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월드비전 직원 줄퇴사·휴직 사태… 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복지법인 월드비전(이하 ‘월드비전’)의 내부가 시끌시끌하다. 지난 6일 월드비전 내 커뮤니케이션·브랜드·디지털 마케팅을 담당하는 ‘참여본부’ 직원 24명은 양호승 월드비전 회장 및 고위 리더급 앞으로 성명서를 냈다. ‘참여본부 직원 13명의 대거 퇴사 및 휴직 사태의 장본인인 K 참여본부장의 계약을 즉시 종료하라’는 것. 수개월간 이 사태를 묵과한 리더십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본부 및 전국 260여 명 직원들이 성명서에 지지를 보냈다. 지부 및 본부의 팀장급을 주축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도 꾸려졌다. 직원들의 공동성명서에 비대위까지 나서 회장 및 간부진의 인사 책임을 물은 건 월드비전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갈등이 불거진 내막이 뭘까. 논란의 중심에 선 K 본부장은 올해 1월 월드비전에 새롭게 부임한 인물로 광고 회사, 다수의 영리기업을 거쳤다고 알려졌다. 그의 직무는 브랜드 및 마케팅 전략 총괄. 1월부터 6월까지 수습 기간을 가진 뒤 평가를 거쳐 정규직으로 전환한다는 조건이었다. 그러나 그가 부임한 뒤로 지난 6개월간 참여본부 직원 37명 중 7명이 퇴사하고 3명이 휴직했다. 타 부서나 지역으로 보직을 변경한 이들도 3명이다.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월드비전에 몸담았던 이들이 단기간에 대거 조직을 이탈한 것. 지난 3월 참여본부 직원 27명이 작성해 인력실에 전달했다는 ‘K 본부장에 대한 의견서’에 따르면 직원의 90%는 본부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80%가 퇴사나 휴직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A4용지로 14장에 달하는 의견서엔 ▲외부 업체에 기관 가치에 위배되는 갑질을 하도록 지시 ▲고성 및 고압적인 태도 ▲직원들의 의견 무시

아시아 15개국 기부 여건 들여다봤더니

“미국에선 비영리, 재단 등 ‘필란트로피’ 분야가 전체 GDP의 2% 수준이다. 아시아에서도 전체 GDP의 2%가 기부 등 ‘필란트로피’ 목적으로 쓰인다고 가정해보자. 5070억 달러(약 572조4000억원) 규모로, 아시아 전역으로 들어오는 ‘해외 원조금’ 보다 11배 큰 액수다(2015년 기준). 아시아의 고액자산가, 기업, 개인이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기부하도록 할 수 있다면 훨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아시아 내 기부 및 사회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법제가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루스 샤피로<사진>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센터(Center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이하 CAPS) 대표의 말이다. 2013년 설립된 CAPS는 아시아 내 필란트로피 맥락과 현황 등을 연구하는 비영리 연구 및 자문기구다. 지난 1월, CAPS에선 2년여에 걸친 야심찬 연구를 발표했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현주소를 짚는 ‘공익활동 환경평가지수(Doing Good Index∙이하 DGI)’가 바로 그것.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5개국의 기부 관련 제도와 정책, 생태계를 비교한 연구다. 2013년, CAPS를 설립하고 DGI 연구를 이끈 루스 샤피로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아시아 전역의 기업가, 고액자산가에게 ‘왜 더 많이 기부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국적 불문 ‘국내 비영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며 “아시아 내 비영리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맥락에서 필란트로피의 현황을 분석한 데이터가 나온다면, 막연한 불신을 없애고 신뢰를 높여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CAPS를 설립한 이유를 소개했다. 지난 13일, 아름다운재단에서 열린 DGI 결과

