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초선의원 두 번째 공부 모임이 23일 국회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열렸다. 심각한 기후위기를 맞이하는 오늘, 저탄소 대전환 시대에 신재생에너지가 실질적 해답이 될 수 있는지를 논의하는 장이 펼쳐졌다.
이날 모임은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해 주호영 국회 부의장, 김대식 의원을 비롯한 22명의 국민의힘 초선의원이 참석했다.
사상 첫 ‘열대야 추석’을 비롯해 기상청이 발표한 올해 서울 열대야 일수는 48일이다. 지난 30년간(1991~2020) 평균 열대야 일수가 12.5일보다 284% 증가한 수치다. 기후위기 대응에 탄소중립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 잡았고, 재생에너지가 핵심 안건으로 논의되고 있다.
한국은 국가자원 안보 특별법을 1월 9일 통과하면서 국가 차원으로 재생에너지 산업을 주도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특정 국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국내 설비를 사용한 사업자에게 정부 입찰 평가에서 가중치를 부여하도록 수의(隨意)계약을 제도 차원으로 규정한 것이 골자다.
탄소국경세 등 글로벌 규제에 대응하며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도입 의지도 강화되고 있다. CDP(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가 지난 7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에 참여하는 기업은 전 세계 430개에 달한다. 한국에서는 SK그룹 7개사(SK텔레콤, SK주식회사, SK하이닉스,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주식회사 머티리얼즈, SK실트론,SKC) 2020년 11월 최초로 RE100에 가입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3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조상민 에너지경제연구원 실장은 이날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전기화’와 ‘탈탄소’를 강조했다. 전기화는 에너지의 형태를 ‘전기’로 전환하는 것이다. 자동차를 전기차로 대체하고 가스레인지를 전기레인지로 바꾸는 것이 대표적이다. 탈탄소화는 전기를 재생에너지, 원자력 등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원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조 실장은 한국은 재생에너지로 불리한 여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G20 국가에서 낮은 순위에 위치한다”며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밀도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어 “2030년 태양광 보급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필요한 면적은 465㎢라며 이는 여의도의 160배에 달한다”며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보급을 확대하기 위해 이격거리 규제 완화 등의 시장제도 개편이 필요하고 국내 공급망 구축을 위한 기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소경제가 탄소중립의 새로운 모델로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산업에 재생에너지를 활성화하기 위해 전력 계통은 핵심이자 한계점이다. 재생에너지는 발전이 일정하지 않은 리스크가 있기 때문이다. 지리적 여건도 걸림돌이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재생에너지가 호남지역에 집중돼 있다”며 “전력을 용인 반도체 클러스트 등 수도권에 위치한 공장에 공급하기 위해 송배전망을 설치해야하는데 이는 막대한 비용이 투입된다”고 역설했다.
이어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력으로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수전해’를 통해 청정에너지 생산에 사용될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의 잉여전력으로 생산된 수소가 에너지의 저장장치와 운송의 역할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이니셔티브도 소개됐다. RE100은 국가별 재생에너지의 생산 여건과 환경의 차이로 확산에 제약이 있어 2021년 CF100이 출범됐다. CF100은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원자력, 청정수소 등 무탄소 에너지로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김강원 한국에너지공단 실장은 “한국도 지난해 9월 유엔총회에서 무탄소 에너지를 활용한 탄소중립을 강조하며 ‘CF 연합’을 제안했다”며 “현재 CF연합 도입 초기로 이니셔티브 운영 계획과 인증 방법을 협의체와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모임에 참석한 초선의원들의 목소리도 있었다. 조배숙 국민의힘 의원은 “재생에너지 산업을 활성화하는 것은 좋지만 전력망 문제나 국내 산업이 활성화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장 활성화를 목소리가 나왔다. 모임을 주최한 김소희 의원은 “저탄소 전환에 어려움이 있지만 탄소중립 달성에 필요한 재원을 확충하는 일이 정치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조기용 더나은미래 기자 excuseme@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