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여성 의원 공동조사…대형 공공기관 22곳 여성 임원 ‘0명’
여성 임원 비율 2022년보다 하락…정부위원회 19곳도 여성 위원 없어
국내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여성은 10명 중 4명이지만, 임원 가운데 여성은 10명 중 2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시적인 경영과 집행을 담당하는 상임 임원 중 여성 비율은 9.0%에 불과했다. 공공기관 절반 이상은 여성 임원 비율이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남인순 국회부의장(더불어민주당·서울 송파병)은 3일 여야 여성 국회의원들과 실시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및 정부위원회 여성 위촉위원 비율 현황’ 공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야 여성 의원들이 국정감사 기간 각 소관 상임위원회를 통해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분석한 결과다.
◇ 여성 임원 비율 하락…대형 공공기관 22곳은 여성 임원 ‘0명’

조사 대상 공공기관 345개 중 185개(53.6%)는 여성 임원 비율이 20% 미만이었다. 전체 임원 3651명 가운데 여성은 744명(20.4%)이었다. 반면 전체 공공기관 직원 40만1361명 중 여성은 16만5529명(41.2%)이었다. 직원과 임원의 여성 비율은 20.8%포인트 차이가 났다. 직원 통계는 355개 기관, 임원 통계는 345개 기관을 기준으로 집계됐다.
여성 임원 중에서도 674명(90.6%)은 비상임직에 집중됐다. 상임 임원은 70명으로 전체 여성 임원의 9.4%에 불과했다. 전체 상임 임원 781명을 기준으로 해도 여성 비율은 9.0%에 그쳤다.
여성 임원 비율은 최근 몇 년간 오히려 낮아졌다. 이번 조사에 제시된 통계에 따르면 2022년 22.7%였던 비율은 2025년 20.2%까지 떨어졌다. 올해 공동조사에서도 20.4%에 머물렀다.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는 공공기관은 76개로 전체의 22%에 달했다. 이 중 22개는 직원이 1000명 이상인 대형 기관이었다. 한국철도공사와 한국도로공사는 각각 임원 15명 전원이 남성이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와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임원 12명 모두 남성이었다. 중소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강원랜드 등도 여성 임원이 없는 기관에 포함됐다. 반면 여성 임원 비율이 30% 이상인 기관은 90개(26.1%)였다.
부처별 격차도 확인됐다. 여성 임원 비율이 낮은 주요 부처 5곳 중 재정경제부 소관 공공기관은 조사 대상 3개 기관의 임원 25명 모두 남성이었다. 국방부 소관 기관의 여성 임원 비율도 3.4%에 그쳤으며, 국토교통부 8.3%, 행정안전부 8.5%, 중소벤처기업부 10.4% 순이었다.

앞서 정부는 2023년 ‘공공부문 성별대표성 제고 계획(2023~2027년)’을 수립해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을 2026년 25.4%, 2027년 26.2%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과 관련 지침에도 양성평등 임원 임명 목표 수립과 여성 임원 비율 확대를 위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
국제사회는 여성의 수적 참여뿐 아니라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도 강조한다. 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는 2024년 일반권고 제40호에서 정치·공공·경제 등 모든 의사결정 영역의 남녀동수를 원칙으로 제시했다. 특히 여성이 영향력이 작은 직위에 집중되는 문제를 지적하며,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고위직에 여성의 참여를 보장하도록 권고했다.
남녀동수가 요구되는 정부위원회에서도 성별 편중이 나타났다. 2025년 12월 31일 기준 중앙행정기관 소관 정부위원회 473개의 위촉직 위원 8439명 중 여성은 3015명(35.7%)이었다. 여성 위촉위원 비율이 40% 이상인 위원회는 339개(71.7%)였지만, 여성 위원이 한 명도 없는 곳도 19개에 달했다.
여성 위촉위원이 없는 곳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소관 양자전략위원회, 국무조정실 소관 규제개혁위원회, 금융위원회 소관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등이 포함됐다. 현행 ‘양성평등기본법’은 정부위원회 위촉직 위원의 특정 성별이 60%를 초과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예외가 인정될 수 있으며, 이번 조사에서는 해당 위원회들의 예외 인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남 부의장은 이번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공공기관 여성 임원 비율 30% 이상 의무화와 경영평가 연계, 정부위원회 남녀동수 원칙 도입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남녀동수는 선언만으로 실현되지 않는다”며 “여성의 의사결정 참여를 가로막는 인사 관행을 개선하고, 목표 미달에 대한 책임과 성과에 대한 보상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를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