공익법센터 어필 김종철 변호사, 美 국무부 선정 ‘2018 인신매매 근절 영웅상’ 수상

지난 28일, 난민, 이주민 등의 인권 옹호 활동을 펼쳐온 비영리 공익법센터 어필(Apil)의 김종철 변호사가 미 국무부에서 선정하는 ‘2018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한 영웅상(TIP Hero Acting to End Modern Slavery Award)’을 수상했다. 한국인이 이 상을 수상한 것은 2014년 성매매 피해여성 지원단체인 서울시 ‘다시함께 센터’ 고명진 센터장 이후로 두번째다. 미 국무부에서는 2001년부터 매년 6월 인신매매 방지를 위한 각국 정부의 노력을 평가해 등급을 부여하는 ‘인신매매 보고서(TIP 보고서)’를 발간해 왔으며, 세계 각국 시민단체 등의 추천을 받아 인신매매 근절을 위해 활동해온 이들을 선정해 시상한다. 올해에는 김 변호사를 비롯해 각국의 총 10명이 ‘인신매매 근절 영웅상’을 수상했다. 인신매매 피해 당사자로서, 피해 생존자를 위해 ‘생존자 네트워크(Survivors’ Network)’라는 단체를 조직하고 싸워 온 카메룬의 인프란시스카 아와 음불리(Francisca Awah Mbuli) 대표, 다수의 인신매매범을 기소한 엘 살바도르의 비올레타 올리바레스(Violeta Olivares) 검사 등이 ‘2018 인신매매 근절 영웅상’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한편, 김종철 변호사는 2011년 공익법센터 어필을 설립했으며, 지금까지 우즈베키스탄 면화, 인도 철강 공장, 인도네시아 팜 오일 및 방글라데시 의류 산업 등 여러 국가와 산업에서의 강제 노동 및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한 면밀한 현장 조사를 바탕으로 인신매매에 대한 옹호 활동을 이어왔다. 미 국부무는 김 변호사가 “성 착취, 노동착취 인신매매 피해자를 위해 형사 변호 및 옹호 활동 등을 통해 구금이나 추방을 막고, 피해자를 보호하며, 인신매매 방지법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해 온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어필의 김종철 변호사는 “한국어선에서 강제노동과

정부 사회적경제 펀드 예산 ‘올해 2157억원’

9개 부처·11개 사업 취합 현 정부의 사회적경제 활성화 의지가 뜨겁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사회적경제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핵심은 ▲’사회적경제기본법’ ‘공공기관 판로지원법’ 등을 제정해 사회적경제 통합 지원 체계를 마련하고 ▲신용보증기금이나 사회적경제 기업 전용 투자 펀드 등 금융 접근성을 높여 사회적경제의 체계적인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것. 지난 2월엔 ‘사회적 금융 활성화 방안’도 발표했다. 사회적경제 수요에 맞게 민간 기금이 확대되도록 정책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겼다. 현재 사회적경제에 투입되는 정부 예산은 어느 정도일까. 더나은미래는 기획재정부 사회적경제과 및 소관 부처별 취재를 통해 부처별로 쪼개진 예산을 취합해 규모와 사업 내용을 짚었다. 부처별 예산을 합산한 결과, 올 한해 총 2157억원 규모의 정부 예산이 사회적경제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9개 부처, 11개 사업의 예산을 취합한 것으로 지난해 대비 374억원 증가한 규모다. 기존 사업에 사회적경제 주체를 더하는 등 전체 예산에서 사회적경제에 쓰이는 비중이 명확하지 않은 사업은 제외하고 보수적으로 산출했다. 전체 예산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은 고용노동부의 ‘사회적기업 지원 및 육성 사업’이다. 올해 투입되는 재정은 총 1510억원으로 사회적경제로 들어가는 전체 재정의 70%에 달한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체 예산 1510억원 중 인건비 등 사회적기업으로 직접 지원되는 규모가 947억원”이라며 “그 밖에 판로 개척 등에 쓰이는 간접 지원 예산, 부처형 예비 사회적기업 지원 예산 등이 포함됐다”고 했다. 지난해 대비 증가한 163억원엔 사회적 금융 기반 조성을 위한 고용노동부 모태 펀드 조성 자금으로 책정된 75억원도 포함됐다. 협동조합

