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옇게 하늘이 뒤덮였습니다. 머리카락 두께의 1/5정도의 아주 작은 미세먼지입니다. 이보다 더 작은 것은 초미세먼지라고 부릅니다. 현대인들에게 호흡기 질환, 심장질환, 아토비 등의 질환을 유발하는 주범입니다. 세계보건기구에서는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하기도 했죠.
미세먼지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지만, 제대로 된 수치를 알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대부분의 대기오염측정망이 시민들의 생활공간과 떨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측정망이 사람이 숨 쉬고 지내는 높이가 아닌 동사무소 옥상과 같은 높은 곳에 설치돼 있어 수치의 정확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시민들이 직접 자신의 동네에서 마시는 공기가 어떤 상태인지 알아보는 대기오염모니터링 활동이 의미를 갖는 이유입니다.
◇우리 동네 대기오염, 지도로 만들다
대전충남녹색연합과 한국가스공사는 2005년부터 지금까지 ‘푸른하늘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BLUE SKY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전시민 대기오염모니터링’도 관련 활동 중 하나입니다. 올해로 13년째를 맞은 장기 환경 캠페인입니다.
지난해 해피빈 후원자님들과 바이앤기브 매칭기부를 통한 Jnk사이언스님이 모아주신 약 390여만원의 후원금은 ‘2016 대전시민 대기환경지도’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됐습니다. 후원금의 대부분은 대기오염조사캡슐을 구매하는 데 사용됐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의 하나인 이산화질소를 조사하는 장치죠. 이산화질소는 천식, 비염과 같은 질환을 유발하고, 산성비와 스모그를 일으키는 환경오염의 주범인데다 미세먼지를 생성시키는 2차 생성물입니다. 해피빈을 통해 전달된 후원금으로 총 320개의 캡슐을 구매해, 160개 지점에서 대기환경을 측정했습니다.
이렇게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대기환경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시민 분들이 조사한 내용을 지도에 크게 표현해서 한 눈에 동네의 대기오염도를 파악할 수 있게 했습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실천 사항이나 대기 오염도를 알아볼 수 있는 사이트 등도 함께 나타냈습니다.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작은 실천이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지도를 시민 분들께 나눠 드렸습니다.
여기에서 활동이 그친 것이 아닙니다.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을 진행하고, 지자체에 관련 정책을 요청했습니다. 시민들의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해서 대전광역시에 도심지역에서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한 것이죠.
◇시민들의 변화…대기오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다
후원을 통해 진행된 2016 대기오염모니터링에는 약 200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활동에 참여한 시민들입니다. 직접 조사를 하면서 대기오염에 대해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된 것이죠.
“조사를 하면서 다양한 참가자들이 있었어요. 아이의 아토피 때문에 고생하는 박은영님, 100일된 아이에게 좋은 공기를 물려주고 싶다고 대기오염조사에 참여한 손을영님, 늦게 일어나서 택시를 타고 대기오염도를 조사했는데 미세먼지를 없애자고 참가했는데 택시를 탔다며 자책하던 임유진님 등등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를 통해 대기오염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어요. “ (임종윤 대전충남녹색연합)
평소에 뉴스로만 보고 크게 관심을 두지 않았던 분들도 참가를 하면서 미세먼지에 대해 쉽게 이해를 하시고, 관심을 갖게 된 것입니다.
“제가 환경오염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뿌듯했고, 앞으로도 조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요. 제가 조사해서 나온 결과가 (대기환경개선에)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강성우 모니터링 활동 참가자)
“우리 동네 대기오염도 측정이 무사히 끝나서 기분이 좋았어요. 대기오염지도가 나오면 친구들에게 보여주며 더 깨끗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 해 볼 거예요.” (김도은 모니터링 활동 참가자)
이러한 시민들의 활동과 관심의 결과로 대전광역시에서는 미세먼지 특별대책을 발표해 미세먼지를 줄이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시민 스스로 환경 문제를 직접 조사함을 통해 환경에 대한 관심을 환기하고 관련 정책을 이끌어내면서,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습니다.
하지희 더나은미래 청년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