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기부 그 후] 컨테이너에 사는 남매, 그리고 매일 돌을 캐는 할아버지

네 식구가 사는 컨테이너 집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지방의 어느 산 속 마을, 조립식 판넬로 지은 컨테이너집에 네 식구가 삽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초등학생인 정미와 현민이(가명) 남매. 날 때부터 할머니의 손에 큰 아이들은 엄마 아빠에 대한 기억조차 흐릿합니다. 남매의 아빠는 집을 떠났고, 선천적으로 정신적 장애를 가진 엄마는 병원에서 지낸지 오래입니다.

홀로 네 식구의 생계를 책임지는 할아버지는 매일 아침 험한 돌산을 오릅니다포크레인이 못 오는 산 위의 석자재를 아래 공장까지 운반하는 것입니다하루도 빠짐없이 돌을 나르는 할아버지의 앙상한 어깨는 쉴 날이 없습니다그렇게 한 달을 일해 손에 쥐는 150만원이 정미네 가족이 한 달을 사는 유일한 수입입니다

할아버지 어깨를 안마하는 아이들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아이들은 자라고 할아버지는 힘이 듭니다

 
내가 죽으면 저 가여운 것들을 어쩌나. 살아있는 한 저것들 위해 하는 거지 뭐

조부모의 헌신적인 보살핌 덕분에남매는 구김 없이 자라줬습니다하지만 예순이 넘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남매의 공부까지 살뜰히 챙기기는 어려웠습니다할아버지가 직접 아이들의 공부방을 마련해줬지만컨테이너로 만든 집은 사시사철 찬 기운이 돌았습니다벌써 초등학교 5학년, 2학년인 남매는 학원은 고사하고 여태껏 제대로 된 책상 하나 없었습니다.

인터넷도 들어오지 않는 시골 마을아이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하릴없이 시간을 보냅니다산 속 마을에는 변변한 장난감도제대로 뛰어놀 공간도 없습니다이제 곧 중학생이 될 아이들을 보는 할아버지의 시름은 늘어만 갑니다할아버지에게 일은 점점 버거워지지만아직 기준 연령이 안돼 노인연금도 받지 못했고수급가정도 채택이 안 돼 필요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습니다.  

휑하게 비어있던 아이들의 공부방. 사시사철 응달에 찬 바람이 붑니다.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이에 지난해 10,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는 남매의 학습 환경 지원과 긴급 생활 지원을 위한 해피빈 모금함을 열었습니다아이들의 차디찬 공부방에 단열시설을 보강하고언제 아플지 모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생활비도 마련하기 위해서입니다약 두 달 간의 모금 동안 1077명 네티즌들의 따뜻한 성원으로 약 650만원의 후원금이 모였습니다

◇네 식구의 밝은 내일을 위해

아이들에게 새 책상과 함께 단열재 시공을 하는 직원들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직원들은 이 후원금으로 새 책상을 사들고 다시 남매의 집을 찾았습니다.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날 수 있도록 직접 아이들의 공부방 외벽에 단열재 시공을 했습니다. 할머니가 추후에 사용하실 수 있도록 생활비도 지원했습니다. 새 책상이 생긴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신이 났습니다. 할머니는 연신 고맙다며 직원들의 손을 꼭 잡았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자기만의 책상을 갖게 된 아이들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이날 좋은 소식 하나도 들렸습니다이 마을의 면장님이 네 식구의 이야기를 전해 듣고 조손가정 지원의 형태로 매달 학습 및 생활비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 것입니다. 10가구 남짓인 작은 마을 주민들도 십시일반으로 남매를 돌봐주겠다고 했습니다많은 분들의 따뜻한 관심으로남매는 전보다 조금 더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는 다사랑희망캠페인이란 이름으로 정미네 가족처럼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이웃들을 계속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우리 이웃에게 따뜻한 관심을 보여주세요.

여러분들의 후원으로 한 가정이 다시 웃을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

▼한국다문화사랑공동체는 또 다른 우리 사회 어려운 이웃들을 돕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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