[Cover Story] 삼성을 움직인 ‘그린피스’, 그들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재생 가능 에너지 고작 1%. 삼성전자는 석탄화력 에너지를 바꿔라.’ 지난 1월 18일 영국 런던 옥스퍼드 거리에 위치한 삼성전자 매장. 주황색 조끼를 입은 이들이 우르르 등장하더니 순식간에 매장 곳곳을 바꿔놨다. 건물 외벽 제품 광고엔 ‘재생 가능 에너지 쓰지 않는 삼성, 혁신을 보여줄 때’라는 포스터가 걸렸다. 매장에 비치된 갤럭시 제품에는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을 촉구하는 화면이 띄워졌다. 제품 옆에 비치된 종이 설명서는 ‘갤럭시는 실패했다’는 ‘에너지 설명서’로 교체됐다.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Greenpeace)의 영국사무소 활동가들이 삼성전자의 변화를 요구하며 벌인 캠페인이다. 런던만이 아니었다. 뉴욕의 삼성전자 매장 앞엔 태양광 패널로 무장한 그린피스 트럭이 등장했다. 독일 베를린궁에선 허리에 줄을 매단 활동가 다섯 명이 거대한 삼성의 옥외 광고판 위에 자체 현수막을 덮었다. 대만 삼성전자 매장 광고판에도 포스터가 걸렸다.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글로벌 전략회의를 앞두고선 삼성전자 주요 임원 40여 명에게 우편으로 서한도 전달됐다. 이 공개서한은 뉴욕타임스 광고로도 실렸다. 시민 5만여 명도 삼성전자 임원진에게 직접 전자메일을 날렸다. 장소와 방식은 달라도 메시지는 하나였다. 석탄에너지에 의존하는 삼성전자, 이제는 ‘100% 재생 가능 에너지’를 약속하고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라는 것. 묵묵부답이던 삼성전자, 드디어 입을 열었다. 지난 14일 삼성전자는 미국·유럽·중국에서 2020년까지 모든 사업장(제조공장, 빌딩, 오피스 포함)에서 100% 재생 가능 에너지 사용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재생 가능 에너지 인프라가 부족한 수원·화성·평택 국내 사업장엔 태양광·지열 발전시설을 설치하고, 내년부터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CDP)에 가입해 상위 협력사 100곳의 재생 가능 에너지 확대도 이끌겠다는 계획도 담겼다.

비영리의 미래를 묻다… 아산나눔재단 ‘2018 엔 포럼(N_Forum)’ 개최

‘비영리, 어떻게 연결하고 협업할 것인가’.  오는 7월 6일, 아산나눔재단에선 연세대 신촌캠퍼스에서 ‘2018 엔 포럼(N_FORUM)’을 개최한다. 2015년 국내 비영리 분야의 발전을 모색하기 위해 시작된 엔 포럼은 아산나눔재단의 비영리 전문 교육 프로그램 ‘아산 프론티어 아카데미’ 출신 동문이 자발적으로 기획하는 행사다.  ‘N개의 연결 N개의 세상: 비영리 어떻게 연결하고 협업할 것인가’를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포럼엔 빠르게 변화하는 오늘 비영리 분야에 필요한 협업의 중요성을 집중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N개의 연결’이라는 주제로 윤지영 ‘오가닉 미디어랩’ 대표, 임형준 ‘유엔세계식량계획’ 한국사무소장, 엄윤미 ‘씨프로그램(C Program)’ 대표가 각각 ‘Beyond NGO: 조직 없는 조직화’, ‘난민구호 활동을 혁신한 블록체인’, ‘뜻밖의 만남’이라는 주제로 비영리 생태계 내 연결의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발표한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각 주제에 대한 그룹별 토론을 진행한다. 마지막 세션에선 이재열 서울대학교 교수가 ‘초연결시대와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전한다.  포럼은 29일까지 공식 홈페이지나 이벤터스 기사이트(www.event-us.kr)에서 신청 가능하며, 비영리 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개도국 현지인에 ‘디자인 사고’ 입히자 자신도 모르던 ‘혁신’ 발휘 돼

