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기후외교의 새 무기”… 코이카, 글로벌 협력 모델 제시

코이카·UNFCCC ‘기후 미래 파트너십’ 1주년… 개도국 AI 기반 기후대응 협력 방향 모색

기후위기 대응에서 기술 협력이 필수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실질적 기후 솔루션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는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2025 개발협력주간’의 첫 공식 행사로 ‘2025 코이카 기후 AI 포럼’을 열고, 개발도상국의 AI 기반 기후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국제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이번 포럼은 코이카와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이 함께 추진하는 ‘기후 미래 파트너십(AI4ClimateAction)’ 출범 1주년을 맞아 그간의 성과를 공유하고 향후 과제를 짚기 위해 마련됐다. 코이카는 지난해 COP29에서 UNFCCC와 해당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2025~2027년 공식 파트너로 활동 중이다.

24일 열린 ‘2025 코이카 기후 AI 포럼’에서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이 코이카는 AI 기반 기후 솔루션의 확산과 개발도상국의 AI 활용 역량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이카

장원삼 코이카 이사장은 “한국은 다양한 국제무대에서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라는 비전을 제시하며 기술 발전이 인류 공동 번영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해 왔다”며 “코이카는 AI 기반 기후 솔루션의 확산과 개발도상국의 AI 활용 역량 강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이번 포럼이 AI를 통한 기후대응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국제협력 확산을 촉진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협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사무총장은 “디지털 강국인 한국이 AI 기반 기후 솔루션 의제를 선도할 수 있도록 코이카가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AI는 탄소거래 과정에서 온실가스 감축 모니터링·검증에 필요한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특히 유용하다. AI 분야에서 코이카와 GGGI 간 전략적 협력이 한국과 전 세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부 세션에서는 ‘기후 미래 파트너십’ 첫해 성과가 소개됐다. 김경아 코이카 기후환경경제개발팀 과장은 AI 기반 기후 기술 공모전 ‘AI for Climate Action Awards(AICA)’와 아프리카 최초 기후 AI 포럼 개최를 주요 성과로 꼽았다. 올해 AICA에는 전 세계 634개 팀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한국 기업의 AI 농업 솔루션이 우승을 차지했다. 김 과장은 “정부가 내세운 ‘아시아 AI 수도’ 구상을 실현하는 과정에서 개발도상국과의 협력을 뒷받침하는 공적개발원조(ODA)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CA 공모전 심사위원인 최예지 디아이랩 연구소장과 우승팀의 알리샤 루앙그라트(Alisa Luangrath) 한국유역통합관리연구원 소속 연구원이 심사·참여 경험을 공유했다. 두 사람은 공모전 준비 과정과 현장에서 느낀 점, 향후 참가자들에게 도움이 될 실질적인 참여 팁 등을 전했다.

24일 중구에서 ‘2025 개발협력주간’의 첫 공식 행사로 ‘2025 코이카 기후 AI 포럼’이 열렸다. /코이카

2부에서는 AI 기반 기후 대응의 구체적 적용 사례가 다뤄졌다. 김형준 카이스트 교수는 “AI는 기후예측, 재난 조기경보, 에너지 효율화 등에서 이미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기술 기반 기후외교의 중요성이 커지는 만큼 한국이 ‘그린 게임 체인저’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김성훈 K-water AI연구센터장은 물관리 분야를 예로 들며 “AI가 하천 유량 예측, 위성·기상자료 분석 등에 활용되면서 물관리 효율을 높이고 있다”며 “개발도상국도 오픈소스 AI를 활용하면 언어 장벽을 낮추고 인프라 운영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의 그늘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박형건 Capture6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와 대규모 모델 학습 과정에서 적지 않은 탄소발자국이 발생한다”며 “AI 활용 확대와 함께 배출 관리와 규제, 인센티브 설계 등 정책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흥 시민기술네트워크 상임이사는 “AI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될 수 있지만, 동시에 새로운 위험을 야기할 가능성도 있다”며 “안전하고 책임 있는 AI 생태계를 위해 법·제도 정비와 공공 감시 체계 구축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준 코이카 인공지능전환정보화팀 과장은 “AI 기술은 개발도상국이 직면한 복합적인 문제를 진단하고 해결책을 설계하는 데 핵심 도구가 될 수 있다”며 “코이카는 ODA를 통해 한국형 AI 모델의 개도국 실증 기회를 제공하고, 개도국의 자주적인 AI 전환을 지원함으로써 국내 AI 기업과 생태계 성장, 나아가 대한민국 국격 제고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장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차상훈 WI.Plat 대표는 AI 기반 누수 관리 사례를 소개하며 “ODA로 조성한 상하수도 인프라는 유지보수가 관건인데, 인력과 예산이 제한된 현장에서 AI가 누수 탐지와 관리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녹 데이터메이커 대표는 가나에서 진행한 AI 데이터 라벨링 교육 사례를 들며 “현지 인력이 참여해 축적한 양질의 데이터가 지속가능한 AI 생태계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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