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40여 명, 석 달간 만든 뜨개옷으로 나무 130여 그루 장식
겨울을 앞둔 서울 송파구 위례호수공원의 나무들이 알록달록한 뜨개옷을 입었다. 주민 40여 명이 석 달 동안 직접 뜬 옷이다. 나무를 꾸미기 위해 시작된 활동은 5년째 이어지며 이웃 간 교류와 나눔의 장으로 자리 잡았다.
3일 위례동 주민자치위원회와 뜨개봉사단은 위례호수공원 산책로에 있는 나무 130여 그루에 직접 만든 뜨개옷을 입혔다. ‘위례 트리니팅(Tree Knitting)’이라는 이름의 이 행사는 주민들이 함께 뜨개질로 나무를 꾸미는 마을 공동체 활동으로, 2022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올해는 ‘함께 잇는 마음, 함께 키우는 미래’를 주제로 가족과 돌봄의 의미를 담았다. 위례동에서 20~50대 가족 중심 세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58.5%라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저출생 문제와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메시지를 작품에 녹였다.
특히 일부 작품은 노부미 작가의 그림책 ‘엄마가 유령이 되었어’에서 영감을 받았다. 세상을 떠난 뒤에도 아이를 생각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가족을 향한 사랑과 돌봄의 의미를 표현했다.

이번 작품 제작에는 3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주민 40여 명이 참여했다. 지난 6월부터 행사를 기획하고 7~8월 봉사단을 구성한 뒤, 8월부터 약 석 달간 매주 모여 130여 점의 뜨개옷을 완성했다.
트리니팅은 단순한 공원 꾸미기를 넘어 주민들이 서로 관계를 맺는 계기가 되고 있다.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신도시에서 평소 교류할 기회가 적었던 주민들이 뜨개질을 매개로 만나고, 함께 작품을 만들며 이웃으로 가까워지는 것이다.
트리니팅은 해마다 다른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왔다. 2023년에는 어린이의 꿈을 응원하는 캐릭터 작품을, 2024년에는 기후위기를 주제로 공룡과 바다생물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학교폭력 예방과 배려·포용의 메시지를 담았다.

활동은 공원 밖으로도 이어졌다. 봉사단은 2023년부터 매년 두 차례씩 모자와 목도리를 직접 만들어 지역 내 홀몸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전달하고 있다. 주민들이 함께 익힌 뜨개 기술을 이웃을 위한 나눔으로 확장한 것이다.
김계현 위례동 주민자치위원장은 “어린이들이 많은 위례동답게 감성이 풍부한 어린이들이 주인공인 세상을 만들고, 아이들이 잘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행사를 준비했다”며 뜨개봉사단의 참여와 헌신에 감사를 전했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