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내전 3년…전세계 의료시설 공격 사망자 82%가 ‘수단’

병원 폭격·약탈 반복 속 보건 붕괴…국경없는의사회 “국제사회 무대응이 위기 키워”

지난해 전 세계 의료시설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의 82%가 수단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4월 내전 발발 이후 수단 전역에서는 의료시설 213곳이 공격을 받아 2000명 이상이 사망하고 720명이 부상을 입었다.

국제 인도주의 의료 구호단체 국경없는의사회(MSF)는 15일(현지시각) 수단 내전 3주년을 앞두고 발표한 자료에서, 수단에서의 의료시설 공격이 보건체계를 사실상 마비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병원 약탈과 폭격, 점거가 반복되는 가운데 의료진은 협박과 구금, 강제 이주에 내몰리고 있으며 구급차 접근도 제한되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의료시설 공격 사망자의 82%가 수단에서 발생했으며, 국제사회의 대응 부족과 면책 구조가 위기를 장기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경없는의사회

분쟁이 장기화되면서 피해는 의료 영역을 넘어 전반적인 생존 조건을 위협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지난해 총상 등 물리적 폭력으로 인한 환자 7700명 이상을 치료하고, 25만 건이 넘는 응급 진료를 제공했다. 성폭력 관련 진료도 4200건 이상에 달했다. 같은 기간 5세 미만 급성 영양실조 아동 1만5000명 이상이 입원 치료를 시작했다.

보건 체계 붕괴에 따른 감염병 확산도 이어지고 있다. 예방접종 프로그램이 중단되고 질병 감시 체계가 무너지면서 전염병 조기 대응이 어려워진 상황이다. 다르푸르에서는 홍역, 자지라주에서는 E형 간염, 카르툼과 백나일주에서는 콜레라가 확산 중이다. 지난해에만 홍역 환자 1만2000명 이상, 콜레라 환자 약 4만2200명이 치료를 받았다. 감염병 확산은 특히 아동과 임신부 등 취약계층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격 양상도 변화하고 있다. 수단군(SAF)과 신속지원군(RSF) 모두 드론 사용을 확대하면서 공격은 전선에서 떨어진 지역까지 확산되고 있다. 물류 인프라와 민간인 밀집 지역이 주요 타격 대상이 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2월 이후 차드 동부와 다르푸르 일대에서 공습과 드론 공격으로 다친 약 400명을 치료했다. 국제연합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3월 15일까지 이러한 공격으로 500명 이상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특히 분쟁 과정에서 자행된 폭력과 잔혹 행위에 대한 책임 규명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면책이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엘 파시르 등지에서는 비아랍계 공동체를 겨냥한 공격 경고가 이어졌지만, 국제사회의 실질적인 대응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쳤다. 수단 당국이 특정 지역 접근을 제한하거나 현장 활동을 제약하는 사례도 이어지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이번 사태를 ‘세계 최대 규모의 인도적 위기’이자 ‘공동의 정치적 실패’로 규정했다. 2023년 4월 이후 약 1400만 명이 강제로 피란길에 올랐지만, 국제사회의 대응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아망드 바즈롤 국경없는의사회 수단 현장 책임자는 “민간인 보호와 의료시설 존중, 인도적 지원 보장은 협상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국제사회가 분쟁 당사자와 그 지원 세력에 대해 실질적인 압박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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