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20일 튀르키예 안탈리아서 COP31 개최
화석연료 전환·기후재원 등 주요 의제와 국제협력 향방 조명
세계 각국이 기후위기 대응을 논의하는 제3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가 오는 9일부터 20일까지(현지시간) 튀르키예 안탈리아에서 열린다. 올해는 튀르키예가 공식 의장국을 맡고 호주가 국가 간 협상을 주도한다. 이번 총회는 새로운 기후목표를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합의를 실제 이행으로 연결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지난해 COP30에서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 마련에 실패한 데 이어 기후재원 확대와 기후적응 등 여러 분야에서도 후속 과제가 남았다. 국제사회가 기존 약속을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과 지원체계로 발전시킬 수 있을지가 이번 회의의 관건이다. COP31 개막을 앞두고 주목해야 할 핵심 쟁점 다섯 가지를 정리했다.

①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 나온다…이행은 미지수
올해 COP31을 앞두고 화석연료 전환을 실질적인 이행계획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사회는 2023년 COP28에서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는 전환에 합의했지만, 지난해 COP30에서는 이를 위한 로드맵을 최종 합의문에 담지 못했다. 이에 브라질 COP30 의장단은 3일 각국의 에너지·경제 여건을 고려한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다. 당사국들이 채택하는 공식 합의문이 아닌 의장단 주도의 자발적 로드맵으로, 국가별 이행 시한이나 의무를 부과하지는 않는다.
각국의 이행계획도 구체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석유·가스 탈피 동맹(BOGA)이 올해 8월까지 유엔에 제출된 146개국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분석한 결과, 101개국이 화석연료 전환을 언급했지만 구체적인 이행 방법을 제시한 국가는 12개국에 그쳤다. COP31 의장국인 튀르키예는 화석연료 전환 로드맵보다 전기화와 청정에너지 확대를 주요 행동의제로 내세운다. 국제지속가능발전연구소(IISD)는 전기화와 화석연료 전환을 병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② 기후재원 확대, 선진국의 지원 책임은
개발도상국의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재원 확대와 선진국의 재정적 책임도 올해 COP31의 주요 협상 과제다. 국제사회는 2024년 COP29에서 2035년까지 선진국 주도로 기후재원을 연간 최소 3000억 달러(약 402조 원)를 동원하기로 합의했다. 공공·민간을 포함한 전체 재원은 연간 1조3000억 달러(약 1743조 원) 규모로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지난해 COP30에서는 선진국의 재원 제공 의무 등을 논의할 2년간의 작업프로그램도 마련했다.
그러나 올해 6월 독일 본에서 열린 후속 협상에서는 논의 범위와 운영 방식을 둘러싼 이견으로 세부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개발도상국은 선진국의 공공재정 지원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선진국은 민간투자 확대와 재원 접근성 개선 등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출 중심의 기후재원이 개발도상국의 부채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4년 공공 기후재원의 67%가 대출이었다. 지난 10월 국제앰네스티 등 약 150개 시민사회단체는 공개서한을 통해 무상지원 확대와 선진국의 구체적인 재원 제공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③ 기후재난 피해 커지는데…지원체계는 얼마나 준비됐나
기후재난 피해국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기후적응체계 강화도 COP31의 주요 과제다. 특히 기후재난으로 인한 손실과 피해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손실과 피해 대응 기금’의 실효성이 주목된다. 지난 8월 네팔에서 대규모 홍수가 발생하자 기금은 10월 22일 네팔에 2160만 달러(약 290억 원)를 잠정 배정했다. 이 가운데 실제 피해 지원에 투입될 사업비는 2000만 달러(약 270억 원)다. 네팔 정부는 사업제안서를 작성하고 수행기관을 선정하는 단계로, 지원금이 피해 지역에 얼마나 신속하게 전달될지가 관건이다.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줄이기 위한 기후적응 협상도 계속된다. 지난해 COP30에서는 기후적응 성과를 측정할 59개 지표를 채택했지만, 올해 6월 후속 협상에서는 세부 이행 방안에 합의하지 못했다. 지표를 보완할 전문가 기구의 구성과 재정·기술 지원의 반영 여부를 놓고 의견이 갈렸기 때문이다. 개발도상국은 지표 마련에 그치지 않고 실제 이행을 뒷받침할 재정·기술 지원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한다.
④ 정의로운 전환, 노동자·지역사회 보호 체계 마련할까
탄소중립 전환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노동자와 지역사회를 보호할 국제 지원체계도 COP31에서 논의된다. 지난해 COP30에서는 고용 불안과 생계 위기 등 전환 과정의 피해를 줄이기 위한 ‘벨렝-안탈리아 메커니즘’을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각국의 정책 수립과 기술협력,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다만 지난 6월 독일 본에서 열린 후속 협상에서는 지원 범위와 재원 연계, 운영 주체 등을 놓고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은 지난 10월 발표한 COP31 요구안에서 노동권 보호와 노동자·노동조합의 정책 결정 참여를 강조했다. 호주 연구기관 더 넥스트 이코노미(The Next Economy)는 지원체계의 기능과 운영 방식에 추가 협의가 필요하며, 실제 가동까지는 내년에도 논의가 계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⑤ 미국의 빈자리, 중국은 기후외교 영향력 확대 나서나
미국의 기후협력 이탈 속에 중국이 COP31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도 관심사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파리협정에서 공식 탈퇴했으며,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에도 탈퇴를 통지했다. 다만 협약 탈퇴 효력은 내년 2월 발생한다. 지난해 COP30에 연방정부 대표단을 파견하지 않은 미국은 올해도 공식 대표단 파견 여부가 불확실하다.
반면 중국은 COP31에 적극 참여하며 국제 기후협력에서 역할 확대를 모색 중이다. 특히 태양광·배터리·전기차 등 청정기술에 대한 미국과 유럽의 관세 및 무역장벽을 주요 의제로 제기할 계획이다. 리가오 중국 생태환경부 부부장은 지난달 21일 선진국의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재원 지원 부족뿐 아니라 일방주의와 보호무역도 기후협력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연간 온실가스 배출량이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국가이기도 하다. 자국의 감축 책임과 국제 기후재원 분담 문제에 어떤 입장을 보일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