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2일(금)

더나은미래가 선정한 2017년 공익분야 10대 뉴스

굵직한 변화가 많았던 한해였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민사회, 상생, 사회적가치 등 수많은 이슈가 쏟아졌다. 새정부 국정과제와 더불어 공익분야에도 다양한 변화가 뒤따랐다. 더나은미래는 올 한해도 공익현장 곳곳을 누볐다. 2017년, 더나은미래가 담았던 공익분야 10대 뉴스를 소개한다.

 

#1. 정부와 시민사회, ‘동등한 파트너십’ 대전환 시작되나  

‘국민이 주인인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내건 국정과제 첫번째는 ‘국민 주권 민주주의’. “국가 중심으로 이끌어온 민주주의를 시민사회 주도로 바꾸겠다”는 게 요지다. ▲‘시민사회발전기본법’을 제정해 시민사회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전국 단위의 ‘시민사회발전위원회’를 설치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역사적으로 정부와 시장의 한계를 보완해 온 제3섹터(비영리·시민사회 등)와 함께 ‘공익증진을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것. 이를 두고 “70년 묵은 정부 주도 국정운영 방식에서, 정부와 시민사회가 ‘동등한 파트너’로 넘어가는 대전환이 시작됐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관련기사 1.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갑을 관계’에서 ‘동등한 파트너’로… 대전환 실험이 시작됐다, ☞관련기사 2. 제3섹터’, 어떤 변화 몰려올까

특히 새 정부의 청와대 수석 및 비서관 중에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실장 출신의 하승창 사회혁신수석,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상임대표 출신의 조현옥 인사수석, 녹색연합 공동대표 출신의 김혜애 기후환경비서관 등 시민단체 출신이 대거 영입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 제3섹터 인맥지도 대해부(청와대 참모진, 18부 5처 17청의 장(長) 등 ‘제3섹터 인맥’ 집중 분석) 보려면? 

시민사회 내부에서도 ‘새로운 역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지난 6일엔 국무총리실에서 주최하고 나눔국민운동본부사단법인 시민에서 주관한 ‘시민사회연찬회’가 열렸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사회 성장 전략을 찾아서’를 주제로 열린 이번 연찬회에선 종교계·자원봉사계·지역재단·전국시민사회협의회·마을공동체·비영리단체(NPO)·중간지원조직 등 전국 시민사회 리더 120여명이 한 곳에 모였다. “지금까지 한국의 시민사회가 비판과 감시 역할을 주로 해왔던 것을 넘어, 이제는 ‘사회문제 해결자’로 나아가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새로운 역할이 논의됐다. ‘시민사회 30년, 이제는 ‘감시자’에서 ‘해결자’로

 

#2. 대통령이 주목한 ‘사회적경제’

지난 10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성수동 헤이그라운드를 방문해 소셜벤처 마리몬드의 윤홍조 대표로부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삶을 모티브로 제작한 휴대폰 케이스 등의 소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조선일보 DB

고용 없는 성장, 불평등의 시대. 새 정부는 ‘사회적경제’에 주목했다. 청와대 일자리수석 산하엔 1급인 사회적경제 비서관직이 신설됐고, 지난 10월엔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역대 정부 최초다. 사회적경제 기업이란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소셜벤처 협동조합 등 다양한 사회경제주체를 포괄하는 개념. 정부는 ▲‘사회적경제기본법’ ‘공공기관 판로지원법’ 등을 제정해 사회적경제 통합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신용보증기금이나 사회적경제 기업 전용 투자 펀드 등 금융접근성을 높이는 방안을 통해 사회적경제 활성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사회적기업 10년 새 30배 늘어… 인증제도 개편 등 ‘질적 성장’의 단계로

한편 올해 7월엔 성수동에 ‘헤이그라운드’가 문을 열었다. 40여곳 소셜벤처, 500여명의 사회혁신가가 한곳에 모였다. 혁신가들의 협업과 성장을 돕고, 임팩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한 시도인 셈. 지난 10월, 청와대는 성수동 헤이그라운드에서 제3차 일자리 위원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과 사회 혁신가들의 제3차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했다. ☞체인지메이커, 한 공간에 모인 까닭

#3. 새정부 CSR 압박 거세져… “경영 패러다임 전환” 시대

“보여주기식으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시대는 지났다, 경영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가 왔다”

새정부 CSR(기업 사회적책임) 및 지속가능경영 드라이브도 강화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서 CSR을 강화하는 정책들이 곳곳에 포함됐기 때문. 주요 키워드로는 ▲사회적가치 실현 ▲지배구조 개선 ▲사회책임투자 확산 ▲상생 드라이브 ▲지속가능경영 강화 등이 꼽히고 있다. 

