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선 교수 ‘나이 들어도, 내 몸에는 봄이 온다’ 출간…“노화는 망가진 것 쌓이는 것 아닌 고쳐지는 능력 약해지는 과정”

강경선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교수의 줄기세포 이야기 ‘나이 들어도, 내 몸에는 봄이 온다'(예미)가 출간됐다.

강 교수는 나이가 들수록 피로가 쉽게 풀리지 않고 상처가 더디게 아물며 근육이 줄어드는 현상을 단순한 세월의 탓으로 돌려온 이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이 책은 “노화란 망가진 것이 쌓이는 현상이 아니라, 고쳐지는 능력이 점차 약해지는 과정”이라는 핵심 명제에서 출발한다. 수백 년 된 고택이 건재한 비결이 목재의 불멸성이 아니라 끊임없는 기와 교체와 보수에 있듯, 인체 역시 끊임없이 세포를 교체하고 조직을 복구하는 생체 보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젊은 몸과 나이 든 몸의 실질적인 격차는 손상 자체가 아니라, 손상 후 얼마나 빠르고 온전하게 회복하느냐에서 갈린다.

그 회복의 중심축에는 줄기세포가 자리하지만, 줄기세포 혼자 힘으로는 작동하지 못한다. 책은 전신을 연결하는 혈관망, 면역 체계의 변화, 체내에 잠복해 정상 조직을 파괴하는 만성 염증(SASP), 단백질 대사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재생 환경을 형성하는 메커니즘을 상세히 추적한다. 혈관이 노화해 보급로가 끊기거나 미세 염증이 지속되면 줄기세포의 신호 체계가 교란되어 재생 작업 자체가 마비된다는 설명이다.

시선은 미래 의학의 최전선으로 이어진다. 제대혈과 리프로그래밍 기술, 3차원 미니 장기인 오가노이드, 이종장기이식 등 첨단 장기 대체 기술의 현주소를 진단하면서도, 저자는 기술 만능주의의 함정을 경고한다. 장기를 교체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리더라도 이를 온몸으로 지탱할 전신의 ‘줄기세포 체력’이 고갈돼 있다면, 그것은 건강한 회복이 아닌 기계적 연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책이 가리키는 종착지는 일상 속 실천이다. 60대의 회복력은 40대와 50대에 누적된 생활 습관이 좌우한다. 근육 속에서 휴면 상태로 대기하는 근육 줄기세포(위성세포)는 강한 물리적 자극과 근력 운동을 통해 깨어나 재생 명령을 내린다. 여기에 항산화 영양 섭취와 폴리페놀 등 세포 환경을 정화하는 식단 관리가 결합돼야 줄기세포의 체력을 오랫동안 보존할 수 있다. 저자는 겨울을 난 나무가 어린 묘목으로 되돌아가진 않더라도 봄이 오면 다시 새순을 틔우듯, 여든이 넘어서도 스스로 걷고 생각하며 일상을 지켜내는 ‘건강수명’이야말로 진정한 재생의 목표라고 강조한다.

저자인 강 교수는 성체줄기세포와 제대혈, 오가노이드 및 인공장기 분야를 개척해 온 국내 줄기세포·재생의학의 석학이다. 미시간주립대 의과대학 연구 경력을 거쳐 바이오 기업 강스템바이오텍을 창업했으며, 최근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기반의 기능성 인공간 연구 성과를 내는 등 실험실의 기초과학을 실제 환자 치료 기술로 연결하는 데 평생을 바쳐왔다.

이번 신간에는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과 박상철 서울대노화고령사회연구소 고문, 이병건 플래그십 파이어니어링 특별고문, 전상용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주임교수 등 추천사가 실렸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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