라잔 파텔 덴트 에듀케이션 공동 창립자 “난 불확실성이나 리스크를 싫어했다. 앙트러프러너(기업가)라는 단어도 몰랐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 생각해 본 적도 없다. 그런데 스탠퍼드에서의 교육이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 내가 받은 교육을 기회가 적은 이들과도 나누고 싶었다.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힘을 길러주고 싶었다.” 라잔 파텔<사진> 덴트 에듀케이션(Dent Education) 공동 창립자의 말이다. 덴트 에듀케이션은 지난해 미국 볼티모어에서 시작된 비영리 단체다. 현지 흑인 청소년과 교사를 대상으로 ‘디자인 사고 방법론’에 기반한 문제 해결을 가르치는 게 핵심 프로그램이다. 조선일보에서 주최한 제9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발표를 위해 방한한 그를 지난 16일 인터뷰했다. ‘기업가와는 거리가 멀었다’는 그는 사실 세계적으로 성공한 혁신 사례로 꼽히는 사회적기업 ‘임브레이스(Embrace)’의 공동 창업자다. 임브레이스는 불안정한 전력시스템 탓에 인큐베이터를 쓸 수 없는 개발도상국 미숙아를 위해 침낭 모양의 신생아용 보온장치를 개발한 기업이다. 지금까지 임브레이스 덕분에 20여개 개발도상국에서 25만명이 넘는 신생아 목숨을 구했다. 임브레이스의 공동창업가이자 디자인 및 엔지니어링 팀을 이끌던 그가 디자인 사고에 기반한 ‘교육 비영리단체’를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인도에 있는 임브레이스에서 일할 때, 현지인을 채용해 함께 일했다. 그런데 시험 위주의 교육을 받다 보니 정답 찾기에만 능하고 문제 해결력이 떨어지더라. 창의적으로 아이디어를 주고받기 위해서 팀원들을 대상으로 스탠퍼드에서 받았던 ‘디자인 사고’ 트레이닝을 했는데 사람들이 변하는 게 보였다. 임브레이스를 통해 현지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나는 결국 외지인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주체는 현지인인 팀원들이어야 한다고 봤다. ‘디자인 사고’라는 툴만 익히면 그 전엔 스스로도 몰랐을

비열한 자본주의 막 내리고 건강한 자본주의 싹틔울 때

특집 인터뷰_사회 혁신의 대가 제프 멀건 네스타 CEO “사회가 어떤 시점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는가는 그 사회의 역량에 달렸다. 어떤 혁신을 발견해내는지, 자원을 연결하는지, 사회가 딛고 있는 가치를 고찰하는지에 따라 사회는 새로운 방향으로 도약하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고, 후퇴하기도 한다.” ‘사회 혁신가의 혁신가’, 제프 멀건<사진> 네스타(NESTA) CEO의 말이다. 네스타는 세계적인 사회 혁신 싱크탱크. 2011년부터 네스타를 이끌어 온 그는 ‘사회의 변화’를 키워드로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일상의 민주주의, 연구와 실천이 결합된 싱크탱크 ‘데모스(Demos)’를 설립했고, 영국 총리실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이후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 대표를 맡아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 조직, 정부 정책의 사회 혁신을 주도했다. 네스타에선 전 세계의 사회 혁신을 연결하고, 생태계를 짚어 왔다. ‘새로운 사회는 어떻게 가능할까. 변화는 어디에서 올까.’ 더나은미래는 창간 8주년을 맞아 제프 멀건 네스타 CEO를 스카이프로 인터뷰했다. 최근 한국엔 그의 저서 ‘메뚜기와 꿀벌: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이 번역됐다. 그에게 새로운 자본주의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변화는 어디에서 가능할지 물었다. ◇메뚜기와 꿀벌… 건강한 자본주의를 상상하다 ―’사회 혁신’의 선두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책을 냈던 이유가 무엇인가.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진 뒤 원인에 대한 여러 진단이 나왔다. 기업인의 탐욕을 지적하는 이들도, 과도하게 복잡해진 금융 시스템을 문제 삼은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진단에 비해 여러 나라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건들지 않고, 기존 방식을 답습했다. 국가재정을 들여 금융 위기의 핵심에

