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오른쪽)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안철수 인수위원장에게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제공
[尹정부 소셜섹터 국정과제] ③중소·중견기업 ESG 역량 강화에 집중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국정과제 전반에 ESG 추진 계획을 담았다. 새 정부는 특히 중소·중견기업의 ESG 역량 강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에서는 공공기관의 ESG 역량을 강화와 민간 협력업체의 ESG 경영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되지 않았다. 산업부는 기업 성장과 사회적 가치를 연계하는 모델을 확산하는 방법으로서 ESG를 지원한다. 우선 중소·중견기업의 ESG 경영을 확산하기 위해 ‘지속가능성장위원회(가칭)’ 설립을 검토한다. K-ESG 가이드라인을 고도화하고 공급망 실사와 대응 지원 사업을 신설한다. ‘소셜택소노미’ 제도도 마련한다. 또 주력 산업이 있는 기업이 사업을 선제적으로 재편해 신산업에 진출할 수 있도록 집중적으로 지원한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는 ESG 금융 기반을 마련한다. 금융권 ESG 분야 자금 지원을 확대할 예정이다. 중소·벤처기업을 대상으로는 ESG 맞춤형 컨설팅 지원을 강화한다. 환경부도 녹색 산업과 기술 육성을 위해 2022년부터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ESG 종합 컨설팅을 시행한다. 2026년까지는 환경표지 대상품목을 확대해 인증기준을 강화한다(환경성 상위 30%에 환경표지 발급). 녹색융합클러스터 조성 등을 통해 기후테크와 환경 IoT, 바이오가스 등 5대 녹색 신산업도 집중 육성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공영방송의 공영성과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는 방안으로 공영방송사의 ESG 성과를 방송평가에 반영한다. 최지은 더나은미래 기자 bloomy@chosun.com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3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원회 공동기자회견장에서 국정과제를 발표한 후 취재진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제공
[尹정부 소셜섹터 국정과제] ②“지역균형발전으로 농촌 생활 만족도 높일 것”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지방시대’ 청사진을 제시했다. 인수위는 3일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면서 지방균형발전 부문을 정치·행정, 경제, 사회, 외교·안보, 미래 등 국정목표 6대 부문 중 하나로 제시했다. 다만 세부 과제는 지난달 27일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에서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비전’으로 대체했다. 지난달 27일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지역균형발전 비전으로 ▲진정한 지역 주도 균형 발전 ▲혁신 성장 기반 강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지역 고유 특성 극대화 등 세 가지를 약속했다. 이를 위한 실천 항목으로는 지방분권 강화, 지방재정력 강화,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지역사회의 자생적 창조 역량 강화, 지역 특화 사회·문화 인프라 강화 등이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국내 소멸위험 지역은 113곳이다. 이는 전국 기초지자체 228곳 중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수준이다. 소멸고위험지역은 2020년 22곳에서 2022년 45곳으로 2배 이상 늘었다. 일자리 쏠림과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원인으로 꼽힌다. 이에 인수위는 농산촌 지원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일차 의료 방문진료 시범사업을 활성화하고 여성농 특수건강검진 도입 등으로 의료·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겠다는 것이다. 농촌공간 재구조화 계획도 밝혔다. 농촌공간이 여건에 따라 주거·생산·서비스 등으로 구분되고 재배치될 수 있도록 농촌특화지구를 설치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밖에도 숲속야영장·휴양림·숲오피스를 조성해 산림복지 기반을 확충하겠다고 약속했다. 정부의 지원 강화로 기대되는 효과는 농촌 삶의 질 만족도 향상이다. 인수위는 “지난해 농촌 삶 만족도는 5.7점으로 도시(6.5점)보다 0.8점 낮은 수준이었다”면서도 “2027년에는 농촌 삶의 만족도가 6.7점까지 오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2027년 귀촌 인구도 2020년(5.9만명) 대비 2만명 이상 증가해 8만명에 이를

