 우간다에서도 확진자 19명이 보고됐다.

콩고민주공화국 보건당국은 확진자 650명, 사망자 130명 이상을 공식 보고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공식 집계가 실제 유행 규모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발병 지역 주민 수백만 명이 수십 년간 이어진 분쟁과 반복되는 강제이주, 만성적인 의료 공백, 제한적인 인도적 지원 속에서 살아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여건은 대응 노력을 심각하게 저해하고 질병 확산 위험을 높이는 환경을 조성한다.

프레데릭 라이 마난트소아 국경없는의사회 콩고민주공화국 긴급대응 코디네이터는 “활동을 전개하고 질병에 대해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지역사회와 신뢰를 쌓을 수 없다”며 “주민들의 우려에 귀를 기울이고, 지역사회가 대응의 방향을 함께 설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2026년 6월 국경없는의사회 직원들이 북키부주 고마 소재 에볼라 치료센터에 도착한 물자를 받는 모습. /국경없는의사회

국경없는의사회는 많은 지역사회에서 에볼라 발병이 수년간 충분히 해결되지 못한 여러 보건 위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발병 통제뿐 아니라 일상적인 의료서비스 접근성을 유지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키부주와 남키부주에서 보고된 확진 사례 수는 비교적 적지만, 두 지역 역시 질병 감시와 검사 측면에서 유사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북키부주에는 혈액 검체를 검사할 수 있는 실험실이 단 한 곳뿐이며 검사 처리에는 며칠이 소요된다. 검사 결과를 의료시설로 자동 전송하는 시스템이 없어 결과를 받기까지 때로는 거의 일주일이 걸리기도 한다.

엠마 캠벨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은 “국경없는의사회는 현장에서 막대한 인도적 수요를 확인하고 있으며, 이번 에볼라 대응을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협력이 필요하다”며 “한국은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한국의 의료 인도주의 전문가들이 필요한 현장에서 대응 활동을 지원할 수 있도록 여행금지 조치에 대한 실질적이고 원칙에 기반한 예외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경없는의사회는 발병 초기부터 이투리주와 북키부주, 남키부주에서 에볼라 치료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 격리·치료 시설을 준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질병 감시와 지역사회 소통, 보건의료 종사자 대상 감염 예방 및 통제 교육, 안전하고 존엄한 시신 매장 지원 등을 통해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약 600명의 직원이 에볼라 유행 대응에 참여하고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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