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에 맞서지 않으면 시민은 시민대로, 기업은 기업대로 심각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기후정책은 미래를 위한 숙제가 아닌 눈앞의 당면 과제입니다.”
한창민(사회민주당·비례대표) 의원은 지난 24일 더나은미래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청소년 기후소송, 아기 기후소송 등 어린 학생들까지 우려하고 직접 행동에 나설 만큼 우리 사회의 여론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폭넓게 느낀다고 봤다”면서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의원은 “지난 총선 기간 현장에서 기후정책에 관심을 표현하는 유권자가 많았다”고 전했다. 총선 결과 여야 없이 기후 전문성을 앞세운 후보들이 여럿 당선되었다며 “기후문제는 진영이나 이념을 넘어선 모두의 과제”라고 역설했다. 그는 ‘제22대 기후 국회’가 작동되기 위해 ‘기후특위’가 필요하다고 봤다. 한 의원은 “실제로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기후특위 구성을 제안했고, 위원으로 활동하며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국회 내부에서의 기후 정책에 대한 관심도는 5점 만점에 2.5점을 줬다. 그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주고 싶지 않다”고 했다. 국회가 그동안 정치현안에 몰두하느라 기후정책에는 소홀했다는 것. 한 의원은 특히 재생에너지 공급 목표가 낮은 것을 지적했다. “전 세계가 지금 재생에너지를 급속히 확대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는데 2030년 한국의 재생에너지 공급목표는 OECD 꼴찌”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정부의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한국의 재생에너지 공급목표는 21.6%다. 이는 영국 85%, 독일 75%, 미국 59%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그는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생존문제인만큼 재생에너지 전환 비율을 60%까지는 끌어올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 의원은 특히 재생에너지 전환 과정에서의 ‘정의로운 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존 석탄·석유화력 발전을 폐기하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게 되는 셈”이라며 “결국 국민 소득 감소로 이어져 대한민국 경제 전체가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산업환경이 변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기후정책으로 인해 기후불평등이 생기지 않도록 세심하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탄소세 도입을 사례로 들며 “규모가 큰 대기업에 비해 경제력이 약한 중소기업은 설비 전환 여력이 없어 탄소세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산업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피해를 기금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의원이 ‘기후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제시한 공약은 ‘에너지 바우처 제도’다. 이 제도는 모든 성인에게 500만원 상당의 에너지 바우처를 1회 지급해 2035년까지 사용하도록 하는 정책이다. 전기자동차 구입, 주택의 태양광 패널 설치, 대중교통 이용 등에 사용할 수 있게 한다.
한 의원은 “전기자동차 구입 지원 등의 현재 정책은 경제력이 있는 사람들 위주로 혜택이 주어진다”며 “상대적으로 정책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소외계층의 불평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너지바우처 제도를 통해 에너지전환 정책으로 인한 불평등의 간격을 줄이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기후행동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기후특위 상설화를 가장 먼저 촉구한 만큼 책임감 있게 해내겠다”고 포부를 밝힌 한 의원은 지난 19일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로 발의한 ‘기후위기 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에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기후정책이 그간 환경노동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양쪽으로 걸쳐있다 보니 관련 법이 산발적으로 나오곤 했는데, 기후특위에서 한 번에 심사하고 처리하면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특위가 상설화되면 위원으로 활동하며 위기대응과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규리 더나은미래 기자 kyurious@chosun.com
한창민 사회민주당(비례대표) 의원 -73년생, 제22대 국회 초선 당선자 -사회민주당 원내대표 -공주대학교 교육학 석사 -대전대학교 행정학 학사 -前 정의당 부대표 -前 정의당 대변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