3일 안철수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장이 윤석열 정부의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제공
[尹정부 소셜섹터 국정과제] ①장애인 정책 ‘수요자 맞춤형 통합지원’ 강화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3일 새 정부에서 추진할 110개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국가비전을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로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국정목표를 6개 부문으로 나눠 제시했다. 6대 국정목표는 ▲상식이 회복된 반듯한 나라(정치·행정)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경제) ▲따뜻한 동행, 모두가 행복한 나라(사회) ▲자율과 창의로 만드는 담대한 미래(미래) ▲자유·평화·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국가(외교·안보) ▲대한민국 어디서나 살기 좋은 지방시대(지방시대) 등이다. 새 정부의 국정목표 아래 수립된 110개의 국정과제 중에 소셜섹터와 관련된 항목을 살펴본다. 윤석열 정부의 장애인 정책 핵심은 ‘수요자 맞춤형 통합지원’이다. 우선 ‘개인예산제’를 도입해 장애인 당사자의 선택권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발달장애인 복지와 관련해서는 ‘최중증 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 모델’을 확대한다. 발달장애인 거점병원과 행동발달증진센터도 확충한다. 장애 조기 발견과 개입을 위한 서비스체계를 구축하고, 발달재활서비스 지원과 어린이 재활의료 인프라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장애인 고용과 소득 증대를 위해서는 4차산업, 공공부문 등에서 장애특성과 유형을 감안한 장애인 직무모델을 개발한다. 맞춤형 디지털 센터도 확충한다. 직업 재활과 일자리 지원, 장애인 연금 제도 등을 통해 사회참여를 지원한다. 장애인 활동지원 서비스도 고도화한다. 이를 위해 공급자 처우를 개선하고, 전문인력 양성 기반을 구축한다. 제도적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서비스도 정교화한다. 건강권 보장과 관련해서는 장애인 건강주치의 제도를 활성화하고 방문재활서비스를 추진한다. 장애인 구강진료센터도 확충한다. 시설거주 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계획도 발표했다. 주택·주거 서비스 지원과 장애인 편의시설 확대, 배리어프리(BF) 인증제 강화를 추진한다. 국토부가 진행하는 주거복지 계획에는 저소득 고령자와 장애인 가구에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활용법] “당장 지구는 못 살려도, 트렌드는 만들 수 있죠”

“지구가 아닌 나를 위한 ‘액션’이에요.” 윤수빈(23)씨의 환경운동은 지극히 개인적인 계기로 시작됐다. 지난해 4월, 대학병원 암연구소에 인턴으로 출근하면서부터다. 윤씨는 “실험에 쓰이는 물품 대부분 멸균 제품이라 포장 폐기물이 대량으로 발생하고, 실험 도구도 거의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 온다”면서 “의료기관에서는 별도의 분리배출 없이 모두 의료폐기물로 처리하는데, 이런 쓰레기를 조금이라도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뮤니티 활동을 기획하게 됐다”고 했다. 그의 주 활동 공간은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Vake)’다. 베이크는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커뮤니티를 조직하거나 이를 위한 모금 활동도 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플랫폼이다. 이곳에서는 ‘액션’으로 불리는 개방형 캠페인을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윤씨는 지난 1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기 위한 액션 ‘나를 위한 환경보호, 플라스팁’을 개설했다. 구성원은 32명. 오프라인 모임은 갖지 않는다. 행동 수칙은 느슨한 편이다. 일상에서 얻은 플라스틱 빨대나 의약품통 등을 모아 수거함으로 보내는데, 날짜를 정하거나 한 장소에 모으진 않는다. 전국 수거함을 찾아 각자 수행하는 식이다. 친환경 제품 사용 후기를 공유하거나 작은 실천 인증하고, 커뮤니티 내에서 소규모 스터디 모임을 따로 열기도 한다. 윤씨는 “환경보호로 인한 스트레스가 너무 크면 지속가능하지 않다”면서 “얼마나 효과적인 활동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회혁신의 첫 단추, 뜻 맞는 사람 찾기 베이크는 사용자의 활용도에 따라 쓰임이 달라진다. 블로그처럼 개별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고, 구성원 간 투표를 진행하거나 오픈채팅방을 열 수 있다. 기능은 다양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지난 6일 충남 홍성의료원에서 ‘제40차 희망영웅상 시상식’이 열렸다. 최정훈(왼쪽에서 셋째)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넷째)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코로나19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의 응급 분만 수술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소중한 생명을 살렸다. / 굿네이버스 제공
‘진짜 영웅’은 우리 곁에 있다

