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정책 질의에 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 응답, 3개 정당 무응답
기후금융·재생에너지·공공조달 등 지방정부 ESG 정책 전반에 찬성 입장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기업, 교육청, 출자·출연기관 등 지방 공공부문이 향후 은행·보험사 등 민간 금융회사 선정 과정에서 ‘기후금융 활동 실적’을 반영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재생에너지 투자와 ESG 공시, 공공조달, 친환경 선거운동 등 지방정부 차원의 ESG 정책 역시 주요 의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은 오는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7개 원내 정당을 대상으로 ESG 정책 질의를 실시한 결과, 답변서를 제출한 4개 정당이 주요 정책 방향에 전반적으로 찬성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답변에 참여한 정당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이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사회민주당은 답변하지 않았다.

이번 정책 질의는 ▲지자체 및 산하 공공부문의 민간 금융회사 선정 시 기후금융 활동 반영 ▲지방 공기업·출자·출연기관 ESG 통합 공시체계 구축 ▲지자체 공공조달에 기후정보 단계적 반영 ▲지자체 및 산하 공공기관 유휴부지 기반 PPA 계획입지 지정 및 지역기업 연계체계 구축 ▲친환경 선거 수단 공공지원 및 탄소배출 관리체계 구축 등 총 5개 문항으로 구성됐다.
◇ “지자체 금고·보험사 선정에 기후금융 반영”…4개 정당 모두 찬성
우선 답변한 4개 정당 모두 ‘지자체 및 산하 공공부문이 민간 금융회사 선정 평가 시 기후투자 실적 등 기후금융 활동을 반영하는 방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에 따르면 지자체 금고은행 및 산하 공공부문 주거래은행 시장 규모는 지역통합재정 기준 약 673조3000억원에 달한다. 보험사를 선정하는 의무보험 시장도 존재하는 만큼, 지자체가 은행·보험사 선정 과정에서 기후금융 활동을 평가에 반영할 경우 민간 금융회사의 기후투자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기후투자 실적을 해당 지자체 관할 지역 기업 투자와 연계해 평가할 경우,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지역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포럼 측은 분석했다. 이는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달성과 민간 금융 참여 확대를 위해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총 790조원 규모의 기후금융 공급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방향과도 맞닿아 있다. 포럼은 국내 은행권의 탈석탄 선언을 이끌어낸 ‘탈석탄 금고’ 사례를 통해 정책 실효성도 일부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정당별로 보면 민주당은 정책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구체적인 추진 시점과 계획은 명시하지 않았다. 조국혁신당은 민선 9기 지방정부와 지방의회의 핵심 과제로 설정하고, 금융회사 선정 조건으로 기후펀드 조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진보당은 기후금융 선정 지표 표준안 마련과 함께 지역공공은행 설립 의견을 제시했고, 기본소득당은 관련 법령 준비와 발의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 PPA·공공조달·친환경 선거까지 지방정부 ESG 정책 전반 공감대
재생에너지 정책과 관련한 ‘지자체 유휴 공유지 기반 PPA 계획입지 지정 및 지역기업 연계체계 구축’ 문항에 대해서는 진보당이 부분 찬성, 나머지 3개 정당은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현재 국내 기업들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이 글로벌 평균 대비 크게 낮은 상황에서, 기업들이 선호하는 PPA(직접 전력구매계약) 역시 부지 확보와 인허가, 주민 수용성, 계통연계 문제 등으로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 유휴부지를 활용한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와 지역기업 PPA 연계 모델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재생에너지 계획입지와 PPA 용도 한정에 대한 법적 근거가 부족한 만큼 재생에너지법 또는 전기사업법 개정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조국혁신당은 발전소 설립 시 주민 지분참여 의무화와 PPA 중개 인증센터 구축을 제안했다. 진보당은 유휴부지 발굴과 지역기업 연계에는 찬성하면서도 시민참여형 공공재생에너지 모델을 전제로 해야 하며, 공공성 약화 우려가 있는 PPA에는 반대 입장을 밝혔다. 기본소득당은 PPA 활성화에는 찬성했지만 PPA 전용 계획입지 지정에 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방 공기업·출자·출연기관 ESG 공시 의무화 및 통합 공시체계 구축’ 정책에 대해서는 4개 정당 모두 찬성 입장을 나타냈다. 조국혁신당·진보당·기본소득당은 적극 추진 의사를 밝혔고, 민주당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중앙 차원의 가이드라인과 공시 의무화가 우선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지자체 공공조달에 기업 기후정보를 단계적으로 반영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4개 정당 모두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지역별 여건 차이와 참여 기업 제한 가능성을 고려해 지자체 의견 수렴 과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친환경 선거운동과 관련한 ‘친환경 선거 수단 공공지원 및 탄소배출 관리체계 구축’ 정책에도 4개 정당 모두 제도 개선 필요성에 공감했다. 조국혁신당은 다회용기 사용 등을 시행 중이라고 밝혔고, 진보당은 온라인 공보물 확대와 재생 소재 사용 의무화 등을 제안했다. 기본소득당은 앞서 ‘현수막·종이 공보물·유세차 없는 선거’를 제안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은 서울·경기·부산·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역자치단체장 후보들에게도 ESG 정책 질의를 진행했다. 부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후보가 답변을 제출했다. 서울시와 경기도 후보들은 모두 응답하지 않았다.
답변한 후보들은 모두 포럼이 제안한 ESG 정책에 찬성 입장을 밝혔으며, 지역 맞춤형 정책도 함께 제시했다. 전재수 후보는 ‘그린 방파제’, ‘시민참여형 나무연금’, ‘10분 그늘길’ 등을 제안했고, 박형준 후보는 탄소·순환경제·분산에너지·RE100 정책과 연계한 ‘부산형 실용 ESG 전환’을 제시했다. 민형배 후보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를 기반으로 한 ‘전남광주 지속가능 공공기관 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무총장은 “지방정부에서 ESG는 단순한 ‘착한 행정’이 아니라 지역의 생존과 성장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일관되게 적용돼야 할 원칙”이라며 “지방정부는 기후금융 정책과 공공조달, 재생에너지 정책 등을 통해 지역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 지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