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이별, 병과 싸우는 아이들
뱃속에서 늘 함께였던 쌍둥이 민하와 민준이는 태어나자마자 인큐베이터에서 인공호흡기를 달았습니다. 첫째 민하는 뇌에서 출혈이, 둘째 민준이는 심장에 3.5mm의 구멍이 발견됐습니다. 스스로 호흡하기까지 2주가 걸렸습니다. 가족의 품보다는 인큐베이터 안이 익숙했습니다. 쌍둥이 민하와 민준이를 낳은 부모가 친권을 포기하고 떠났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아이 다정이는 27주만에 1.14kg의 체중으로 태어난 미숙아입니다. 미숙아는 임신한 지 37주 미만에 태어나거나 2.5kg이 안 되는 아이를 말합니다. 다정이는 태어나자마자 두달을 인큐베이터 안에 머물며 집중치료를 받았습니다. 인큐베이터를 나와서도 탈장수술을 받고, 폐렴으로 인해 한 달 동안 중환자실에 입원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다정이도 돌아갈 가족의 품은 없었습니다.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와 이별한 친권포기 아동이기 때문입니다.
◇건강을 되찾고, 가족이 생기고
이런 친권포기 아동을 돌보고, 위탁 가정과 연결해 가정의 보호를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하는 대한사회복지회에서는 해피빈에 모금함을 개설했습니다. 쌍둥이 민하, 민준이와 다정이 같은 아이들에게 필요한 수술을 해주고, 가족을 연결하기 위해서였죠. 해피빈 후원자들과 신한은행 임직원들의 도움으로 약 800여만원의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쌍둥이 민하, 민준이와 다정이를 포함한 친권 포기 아동들이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아이들이 위탁가정에서 건강하게 자라는 데 필요한 분유, 기저귀 등의 양육비, 발달치료비로도 사용했습니다.
인큐베이터에서 가쁜 숨을 내쉬던 민하와 민준이는 부쩍 힘이 좋아진 팔다리를 꼬물거리며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로 주변을 둘러보기 바쁩니다.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한 것이죠. 더 기쁜 소식은 민하와 민준이가 한 가정에 입양됐고, 가족이라는 울타리도 생겼습니다. 몇 차례 생사의 고비를 넘긴 다정이 역시 위기의 순간들을 이겨내고 건강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새로운 가족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더 많은 아이들의 행복을 위해…
우리 곁에는 친부모의 품에서 자랄 수 없는 아동들이 많이 있습니다. 2016년 한 해 동안에도 4503명이 발생했죠. 이런 아동들 중 태어나자마자 부모와 이별한 영유아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병을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미혼모의 경우가 대부분인데, 출산 중 관리 소홀이나 늦은 임신 자각 등의 이유로 그 영향이 태아에게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대한사회복지회가 보호하고 있는 아동의 상당수도 병을 앓고 있습니다. 아동들 대부분은 부모의 병력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많아 지속적이고 면밀한 건강관리가 필요합니다. 특히, 영아의 경우 작은 증상이 큰 병의 전조증상일 수 있어 쉽게 넘기지 못합니다. 실제로 대한사회복지회에 보호되고 있는 모든 아동들은 매일 아침 9시 의사의 검진을 받고 있습니다.
일반 가정의 아이들보다 더 큰 관심과 보호가 필요합니다. 부모와 이별한 아동들이 아프고, 치료를 받지 못하면, 새로운 가정을 만날 기회를 잃습니다. 우리나라는 입양문화가 선진화되지 않아 아프고 장애를 가진 아동들은 입양이 거의 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럴 경우, 18세까지 시설에서 지낼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됩니다.
하지희 더나은미래 청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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