신한금융그룹 희망영웅상 사회 곳곳에서 선행 펼치는 영웅들신한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이 발굴신한금융지주·굿네이버스 등 심사 지난 2월 8일 충남 홍성의료원의 최정훈(59) 산부인과 과장과 진병로(56) 소아청소년과 과장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긴급수술에 들어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산모가 출산이 임박해 병원에 실려왔기 때문이다. 산모 A씨는 30곳 넘는 의료기관에 문의했으나 분만 가능한 시설을 갖춘 병원을 찾을 수 없었다. 산통을 겪으며 구급차에서 반나절 넘게 시간을 흘려보내야 했다. 배 속의 아기는 태변을 많이 배설한 상태였고 계속 방치했다가는 사산될 위험도 있었다. 두 의사와 의료진 10여 명은 코로나 감염 위험을 무릅쓰고 응급수술을 진행했다.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아기와 산모는 건강하게 퇴원했다. 이 사건이 지역사회에 알려지면서 최정훈·진병로 과장은 신한금융그룹이 수여하는 제40차 희망영웅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6일 홍성의료원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최정훈 과장은 “산부인과 의사로서 당연한 일을 한 것인데 이렇게 과한 칭찬을 받으니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수술방 안에서 감염이 발생할까 봐 걱정되기는 했지만 두렵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 것보다 두 생명을 살리는 것이 훨씬 중요한 일이니까요.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돕는 사람들의 용기가 우리 사회 곳곳에서 작은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8년부터 굿네이버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어려움에 처한 타인을 위해 발 벗고 나선 ‘희망영웅’을 찾아 포상하고 있다. 지금까지 총 46명의 개인과 1개 단체가 희망영웅상을 받았다. 지급된 포상은 누적 2억3000만원이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정에 대해서는 신한금융그룹이 ‘위기가정 재기지원사업’을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이용자들은 활동 성과에 따라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인증 배지를 받을 수 있다. /월드비전 제공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 활용법] 이곳에선 누구나 캠페인 기획자가 된다

누구나 캠페인 기획자가 되는 시대다. 과거 기관이나 단체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캠페인은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페이지를 통해 개인도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관건은 참여 유치다. 아무리 좋은 취지의 활동이라도 뜻이 같은 사람들에게 도달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모금은 메시지 도달 이후에도 후원 동기를 부여해 기부를 이끌어내는 게 핵심이다. 사회문제 해결에 관심 있는 이른바 ‘사회혁신 고관여층’이 한데 모여 각자 캠페인을 기획하고 개설하고 참여할 수는 없을까. 알 만한 사람들은 이미 가입했다는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 ‘베이크(Vake)’에서는 이러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0년 6월 베타 서비스로 첫선을 보인 베이크에서 열린 캠페인은 91개, 참여 인원은 5098명에 이른다. 월드비전 주도로 탈중앙화 자율 조직(DAO) 기반 기술 스타트업 위브컬렉티브, 블록체인 기술 기업 캔랩 등이 참여한 오픈 이노베이션의 결실이다. 혁신가들의 소셜 놀이터 베이크에서는 개인이나 소규모 단체도 쉽게 캠페인을 기획하고 참여할 수 있다. 즉 개방형 캠페인이다. 베이크상에서는 이를 ‘액션’이라고 부른다. 캠페인 제안자는 ‘액션 메이커’다. 액션의 형태는 액션 메이커의 기획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모금은 물론 재능 기부, 자원봉사, 환경 보호 활동 등 일상에서 사회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모든 활동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환경보호를 위해 플라스틱 쓰레기를 모으는 활동 중심으로 액션을 꾸려갈 수 있고,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크라우드 펀딩 형태로 모금하고 기금 집행에 기부자들을 참여시킬 수도 있다. 액션 개설 이후 이뤄지는 과정은 블록체인 기반의 플랫폼을 통해 기록되고 공유된다. 베이크 브랜딩·디자인을 맡은 이송이

