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 사회공헌에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키워드가 꽂혔다. 정부에서 발표한 100대 국정과제 중 약 30%에 해당하는 과제들이 사회책임 이슈와 연계돼 있음은 물론, 금융당국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임팩트를 평가하겠다고 나섰기 때문. 실제 지난 9월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은 취임식에서 “기업 공시 항목에 사회적 책임 관련 활동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면서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기업이 시장에서 인정받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공헌, 어떻게 해야 할까.
◇건강한 소비 확산하는 ‘이케아’…탄소 제로를 목표로 삼다 ‘KPN’
“자원 낭비는 인류의 가장 큰 병이다. 제한된 자원으로 최상의 결과를 내는 것이 이케아 방식이다.”
스웨덴 다국적 가구 기업인 이케아의 창업자 잉바르 캄프라드가 내세운 원칙이다. 이케아는 무조건 제품을 많이 파는 게 아니라, ‘어떻게 건강한 소비를 이끌까’라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크다. 지난해 10억유로(1조3300억원)를 지속가능한 원자재 확보를 위해 재생에너지, 바이오 소재 개발 기업에 투자할 것을 발표했다. 2009년부터 15억유로(2조원)를 풍력 및 태양광 에너지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6억유로(8000억원)는 사업 운영상 발생하는 에너지를 전량 재생산하기 위한 ‘에너지 자립 기업’ 프로젝트에 썼다.
이뿐 아니다. 대표적인 캠페인 사례가 2014년 시작한 ‘난민을 위한 새빛캠페인’이다. LED전구나 조명이 판매될 때마다 이케아재단이 1유로를 유엔난민기구에 기부하고, 이 기금으로 난민캠프에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한다. 지금까지 8000만개의 LED전구를 판매했다. LED전구는 수명이 최대 20년에 달하고, 백열전구보다 에너지 사용량도 85% 적다. 이케아 제품에 사용되는 목화 100%와 목재 61%는 ‘지속가능한 공급처’로부터 제공받고, 제품을 포장할 때 사용되던 스티로폼 대신 재활용 가능한 섬유 기반 자재로 바꿨다. 여성 관리자 비율이 48%에 달한다.
이케아 그룹이 ‘지속가능한 소비’를 비롯한 사회공헌의 브랜딩(Branding)을 맡고 있다면, 이케아재단은 자선기금의 운용을 담당하고 있다. 연간 1억4000만유로(1300억원)의 연간 기부금을 운용하는 이케아재단은 거의 모든 사업을 파트너 NGO에 대한 기부로 진행한다. 데레야 벨링스 이케아 지속가능경영 아태 총괄은 “이케아는 누가 사회문제를 해결했는지 ‘주체’가 아니라, 문제가 해결됐는지 ‘임팩트’에 중점을 두고 있다”면서 “환경, 교육, 어린이 인권 등 이케아가 하고 있는 많은 사회공헌이 인도적 지원을 넘어서 사회공헌 문화 확산에 일조할 수 있도록 활동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네덜란드의 통신기업 KPN도 환경 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 붙였다. 다만 KPN은 수혜 대상에게 자금,인프라를 지원하는 것 대신 기업의 사용 에너지를 자체적으로 대폭 절감하는 법을 택했다. KPN은 전기 절약 시스템 및 장비를 자체 개발 또는 구입해 사옥 내에서 사용하는 것은 물론 공급자에게도 사용을 권장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이 설비를 통해 32.7%의 전기를 아꼈다. 나아가 2025년부터 자사의 새 네트워크와 사무실의 모든 장비를 화석연료를 쓰지 않는 자원순환에너지로 이용하겠다고 선언해 실행 중이다. 이 목표대로라면 2030년의 KPN엔 그룹 에너지 소비량은 2010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들게 된다.
또한 KPN은 사회 소외계층의 기술 격차 문제에도 집중하고 있다. 브리짓 스프렌버그 KPN 지속가능경영 총괄은 “우리의 미션은 사람들이 ICT를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는 것”이라면서 “기술의 혜택을 잘 받지 못하는 소외계층에게 ICT 교육을 지원하고 그들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글로벌 다국적 회사는 오래 전부터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공헌의 임팩트에 집중해왔다. 코카콜라는 베트남에서 ‘깨끗한 물 공급’과 ‘여성 자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개의 ‘에코센터(Ekocenter)’를 설립, 100%에너지 자립형 모델로 물 정화·정수 시스템을 구축했다. 지역주민위원회에서 선정된 여성이 에코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물과 코카콜라 음료의 판매 수익금이 100% 여성에게 돌아가도록 설계한 모델이다. 코카콜라의 에코센터는 전 세계에 105곳이 설립됐으며 내년엔 12개 센터가 더 생길 예정이다. 영국 유니레버 또한 베트남 농촌 지역의 자립을 높이는 ‘퍼펙트 빌리지(Perfect Village)’ 프로젝트를 진행, 지난 4년간 1000곳을 지원했다.
◇글로벌 기업 성공적인 사회공헌 비결 소개
이와 관련, 이케아, KPN 등 글로벌 기업의 성공적인 사회공헌 비결을 엿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된다. 오는 1일, 서울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2017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 컨퍼런스’가 열리는 것. ‘기업의 사회적 경제가치 창출’이라는 주제로 개최되는 이번 콘퍼런스에선 기업의 CSR 담당자와 정부 관계, 사회책임투자 관련 투자 기관 및 자산운용사, 학계 전문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35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콘퍼런스의 대표 연사인 브리짓 스프렌버그 KPN 지속가능경영 총괄과 데레야 벨링스 이케아 지속가능경영 아태 총괄, 팀 유만스 CECP 전략적 사회투자 총괄 등이 강연에 나선다. 참가 신청을 비롯한 세부정보는 홈페이지(www.djsi.or.kr) 또는 전화(02-724-1888)로 확인할 수 있다.