국회에서도 정부 방향에 발맞춰 관련 법안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따르면 ▲ 정부는 2018년까지 지속가능경영 5개년 종합시책을 수립하고, 연차별 세부계획을 만들어 시행해야 한다. 지속가능경영센터를 지정해 비용을 지원할 수 있도록 규정한 만큼 대기업 전반을 향한 CSR지침이 만들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난 3월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본시장법)’ 개정안도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기업은 윤리경영, 환경, 지배구조, 인권 등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관한 비재무적 정보(ESG)를 사업보고서에 기재 및 공개하도록 권고하는 내용이 담겼다. 그 밖에도 국민연금·공무원연금 등 공적 연기금(2017년 기준 67개)이 기업의 ESG 정보를 고려해 투자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발의된 상태다.  ☞관련기사 1.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2018년 CSR 향방<上>‘사회적가치’ 폭풍 몰려온다  ☞관련기사 2. 새 정부, CSR 향방은? 돈 버는 과정, 일하는 방식 바꿔야 비즈니스 혁신 일어난다

#4. 얼어붙었던 5대그룹 CSR 해빙기 맞나

얼어붙었던 5대그룹 CSR도 내년을 기점으로 시동이 걸릴 전망이다. 최순실 사태 이후 지난 1년간 두문불출했던 삼성그룹은 11월 24일 이인용 삼성 사회봉사단장을 임명했다. 업계에선 삼성이 향후 투명성과 CSR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의 16개 계열사 중 4곳이 ‘2017 기업 지배구조 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CSR 공시를 강화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지난 4월 CSR위원회를 확대 개편해 사외이사 5명으로 구성된 ‘거버넌스위원회’를 설립하고, 산하에 CSR리스크관리협의회를 신설했다.

ⓒflickr

2018년 5대그룹의 CSR의 키워드는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일자리’와 ‘사회적가치’, ‘사회혁신’으로 좁혀진다. SK그룹은 내년부터 계열사 조직별로 사회적가치 측정 및 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며, 사회적기업 지원 규모도 커진다. IBK투자증권과 국내 최초로 100억원 규모의 사회적기업 전문 투자펀드를 론칭할 계획도 밝혔다. 일찍이 CSR 자체 체크리스트를 개발한 LG그룹에선 협력사 상생협력 범위를 CSR 전분야로 확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5대그룹의 기부금 집행은 보다 까다로워질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권 당시 미르·K스포츠재단에 기업들이 후원한 게 논란이 되면서 내부 집행 절차를 강화했기 때문. LG, 롯데 등에선 금액에 따라 ‘기부심의회’나 이사회 등을 거쳐야만 기부금을 집행 가능하도록 내부 규정을 강화했다. ☞2018년 5대 그룹 CSR(지속가능경영) 향방은?

#5. 새희망씨앗, 이영학… 비영리 강타한 부정 이슈

기부단체가 몸살을 앓았던 한해였다. 지난 9월 불우한 어린이를 돕는다며  4년간 4만9000여명으로부터 128억원을 기부받아 횡령한 일명 ‘새희망씨앗’ 사건이 보도되며 시민들의 분노를 샀다. 10월엔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의 기부금 횡령이 드러나면서 기부 시장은 또 한번 타격을 입었다. 그는 2005년부터 인터넷, 방송 등에 활발히 나서 딸의 희소병 치료를 도와달라고 감정에 호소했다. 이후 12년간 12억 8000여만원을 후원받았으나 경찰이 확인한 결과, 딸의 치료비로 쓰인 1억 6000만원을 제외히곤 차량 구매·문신 등에 나머지 후원금을 쓴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건을 겪으며 규 기부자가 절반으로 줄었다는 비영리단체도 있다. 기부를 믿지 못하겠다는 ‘기부 포비아(phobia, 공포증)’이라는 말까지 돌았다. 실제로 지난 27일 기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온도탑은 52.2도로 최근 4년 기준 최저치를 찍었다. 사랑의온도탑 1도는 모금액의 1%를 의미한다. 더나은미래는 ‘새희망씨앗’ 사건을 심층 분석하며 비영리 사단법인 설립인가 실효성 여부, 지정기부금 단체로 인가받는 과정에서의 사각지대, 비영리단체의 관리 부재 등 국내 기부 제도 사각지대의 현주소를 짚었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4년간 풀린 128억 기부금 ‘새희망씨앗’ 사각지대 막을 기회 5번 있었다

하반기에도 부정 이슈는 이어졌다. 지난 12월엔 유니세프 고위간부 S씨가 모 직원에게 “영어하는 게 동두천 미군 접대부 같다” “허리가 가늘어서 애나 낳겠느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고, 8개월에 걸친 내부 조사위원회 결과 무혐의 결론을 냈으며, 이를 처음 문제제기한 팀장은 해고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에 분노한 후원자들의 이탈이 이어졌다. ☞아동 인권 다룬다는 한국 유니세프, 리더의 인권 지수는?