벤처 필란트로피가 세상을 바꾸는 방법

“재단은 벤처캐피털로부터 무엇을 배울 것인가.” 지난 1997년, 크리스틴 레츠 하버드대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기고한 글이 비영리 업계에 커다란 질문을 던졌다. “대부분의 비영리 지원 프로그램이 큰 기대로 시작해 미미한 임팩트, 애매모호한 전망으로 끝난다. 벤처 투자자는 스타트업 조직이 성장하도록 공들이는데, 재단은 감독관처럼 앉아서 비영리의 사업 효율성만 따진다. 재단과 비영리가 벤처 투자에서 배워야 한다.” 90년대 말, 미국 비영리 업계에서 새로운 흐름이 생겼다. ‘벤처 필란트로피(Venture Philanthropy·이하 벤처 기부)’가 등장한 것. 벤처 기부란 벤처 투자의 기법을 기부에 활용한 방식을 말한다. ▲장기적으로 지원 기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기관의 자체 역량을 키우며 ▲금전적 지원 외에 다양한 비(非)재정적 지원까지 하는 ‘전략적 기부’다. 투자 수익을 요구하지 않고, 소셜 벤처뿐만 아니라 비영리단체에도 투자를 한다는 점에서 일반 벤처 투자(VC)나 임팩트 투자와 구별된다. 국내에서도 ‘벤처 기부’가 시작됐다. 2015년 시작된 아산나눔재단의 ‘파트너십온’ 사업과,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정주 NXC 회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이재웅 다음 창업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등 벤처 1세대 5인방이 2014년 의기투합해 설립한 ‘C프로그램’이 그 주인공이다.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두 곳 모두 ‘벤처 기부’ 방식으론 국내 선두 주자다. 임팩트 투자와 소셜 벤처에 흘러가는 자금은 많지만, ‘필란트로피’로 향하는 자원은 여전히 부족한 가운데 두 곳은 ‘투자’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지난 3년, 새로운 투자 방식을 내건 두 기관은 어떻게 생태계를 일궈왔을까. 더나은미래는 아산나눔재단과 C프로그램, 이들과 장기간 협력했던 파트너 기관 5곳과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벤처

[보도 그 후] 아쇼카 한국 입장, “성숙한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할 것”

아쇼카 한국에서 지난 4일, 더나은미래에서 보도한 ‘지난 1년 10개월 동안 13명 줄퇴사… ‘아쇼카’에 무슨 일이?(4월 24일 보도) 기사와 관련 홈페이지에 공식 입장을 밝혔다. “지난 5년간 신생 조직으로서 빠른 성장기를 거치면서 함께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 불필요한 긴장과 혼란이 지속됐던 시기가 존재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성숙한 조직으로 변모하기 위한 노력을 하겠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 ▲정규직원 채용 절차를 입사 전, 혹은 컨설턴트 계약 종료 후에 진행 ▲올해 안에 이사회 개편 ▲글로벌 조직의 내부 소통과 건전한 관리감독을 강화할 목적으로 각종 시스템 도입 등을 약속했다. 이하 사단법인 아쇼카 한국의 공식 입장문 전문. 

[연구로 읽는 제3섹터] 세상을 바꾸는 필란트로피, 현 주소는?

