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더나은미래>는 변화하는 사회문제에 기존 제도와 지원체계가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조명했다. 현장에서 포착한 사회문제를 기업 사회공헌으로 연결하려는 시도와 비영리조직의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 개선 논의에도 주목했다. 10월 26일부터 30일까지 주목할 만한 주요 기사 5편을 정리했다.

◇ 20대 10명 중 1명은 이주배경…전체 인구 281만 명 돌파
국내 20대 인구 10명 중 1명은 외국인이나 귀화자, 이민자 자녀 등 이주배경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이주배경인구 통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이주배경인구는 281만 명으로 전년보다 9만5000명(3.5%) 증가했다. 전체 인구의 5.4%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210만9000명(75.1%), 한국 국적을 가진 내국인은 70만1000명(24.9%)이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66만7000명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60만7000명으로 뒤를 이었다. 전체 20대 인구에서 이주배경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10%, 30대는 9.5%에 달했다. 24세 이하 이주배경 아동·청소년도 78만7000명으로 전년보다 6.6% 늘었다. 국가데이터처는 유학·연수 목적의 입국과 제조업·건설업 등에서 이어지는 외국인 인력 수요가 청년층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 편차도 뚜렷했다. 전남 영암군은 전체 주민의 22.7%, 충북 음성군은 20.3%가 이주배경인구였다. 이주배경인구 비율이 10% 이상인 시군구도 2024년 17곳에서 지난해 21곳으로 증가했다. 이주배경인구가 지역사회 주요 구성원으로 자리 잡으면서 교육·취업·정착을 위한 지원체계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 영케어러 지원, 법 제정 다음은?…일본 사례가 던진 질문
올해 3월 국내에서 가족돌봄 아동·청년을 위한 첫 지원법이 시행됐지만, 돌봄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여줄 서비스는 여전히 부족하다. 국내 영케어러의 주당 평균 돌봄시간은 21.6시간, 주돌봄자의 경우 32.8시간에 달한다. 28일 돌봄 커뮤니티 N인분이 개최한 한일연수보고포럼에서는 한국보다 먼저 가족돌봄 문제를 경험한 일본의 지원 사례가 소개됐다.
일본은 당사자와 시민사회가 지역에서 먼저 움직이고, 이를 지자체 조례와 지원사업으로 발전시킨 사례가 많다. 교토시에서는 돌봄 당사자와 지원단체들이 조례 제정을 이끌었고, 이후에도 정책 논의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오사카부 사카이시는 별도 지원기관을 설립하는 대신 기존 복지기관을 활용해 육아와 가족 간병을 동시에 수행하는 가정을 지원한다. 강내영 연구공방 사람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조례 시행 이후에도 당사자 네트워크가 협의회와 정책 결정 과정에 계속 참여한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에서는 당사자가 부담 없이 관계를 맺거나 돌봄에서 벗어나 쉴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있다. 교토시의 ‘오리오리노이에’는 영케어러가 한 달에 최대 3박까지 머물 수 있는 단기 숙박 공간으로, 상담이나 프로그램 참여를 의무로 요구하지 않는다. 오현아 N인분 활동가는 영케어러를 지원 대상으로 찾아내는 ‘발굴’을 넘어, 한 사람의 삶을 이해하는 ‘발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사례는 새로운 제도를 만드는 것뿐 아니라 기존 서비스를 연결하고 돌봄 당사자의 일상과 휴식을 보장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 영케어러 지원법 시행 7개월…“이제는 돌봄 부담 줄여야”
가족돌봄 아동·청년을 위한 법적 지원체계가 마련됐지만, 여전히 제도 밖에 놓인 영케어러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29일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영케어러 위크’ 기념행사에서 전문가들은 가족 구성원이나 거주 형태, 질병 증빙 여부 등에 따라 지원에서 제외되는 사례를 짚었다. 전국에서 약 130건의 영케어러 관련 조례가 제정·시행됐지만, 지역마다 지원 연령과 가족의 범위가 다른 점도 문제로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조기 발굴을 넘어 실질적인 돌봄 부담 완화로 정책의 목표를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님 동국대 교수는 학교에 다니거나 성인 가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돌봄 부담이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영선 명지대 교수는 생활권 중심의 조기 발굴과 발달단계별 맞춤형 지원, 가족 전체를 고려한 통합지원을 제안했다. 