#6. 기부 투명성 화두…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논의 불거져

지난해 K스포츠재단, 미르재단 사태에 이어 연이은 부정 이슈가 터지면서, ‘투명성’은 공익재단을 꿰는 키워드가 됐다. 올해 초 한국가이드스타에서는 2월 공익법인의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별점을 매기는 평가 결과를 최초로 공개했다. ☞[직격인터뷰] 박두준 한국가이드스타 사무총장, 비영리단체 ‘별점’ 첫 시도… 그 향방은?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과제 중 하나였다. 공익법인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되, 공익법인을 통합 관리하고 공익성 검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은권 의원(자유한국당)도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공익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 개정안을 나란히 발의한 상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앞으로의 향방은?

지난 18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강당에서 믿을 수 있는 기부를 위한 공익캠페인 ‘쇼미더 트러스트(Show Me the Trust)’ 캠페인 출범식이 열렸다. 왼쪽부터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 강훈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실장, 김효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단장, 이수민 한국자원봉사협의회 사무총장, 김영진 행정안전부 팀장, 안종길 한양대학교 대외협력팀장, 손미향 한국해비타트 사무총장, 김선향 대한적십자사 부총재, 박찬봉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김건중 대한적십자사 사무총장, 황규인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회장, 김덕산 한국공익법인협회 이사장, 정현경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 자문위원. ⓒ한국모금가협회

단체들의 자발적인 캠페인도 시작됐다. 지난 18일, 나눔국민운동본부, 한국가이드스타, 한국비영리학회, 한국모금가협회, 대한적십자사,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한양대학교, 한국해비타트 등 15곳 비영리단체및 협회가 모여 ‘공익캠페인위원회’라는 이름으로 ‘쇼미더 트러스트(SHOW ME THE TRUST)’ 캠페인’을 시작했다.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커진 만큼, 단체들이 직접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다. ☞모금에 윤리를 더하다 ‘쇼미더 트러스트’ 현장보기 

#7. 임팩트금융, 판 커지다

나라 안팎으로 임팩트 투자를 둘러싼 관심이 뜨거웠던 한해였다. 임팩트 투자는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로 사회적기업이나 소셜 벤처의 재원 조달 방법으로 일컬어진다. 지난 10월, 문재인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1000억원 규모의 ‘임팩트 투자 펀드’를 신설할 것을 밝혔다.

23일 프레스센터에서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 출범 기자회견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이종재 코스리 대표, 이승흠 한양대학교 교수, 이종수 (재)한국사회투자 이사장(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 단장), 윤만호 전 산업은행금융지주 사장,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 위원장), 이혜경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최도성 가천대학교 부총장,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지난 5월엔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주도로 임팩트금융추진위원회가 발족했다.  27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여 주거, 환경 등 다양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금융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 11월, 제주에선 글로벌 임팩트 투자 포럼 ‘2017 D3 임팩트 나이츠(D3 Impact Nights)’가 열렸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번째를 맞는 이번 행사에는 임팩트 투자자와 기업가·비영리단체·금융기관 등 ‘임팩트 투자’ 생태계에 속하거나 관심 있는 각양각색의 이들이 자리를 메웠다. ☞[2017 임팩트 투자 트렌드] 기부금은 ‘공짜 돈’ 인식 강해… ‘임팩트 투자’로 생태계 변화 필요

국내 최초 ‘100% 임팩트투자 자산운용사’도 나왔다. 이철영 회장은 2003년부터 이끌어 온 아크(ARK)투자자문사를 ‘아크임팩트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한국 자본시장 최초의 100% 임팩트 투자 자산운용사’로의 도전에 나섰다. ☞[이철영 아크임팩트자산운용 회장] 사회 혁신도 비즈니스로… 임팩트 투자는 현대판 ‘보이지 않는 손’

#8. 대학가에 부는 공익 바람… 키워드는 ‘사회 혁신’