‘여성의 삶’ 응원한 40년 발자취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40주년] 여성의 역사에는 굴곡이 많았다. 40여 년 전까지도 우리나라에 마음껏 공부할 수 있는 여성은 많지 않았다. 1980년 국내 여성 청소년의 고등학교 취학률은 56.2%였다. 그 나이대 여성 청소년 2명 중 1명만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셈이다. 대학교 취학률은 8.1%. 남성의 절반 수준이었다. 1990년대에는 민주화 물결을 타고 다양한 여성 이슈가 조명됐다. 여성 인권 보호를 위한 굵직한 법들이 제정되는 등 여성운동도 탄력을 받았다. 여성을 지원하는 단체 수도 크게 늘었다. 2000년대에는 ‘여성의 일’이 화두였다. 여성의 교육 수준은 높아졌지만 출산과 육아는 여전히 여성 몫이었고 여성은 사회 진출의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1982년 설립된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 (설립명 태평양 복지회)의 역사는 우리나라 여성 역사와 맥을 같이한다. 1980·90년대 재단의 주요 사업은 ‘여학생 교육 지원’이었다. 1990년대부터는 ‘여성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사업에도 집중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여성 시설에 생필품을 전달하고 시설 개·보수 등을 지원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여성의 자립’을 돕기 위해 다양한 여성 취업 지원 사업을 전개했다. 지난해 기준 재단의 누적 지원금은 약 153억8500만원. 지원 건수는 6만여 건에 달한다. 화장품 기업으로서 여성과 함께해 온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의 40년을 돌아봤다. ‘여성의 공간’을 만들어 드립니다 아모레퍼시픽복지재단이 여고생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건 설립 이듬해인 1983년부터다. 1989년 기준 여고생 4000명에게 장학금을 줬다. 1990년 여성의 고등학교 취학률은 85.4%로 크게 높아졌지만, 대학교 취학률은 24.5%로 여전히 낮았다. 당시 대학생 104만명 중 여대생은 29만6100명(28.5%)에 불과했다. 1993년 여대생 장학금 사업을 신설한 이유다. 1990년대는 국내

서울 도봉구의 폐기물 처리 시설에서 수거 차량이 음식물 쓰레기를 쏟고 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美·獨 ‘음식물쓰레기도 자원’ 과감한 투자

음식물쓰레기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8~10%를 차지한다. 매립이나 소각하는 과정에서 메탄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음식물쓰레기 지표 보고서 2021’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음식생산량의 약 17%가 그대로 버려지면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늘고 토양 오염도 심화하고 있다.<관련기사 유엔환경계획 “연간 10억t 버려지는 음식물쓰레기 온실가스 배출 주범”> 세계 각국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음식물쓰레기를 매립·소각하는 대신 자원으로 재활용하는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배출원에서 새로운 자원으로 탈바꿈시키는 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BCC리서치는 음식물쓰레기 산업 규모가 지난 2020년 377억7000만 달러(약 46조원)에서 2028년 699억1000만 달러(약 8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는 2005년 음식물쓰레기 분리배출 제도를 도입하면서 전 세계에서도 음식물쓰레기 처리 선진국으로 꼽히고 있다. 당시 정부는 전국에 260개의 사료·퇴비 생산 구축해 음식물쓰레기 재활용 체계를 구축했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발생 및 처리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하루 평균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은 1만3773t으로 이 중 96.2%가 재활용됐다. 하지만 이러한 수치와 달리 실제 자원으로 사용되는 양은 많지 않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2020년 한 해 동안 음식물쓰레기를 재활용해 만든 사료·퇴비의 양은 26만3669t에 그쳤다. 환경부 관계자는 “재활용 시설로 들어가는 쓰레기의 양을 기준으로 재활용률 집계를 하고 있다”며 “국내 음식물에는 수분이 많아 재활용 과정에서 80%가량이 폐수로 처리돼 실제 재활용된 퇴비나 사료의 양은 많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음식물쓰레기가 제품으로 만들어지는 재활용률이 낮을 뿐만 아니라 판매량마저도 저조하다는 점이다. 폐기물로 만들었다는 거부감이 강한데다 안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미국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운영하는 콜로라도 지역 생추어리. /TWAS 제공
[사육곰 ‘잠금해제’] 생추어리, 구조 동물의 처음이자 마지막 쉼터