‘전 세계 재단은 몇곳일까. 돈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글로벌 필란트로피의 현주소를 다룬 야심찬 보고서가 나왔다. 전 세계 20개 팀이 협력해 3년이 넘게 걸린 ‘대규모’ 연구다. 지난 4월말,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하우저 시민사회연구소(The Hauser Institute for Civil Society)에서 내놓은 ‘글로벌 필란트로피 리포트(Global Philanthropy Report)’가 바로 그것. 이번 연구가 가능했던 건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기 때문. 전 세계 초고액자산가(UHNW·Ultra High Net Worth)를 대상으로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전략적 자문을 제공해 온 UBS는 2014년 초고액자산가 자선가 네트워크 모임인 ‘글로벌 필란트로피 커뮤니티(Global Philanthropists Community)’를 설립했다. 이후 글로벌 차원에서의 필란트로피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하버드 연구소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것. 연구의 핵심 키워드 4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1. 전 세계 민간 재단은 총 몇 곳? 전 세계 필란트로피 재단은 39개국, 26만 곳이었다. 그 중 60%가 유럽에, 35%가 북미에 위치하고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필란트로피 재단은 수백년 전부터 여러 형태로 존재했으나, ‘재단’이“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전 세계 약 8만개의 재단 중 72%에 달하는 재단이 지난 25년 사이에 설립됐으며, 전체 재단의 절반 가까이(44%)는 2000년대 이후 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1만개의 재단 중 90% 이상이 ‘독립재단’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그 중 5%는 ‘가족재단’이었다. 재단 형태는 지역에 따라 상이했다.  미국과 북미의 경우 각각 96%, 87% 이상이 독립재단인데 반해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각각 38%, 73% 이상의 재단이 정부와 협력해 운영되고 있었다. 중남미에서는 기업이 설립한

금융소외계층 위한 ‘금융포용’, 현주소는?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한다(Leave No One Behind)’ 지속가능개발목표(SDGs)의 핵심 원칙이다. 빈곤층을 포용하는 정책이나 제도, 시스템의 중요성이 강조된 것. 이 일환으로 새롭게 등장한 개념이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이다. 금융포용이란 개발도상국 저소득층이 저축, 결제, 송금, 대출, 보험 등 금융 서비스로부터 소외된 문제를 개선하는 개발 협력 분야의 한 영역이다. 금융포용의 반댓말은 금융소외(Financial Exclusion).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하는 건 너무 당연하지만 개발도상국의 경우엔 그렇지 않기 때문. 실제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OECD 국가의 경우 성인의 94%가 은행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경우 성인의 54%만이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은행계좌가 없는 이들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대략 20억명으로 추산된다. ‘금융포용’과 관련한 전 세계 동향은 어떨까. 어떤 논의가 이뤄지고 있을까. 지난 19일, 코이카(KOICA·한국국제개발협력단)에서는 ‘빈곤층을 위한 금융자문그룹(이하 CGAP, Consultative Group to Assist the Poor)’과 함께 ‘금융포용’ 세미나를 개최했다. CGAP는 세계은행 산하 ‘빈곤층을 위한 금융자문 그룹’으로, 금융포용 분야에서의 국제기구 및 국가, 기관 연합체다. 1995년에 설립된 뒤 ▲소액금융기관을 통한 소액대출(1990년대 후반) ▲상업은행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저축, 보험 등 금융서비스 접근성 제고(2000년대 중반) ▲디지털 기술 접목 금융서비스의 접근성 제고(2010년대 초반∼현재) 등의 사업을 펼치며, 금융포용 분야에서의 정책적 논의를 이끌어왔다. 현재 영국의 국제개발부(DFID), 영국의 JICA같은 정부기관이나,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 메트라이프재단 같은 민간기관 외에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UNDP(유엔개발계획) 같은 다국적 기관 등 총 35개의 파트너기관을 두고 있으며, 코이카에서도 지난해 11월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개발도상국 맥락에서 금융의 역할 및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