‘사회적경제’, ‘소셜임팩트’ 열풍과 맞물려, 대학에도 공익 바람이 불었다. 더나은미래가 국내 대학의 사회적경제 관련 전공 학과가 부족한 실태를 지적했던 3년 전(‘사회적기업 1000개 시대…大學도 사회적경제에 눈 뜨나’)에 비해, 사회적 경제 전문가 양성을 위한 석·박사 과정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부산대 사회적기업학(2010년), 성공회대 협동조합경영학 석·박사(2010년), 카이스트 경영대학원 사회적기업 MBA 과정(2013년)에 이어, 한신대 사회혁신경영대학원(2014년),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2015년),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 사회적기업 석사, 이화여대 사회적 경제 석·박사(2017년) 등 사회적 경제 관련 석·박사 전공을 개설한 곳이 늘고 있다. ☞대학, 사회적경제 과정 열풍…전국 사회적경제 석·박사 과정 총정리

대학에 부는 공익 바람은 기부트렌드도 바꿔놨다. 과거 건물 신축과 같은 하드웨어 기부가 많았다면, 이제는 인재 양성과 창업 교육, 사회 혁신 등 청년들의 ‘딴짓’을 지원하는 ‘소프트웨어’ 기부가 늘고 있는 것.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김정호 대표는 지난 11월 창업공간과 사회혁신리더 양성을 위한 프로그램 각각에 1억원씩을 출연했다. 동아시아 대학 중 최초로 글로벌 사회 혁신 대학들의 커뮤니티인 아쇼카U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한양대에도 ‘사회 혁신가를 위해 써달라’는 취지로 1억 2000만원 기부가 이어졌다. 한양대에선 내년 1학기부터 ‘사회혁신융합전공’도 개설된다. ☞청년들의 ‘딴짓’을 키워라… 대학 기부 트렌드, HW에서 SW로 

 

#9. 사회문제 해결형, 협력형 사회공헌 뜬다 

최근 기업 사회공헌에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키워드가 뜨고 있다. 정부에서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약 30%에 해당하는 과제들이 사회적 책임 이슈와 연계돼있음은 물론, 금융당국도 기업의 사회적책임에 대한 임팩트를 평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실제로 지난 9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식에서 “기업 공시 항목에 사회적책임 관련 활동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기업들은 사회문제 해결형 사회공헌을 어떻게 하고 있을까? 

실제로 사회공헌의 효과성과 성과를 사회문제를 얼만큼 해결했는지 정량적, 정성적으로 나타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최근 기업 사회공헌 기획안에는 ‘사회문제 해결’과 ‘임팩트’란 단어가 계속 등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기업 사회공헌 담당자들은 “사회문제를 기업이 전부 해결할 순 없기 때문에, 결국 우리 기업의 역량과 자원을 활용해 임팩트를 높이는 사회공헌으로 방향성을 좁히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협력형 모델은 기업 자원봉사 영역에도 적용되고 있다. 안양기업연대 사회공헌릴레이팀은 동일한 비용, 인력을 투입해 10년째 분기별 자원봉사를 지속하고 있고, 삼성물산과 서초구 자원봉사센터는 서초구청 공원녹지과, 경찰서, 서초구 주민들과 함께 안전 지수를 높이는 셉티드 활동을 자원봉사에 접목해 진행했다. 이렇게 정부, 기업, 비영리단체, 지역주민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모델은 내년에도 확산될 전망이다. ☞이젠 기업 자원봉사도 경쟁 아닌 협력 

#10.영리-비영리 경계 허물어지고, ‘비영리스타트업’ 첫 시도

비영리-영리 구분을 뛰어넘는 혼종(混種)은 계속해서 늘어날 예정이다. 지난 6월, 서울시NPO지원센터, 아산나눔재단, 다음세대재단, 임팩트투자기관 소풍(SOPOONG), 알트랩 등 5개 기관은 미국 샌프란시스코 탐방에 올랐다. 국내 ‘비영리 스타트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벤치마킹에 나선 것. 

비영리스타트업이란 새로운 기술, 창의적인 생각, 빠른 의사결정 등 ‘스타트업(Startup)’의 강점을 갖추되, 수익이나 상장이 목적이 아닌 ‘비영리(nonprofit)’ 형태로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조직을 일컫는다. 해외에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직형태로 ‘비영리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곳이 늘고 있다. 특정 비영리 스타트업만을 전문으로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 기관도 존재한다.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 1기로 선발된 5팀 ⓒ나종민 바라봄사진관 사진작가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비영리스타트업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총 62개의 지원팀 중 13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5팀이 3개월에 걸쳐 실험을 이어왔다. 내년에 비영리 스타트업 지원생태계가 커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비영리와 스타트업이 만나면? 국내 첫 비영리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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