미국 콜로라도주(州) 덴버의 북동 지역으로 가면 대평원이 펼쳐진다. 이곳에는 전 세계에서 구조된 야생동물들이 남은 생을 보낼 수 있는 이른바 ‘생추어리(Sanctuary)’가 마련돼 있다. 곰, 사자, 표범, 퓨마, 늑대 등 650마리 이상이 뛰노는 곳이다. 규모는 319ha(319만㎡)로 여의도 면적(290ha)보다 넓다. 지난 14일 강원 동해시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의 새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美 TWAS, 40년간 이어온 야생동물의 마지막 쉼터 동물보호단체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는 이곳을 비롯해 콜로라도 스프링필드(3918ha), 텍사스 보이드(16ha) 등 총 3곳에서 동물들을 보호하고 있다. 전체 생추어리의 총 부지 면적은 4253ha에 이른다. TWAS는 1980년대부터 40년 넘게 야생동물을 구조했다. 불법 사육 농가에서 압수한 야생동물이 많다. 또 서커스단이나 동물원이 없어지면서 갈 곳 없이 방치된 동물도 데려온다. 평생을 억압된 채 생활한 탓에 자연 생태계로 되돌아가긴 어려운 개체들이다. TWAS 생추어리는 야생동물 종별로 지역이 구분돼 있다. 자연환경도 해당 동물의 특성에 맞게 조성했다. 이번 동해시 사육곰이 이주한 콜로라도 생추어리는 물과 나무가 많은 곳이다. 사육곰들은 최소 일주일에서 최대 2개월 정도의 적응 기간을 갖고 본격적으로 생추어리 생활을 시작한다. 정진아 동물자유연대 사회변화팀장은 “현재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추진 중인 사육곰 생추어리가 완공되면 농장으로부터 구조된 사육곰을 국외로 멀리 보내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정부가 부지 제공하고 NGO가 비용 마련 중국·베트남·라오스에도 사육곰 생추어리가 있다. 이미 2000년대에 완공됐다. 국제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아시아(Animals Asia Foundation)는 1998년 중국 청두에 최초로 곰 보호시설을 설치했다. 현재 11개의 곰사와 15개의 방사장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 40년간 방치됐던 사육곰들은 열악한 환경에 노출돼 곰팡이성 피부 질환을 앓기도 한다. 정형행동(반복적 이상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많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사육곰 ‘잠금해제’] 막 내린 곰사육 40년史… 남은 338마리는 어디로

22마리가 떠나고 338마리가 남았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6일(현지 시각) 강원 동해시 농장에서 구조한 사육곰 22마리를 미국 콜로라도 야생동물 생추어리에 이주시켰다. 구조를 기다리는 사육곰은 338마리다. 국내에는 사육곰을 수용할 수 있는 보호시설이 없다. 비용과 인력을 투입해 곰을 해외로 보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환경부는 국내 곰사육 종식을 선언하고 2025년까지 전남 구례군과 충남 서천군에 사육곰 생추어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환경부 자연보전국 생물다양성과에 따르면, 구례군과 서천군 보호시설 수용 개체 수는 각각 49마리, 70마리로 총 119마리에 그친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사육곰 338마리의 35% 수준이다. 나머지 200여 마리 곰은 농장에서 기한 없는 세월을 보내야 한다. “우리 지역에 사육곰이 산다” 수도권에만 112마리 정부는 각 지방환경청을 통해 사육곰 농장과 개체 수를 주기적으로 확인하고 있다. 환경부가 정한 ‘곰 사육시설 권고기준’을 충족하는지 여부를 평가하기도 한다. 23일 기준, 전국 23개 농장에 사육곰 338마리가 살고 있다. 농장당 평균 14마리가 있는 셈이다. 한강유역환경청이 관할하는 수도권 지역에는 9개 농장에 사육곰 112마리가 머물고 있다. 전체 사육곰 개체 수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다. 금강유역환경청이 관할하는 충청·대전·세종 지역에는 142마리가 살고 있다. 환경부는 이 지역 농장 4곳 모두 사육장 최소 면적(4㎡)이나 사육시설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강원과 충북 일부 지역을 관할하는 원주지방환경청에서 파악한 사육곰 개체 수는 현재 41마리다. 이달 초만해도 63마리였지만, 동해시 농장의 22마리가 미국 생추어리로 이주하면서 줄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의 관할구역인 광주·전남·제주·경남에는 29마리, 대구지방환경청이 관리하는 대구·경북에는 11마리가 남았다. 전북에는 농장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가 강원 동해시 농장의 철창에 갇힌 사육곰을 보고 있다. 이곳의 사육곰 22마리는 십여년을 철창에 갇혀 살았다. /동물자유연대 제공
[사육곰 ‘잠금해제’] 철창 속 반달곰, 미국서 여생 보낸다

