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4일(일)

[기부 그 후]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희망의 씨앗을

얼마 전 막을 내린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화제를 몰고 온 영화가 있습니다아프가니스탄 출신 여성 감독 로야 사다트씨가 만든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예요이야기는 아프가니스탄에서 형사과장으로 일하는 여성소라야에서 시작됩니다남편과 시아버지는 소라야의 사회생활을 반대하기 일쑤였어요설상가상 소라야에 의해 명예살인을 저지당한 마을 원로는 그를 눈엣가시로 여겼죠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못마땅해하는 이들에 의해 함정에 빠진 소라야는 사고로 남편을 죽이게 되고사형 선고를 받습니다남성 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주체적인 삶을 살고 싶었으나결국 남성들에 의해 좌절된 고된 현실소라야는 자신의 이야기를 긴 편지에 담아 대통령에게 보내게 됩니다영화는 이렇게 남성우월적 관습으로 인해 파멸돼 가는 여성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아냈습니다.

◇‘남자 형제, 배우자 없이 여자 혼자서는 집 밖을 나갈 수 없는 나라’

NEI 코디네이터로부터 콩을 나눠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한-아프간친선협회

현재 아프가니스탄에는 수많은 2의 소라야가 존재합니다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현실에서 살아가는 이 여성들은 엄격한 종교적 규율에 따라 사회 활동을 할 수 없습니다전 세계적으로 양성평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져왔지만아프가니스탄 여성에겐 아직은 요원한 이야기입니다여성은 집을 지키고아이들을 돌보고집안일을 하는 것 외엔 허락되는 활동이 거의 없습니다

문제는 40년간 이어진 전쟁과 내전으로 남편을 대신해 홀로 가정을 책임지는 여성 가장이 많다는 점입니다그런 상황에서도 여성들의 사회적 활동이 어렵다 보니제대로 먹지 못해 만성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습니다. 5세 미만의 어린이 10명중 1명꼴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산모들 중에 영양실조로 사망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콩 씨앗에서 시작된 작은 희망…여성 인권에 거름되기를

그런데 여기 가난과 차별로 고통받는 여성들에게 따뜻한 손을 내어준 이들이 있습니다아프간 여성들과 아이들의 영양실조 문제를 해결하고 아프가니스탄의 재건을 돕는 국제 구호 단체사단법인 아프간친선협회입니다

지난 14아프간친선협회에서는 전쟁으로 다친 사람들을 치료하고 구호 물자를 전달했습니다그러나 내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인도적 지원만으로는 빈곤의 굴레를 깨기는 쉽지 않았습니다협회에서 지속가능한 지원을 고민하게 된 이유입니다그래서 협회는 2009년 국제 NGO인 NEI와 함께 콩 씨앗 지원 및 재배 교육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아프카니스탄 국민 대부분이 단백질 결핍 증세를 보여요주식의 종류가 밀 뿐인 데다 고기를 자주 먹을 수도 없기 때문이죠그래서 생각한 것이 콩이에요콩은 고기 보다 싸면서 단백질도 풍부해요그래서 여성들에게 콩(대두)을 심게 해 일부는 가정에서 소비하고 나머지는 이웃에 팔아 가계 소득도 챙기게 했어요영양실조도 예방하고 여성들의 경제활동도 돕는 일석이조의 방법이죠.”(유석 한아프간친선협회 팀장)

협회에 따르면아프간 여성은 밖에서 일자리를 구하긴 어렵지만 콩을 판매하는 일은 그리 힘들지 않아요고객들은 바로 옆집 이웃들 또는 가까운 마을에 살고 있는 부녀자들이기 때문입니다재배한 콩을 들고 집집마다 방문해 판매하는 방식은 전통에도 어긋나지 않죠현재 NEI의 현지 코디네이터가 정기적으로 마을을 방문해 여성 농부들에게 재배 방법을 가르치고 전반적인 농장 관리도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더 많은 콩으로 아프간 여성들에게 직업과 고용의 기회를

2009년 프로젝트를 시작한 이후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아프가니스탄의 지역 농부들과 자조자립형의 콩 종자시장을 구축했는데요이를 통해 아프가니스탄은 콩 종자를 더 이상 수입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국내조달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지원 지역의 여성들의 영양상태 개선 및 자립에 큰 도움을 줬다고 해요지난 7년동안 전달된 콩은 무려 2723.6kg.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이 콩을 가지고 최대 40배에 달하는 108944kg의 콩을 재배하게 됐습니다사망률이 가장 높은 지역의 여성들과 어린이 약 5000명에게 일주일에 3-5번 두유를 무료 제공한 덕분에 영아 및 산모 사망률도 점점 줄고 있다고 합니다

트럭에서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게 줄 콩을 실어 나르고 있다. ⓒ한-아프간친선협회

지난해 7월에 연 해피빈 모금함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작년 12월까지 모아진 약 270여만원의 후원금으로 콩 5kg을 구매해 아프가니스탄 헤라트(Heart)와 굴란(Gulan)지역의 여성들에게 보낸 것이죠올해 3월 콩을 지원 받은 여성들은 콩을 재배하거나 또는 판매하여 수익을 낼 수 있도록 재배교육과 판매교육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콩 수확까지 약 4개월이 걸린다고 하는데요지금쯤이면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은 자신들이 수확한 콩으로 맛있는 스프와 빵잼을 만들어 먹고남은 콩은 이웃에게 팔아 여윳돈을 챙길 수 있을 겁니다참 감사한 일입니다. 

현지 여성 코디네이터에게 콩 영양 및 재배 교육을 받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여성들. ⓒ한-아프간친선협회

그러나 아직 아프가니스탄에는 종교적 관습으로 가난과 차별의 이중고를 겪고 있는 여성들이 많습니다아프가니스탄친선협회가 콩을 통해 보다 많은 여성들에게 직업 교육 및 고용의 기회를 주고 싶지만 한정된 자금 때문에 규모를 늘릴 수 없었어요아래 기부하기를 눌러 아프간의 여성들에게 교육과 첫 경제생활의 밑천이 될 콩을 지원해 주세요여러분의 소중한 나눔이 아프가니스탄의 여성 인권 향상에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자립을 돕고 싶다면? 

한아프간친선협회 모금함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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