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민 옥죄기’, 법원·여론 동시 제동 [글로벌 이슈]

구금 대상 넓히고 일할 권리 뺏고…합법 난민까지 전방위 체류 압박
연방법원 “정부 해석은 위법” 제동, 이민 정책 지지율 30%대 역대 최저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 구금 권한 확대부터 난민 노동허가 중단까지 내놓으며 강경 기조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같은 시기 연방법원은 구금 범위를 넓히려던 정부 방침에 제동을 걸었다. 여론조사에서는 이민 정책 지지율이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정책의 정치적 부담이 커지고 있다.

◇ 구금 확대부터 노동·주거 제한까지…좁아지는 체류의 문

트럼프 행정부가 영주권을 기다리는 합법 난민까지 이민세관집행국(ICE) 구금 대상에 포함하는 방침을 내놨다. 2월 18일(현지 시각) 미 국토안보부(DHS)는 난민이 입국 1년 뒤 영주권을 신청할 때 ‘재심사’를 이유로 다시 구금할 수 있도록 하는 행정 지침을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2010년 지침은 영주권을 받지 못했다는 사유만으로는 구금할 수 없다고 규정했지만, 이번 방침은 재심사 기간 구금을 허용하는 내용이다.

최근 트럼프 행정부는 ICE의 난민 재구금 권한을 확대하고, 망명 신청자 노동허가를 중단하는 방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BC News 방송 화면 갈무리

구금 대상 범위도 넓어진다. 행정부는 ‘입국 신청자’의 범위를 기존 국경 심사 대상자에서 미국 내 거주 비시민권자까지 확대하는 해석을 제시했다. 이 해석이 유지될 경우 이미 미국에 살고 있는 이민자도 ICE 구금 대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ICE 구금 인원은 약 6만 8000명으로, 취임 당시보다 75% 증가했다.

압박은 생활 전반으로 퍼지고 있다. 20일 발표된 규정안에 따르면, 난민 신청자의 노동허가는 처리 기간이 180일 이하로 줄어들 때까지 전면 중단된다. DHS는 현재 밀린 신청 건수를 고려할 때 노동허가 재개까지 짧게는 14년, 길게는 173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일을 못 하게 해 스스로 떠나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여기에 19일 주택도시개발부(HUD)는 미등록 이주민이 한 명이라도 포함된 가구(혼합 신분 가구)에 대한 공공주택 지원을 제한하는 안을 내놓으며 주거권까지 압박하고 나섰다. 정부는 자격 없는 이주민에게 세금이 쓰이지 않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체류 자격부터 노동, 주거 지원까지 이민자의 체류와 생활 조건을 좁히는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주택도시개발부(HUD)는 시민권자와 미등록 이주민이 함께 사는 가구에 대한 연방 주거 지원을 제한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가족 구성원 모두가 자격을 갖추지 못하면 지원받을 수 없도록 하고, 시민권자나 합법 체류자가 포함된 경우에도 지원금을 나눠 지급하겠다는 내용이다.

◇ 강경 기조 속 이민 정책 지지율 최저

이민 정책을 둘러싼 법원 제동과 논란 속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지지율은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CBC News 방송 화면 갈무리

이런 전방위 압박에 사법부와 민심은 차갑게 반응하고 있다. 2월 17일 공개된 로이터·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 지지율은 38%로, 재집권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재집권 직후 50% 안팎을 유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하락세가 뚜렷하다. 특히 2024년 대선 승리를 이끈 남성 유권자 사이에서도 지지율이 41%로 내려앉았다. 2025년 내내 50%에 육박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여론의 부담은 현장에서 드러났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연방 이민 단속 과정에서 미국 시민 두 명이 총격으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이후 지역 사회의 반발과 비판이 확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25년 12월부터 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 일대에 대규모 단속 요원을 투입해 작전을 벌여왔지만, 2월 12일 해당 작전을 종료하고 요원 수를 줄이기로 했다.

법원 판단도 이어졌다. 2월 18일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은 정부가 구금 대상을 넓히기 위해 내놓은 해석에 제동을 걸었다. 국경에서 입국 심사를 받는 사람에게 적용되던 의무 구금 규정을 미국 내 거주 이민자까지 확대하려 한 조치를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해당 해석을 근거로 한 일괄 구금은 당분간 유지되기 어려워졌다. 정부는 항소할 수 있지만, 당장 현장에서는 구금 여부를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 과정에서 대규모 추방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고, 재취임 이후 정책 범위를 빠르게 넓혀왔다. 그러나 구금 확대를 둘러싼 법원 판단과 현장의 반발, 지지율 하락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강경 기조를 둘러싼 긴장도 함께 커지고 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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