국내에서 시한부 삶을 살던 사육곰 22마리가 15일(현지 시각) 미국에서 새 삶을 시작했다. 강원 동해시의 농장에서 생(生)의 절반을 철창에 갇혀 산 사육곰들이다. 이들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9600km를 날아가 미국 콜로라도의 야생동물 생추어리에 새 보금자리를 얻었다. 이동 시간만 꼬박 50시간 걸렸다. 생추어리(sanctuary)는 공장식 사육농장에서 구조한 동물이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이번 사육곰 이주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구조한 사육곰을 해외 안식처로 보낸 최초 사례다. 국내외 민관(民官) 기관 9곳이 공조한 결과다. 국내에서는 동물자유연대(이하 동자연)와 함께 곰보금자리프로젝트,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 국립공원공단, 국립생태원,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힘을 보탰다. 미국에서는 야생동물생추어리(TWAS·The Wild Animal Sanctuary)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국내 첫 사육곰 美 이주 프로젝트 이번 구조활동에 투입된 금액은 10억원에 달한다. 주로 사육곰을 농장주로부터 매입하고, 대형맹수용 이동장인 크레이트(crate)와 무진동 이동 차량, 항공편, 식량 마련 등에 쓰였다. 재정은 동자연과 TWAS의 기부금, 일반 시민의 후원금으로 충당했다. TWAS는 미국 야생동물보호단체로 콜로라도주 덴버 인근에 약 4253ha 규모의 생추어리를 보유하고 있다. 동자연은 지난 2018년 서울어린이대공원 내 폐쇄된 콘크리트 방에 갇혀 있던 사자 3마리를 구조해 미국 생추어리로 이주시킨 것을 계기로 이번 구조도 TWAS와 함께 진행했다. 본격적인 작업이 시작된 건 2020년 8월이다. 당시 동자연은 TWAS와 강원 동해시 농장의 사육곰을 미국으로 이주하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에 돌입했다. 모두 22마리였다. 정진아 동자연 사회변화팀장은 “국내에는 사육곰 보호소가 없고 해외로 보내야 하는 상황이라 비용과 인력이 필요했다”면서도 “열악한 환경에서 죽어가는 사육곰들을 그저

지난 2월 2일 부산시자원재활용센터에 설연휴간 나온 선물 포장재 플라스틱과 음식물 포장 등에 사용된 재활용 쓰레기가 쌓여 있다. /조선DB
[폐기물, 금맥이 되다] 폐플라스틱, 열분해로 재활용… 석유화학업계 체질 개선 속도

폐기물 가운데 환경에 악영향을 가장 많이 미치는 것은 단연 플라스틱이다. 폐기물 비중이 가장 클 뿐만 아니라 매립할 경우 자연 분해되는데 수백년이 걸리고 소각을 할 땐 다량의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환경 분야 주요 공약으로 쓰레기 처리를 매립과 소각 중심에서 재활용을 기반으로 하는 열분해 방식으로의 전환을 내건 이유다. 유엔(UN)에서도 오는 2024년 말까지 세계 첫 플라스틱 오염 규제 협약을 만들기로 합의했다.<관련기사 유엔, 2024년까지 세계 첫 ‘플라스틱 규제 협약’ 만든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 석유화학 기업들은 플라스틱을 열분해 방식으로 처리하는 ‘화학적 재활용’을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로 지목하고 연구·개발과 양산 체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폐플라스틱 재활용 기술은 크게 기계적 재활용과 화학적 재활용 기술로 나뉜다. 기계적 재활용은 사용 후 플라스틱을 원료로 분쇄·세척·선별·혼합 등의 기계적 처리 과정을 거쳐 재생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과정이다. 공정이 비교적 단순하고 조기에 사업화할 수 있어 대부분의 플라스틱 재활용이 기계적 재활용 기술을 이용한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것은 화학적 재활용이다. 화학적 재활용은 고분자 형태의 플라스틱을 화학적 반응을 통해 분해하는 기술이다. 화학적 재활용 기술을 통해 만들어진 폐플라스틱 열분해유는 원유 대신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다. 재활용기술 개발이 어렵고 상용화하기까지  많은 비용이 필요하지만 여러 번의 재활용에도 처음의 물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때문에 플라스틱 재활용 시장에서 화학적 재활용의 점유율이 점차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증권 ESG연구소는 2020년 90만t에 그친 전 세계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