그는 “가족이 돌볼 수 있도록 얼마나 지원했는지만이 아니라 사회가 돌봄을 얼마나 함께 나눴는지 물어야 한다”며 영케어러가 자신의 시간을 되찾았는지를 정책 성과의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국 7개 지역의 돌봄청소년·청년 22명이 직접 만든 권리선언문도 발표됐다. 선언문은 존엄권·발달권·참여권·돌봄권 등 4대 권리를 중심으로, 가족을 돌볼지 여부를 스스로 결정하고 존중받을 권리를 담았다. 현수엽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영케어러 지원 예산을 올해 95억 원에서 내년 395억 원으로 확대하고 지역 기관과 연계한 사례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 전문가 100명이 포착한 사회문제 104개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현장 전문가 100명의 의견을 바탕으로 사회문제 신호 104개를 발굴하고, 이를 기업 사회공헌 사업과 연결하는 ‘SIGNAL(시그널)’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미래세대, 디지털·AI, 인구·지역, 기후·안전, 마음건강 등 5개 영역에서 수집한 약 55만 자의 답변을 분석해 8대 사회문제 어젠다로 정리했다. 29일 열린 기업사회공헌 컨퍼런스에서는 탈가정·고립·은둔 청소년과 청년에게 나타나는 경계선지능 문제, 가족돌봄 부담, AI 윤리·책임 기준 부재 등이 주요 과제로 논의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새로운 사회공헌 의제를 발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사업의 운영 방식과 성과 측정 기준을 바꾸는 데도 활용된다. 사랑의열매는 지원 대상자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거나 다른 기관의 서비스로 연결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사업 신청서에 반영할 계획이다. 김경희 사랑의열매 사회공헌본부장은 “한 사람의 위기는 여러 단계에 걸쳐 이어지지만 지원은 사업 기간이나 예산에 따라 중단된다”는 현장의 지적을 소개하며 “이번 SIGNAL 프로젝트의 가장 큰 성과는 저희 관점이 바뀐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업이 기존 사회공헌 사업을 현장의 새로운 문제와 연결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신현상 한양대 교수는 “SIGNAL은 현장에서 포착한 변화를 바탕으로 기업이 사회문제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사회공헌의 방향을 찾도록 돕는 데이터”라며 기업들이 이를 활용해 지원 대상과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좋은 일 하려다 규제에 막힌다”…비영리법인 허가주의 바꿔야
비영리법인을 설립하려던 한 단체는 재정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허가를 거부당했지만, 정작 필요한 기본재산의 기준금액은 안내받지 못했다. 장학금과 생계비를 함께 지원하려던 법인은 서로 다른 부처의 허가를 받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3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26 비영리·공익법인 규제합리화 국회포럼’에서는 이처럼 불명확한 허가기준과 부처별로 분산된 규제가 공익활동을 제약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국내 민법상 비영리법인은 2만6161개, 공익법인법상 공익법인은 4058개에 이르지만, 전체 비영리부문의 발전과 제도 개선을 총괄하는 정부 전담부서는 없다. 법인 설립과 운영은 주무관청이, 세제와 기부금품 모집은 각각 다른 기관이 담당한다. 이련주 좋은규제시민포럼 규제청원위원장은 ‘설립은 자유롭게, 혜택은 요건에 따라’라는 원칙을 제시하며, 현행 허가주의를 법정 요건 충족 시 설립할 수 있는 준칙주의 등으로 전환하고 공익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규제 완화와 함께 공익법인의 책임성과 행정의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장윤주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 팀장은 설립 거부 사유의 구체화와 허가·불허가 통계 공개 등을 제안했다. 김종철 행정안전부 민간협력공동체과장은 “공익법인을 감시와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며 조직 규모와 역량에 맞는 회계·공시 의무 및 행정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